통합교육을 받고 있는 수연(가명·오른쪽 앞)양이 보조교사의 도움을 받아 음악수업시간에 수화노래를 따라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인천시 남구 학익동초등학교에는 정신지체장애, 청각장애, 지체장애 학생 등 모두 5명의 장애학생이 통합 교육을 받고 있다. 이 학생들 중 4학년 김수연(11·가명) 학생은 뇌병변장애에 언어장애까지 겹쳐 교사의 관심이 특별히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한 학급 40여명의 학생을 지도해야하는 담임교사 나지영씨로서는 수연 학생에게만 관심을 손길을 뻗칠 수 없는 입장이다. 장애를 갖고 있기에 수연학생을 특별히 챙긴다고는 챙기지만 놓치는 부분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일반 학생보다 세심한 관심이 요구되는 이러한 장애학생들의 통합교육을 돕기 위해 인천시 교육청은 지난해 9월부터 통합교육 보조교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교육청은 현재 총 55개교에 55명의 보조교사들을 배치했으며 교사와 부모들의 호응이 좋아 앞으로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수연 학생의 어머니 장 모씨는 “담임선생님 혼자서 지도할 때는 챙겨주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던 부분들을 보조 선생님이 옆에서 같이 도와주며 수업을 하니까 수업 능률이 높아져 아이가 학교 가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고 기뻐했다.

담임교사 나지영씨는 “담임이 반 전체를 통솔하다보면 특별히 장애학생이라고 한 아이에게만 매달릴 수도 없어 수연이에게 미쳐 신경 쓰지 못하고 지나가는 부분들이 많은데 이러한 것들을 보조선생님이 많이 챙겨 줘 편하다”며 “보조교사가 배치되고 나서 수업진행이 한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나씨는 “보조교사가 없었더라면 일반 아이에게도 쉽지 않은 급식지도, 용변처리 문제, 시간 맞춰 약 먹이는 일 등 많은 부담을 느꼈을 텐데 보조교사가 있음으로써 아이를 부담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됐다”며 “담임이 혼자 장애학생을 돌볼 경우 그 아이로 인해 다른 학생들이 혹시 피해볼 수 있는 부분들이 적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통합교육 보조교사 제도는 교사와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지만 아직 제도가 정착되지 않아 문제점도 있다. 특히 법적 제도화가 되어 있지 않고, 국가차원의 지원이 없는 실정이어서 보조교사의 처우나 교육 등은 개선 과제로 남아있다. 실제로 보조교사 남 모씨는 “일용직 신분으로 하루에 2만7천900원의 일당을 받고 있는 등 처우가 매우 열악한 수준”이라고 한탄했다.

최근 이러한 통합교육 보조교사 제도의 정착과 전국화를 위해 장애학생들의 부모들이 ‘통합교육 실현을 위한 시민연대’라는 단체를 구성해 예산 확보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행히 이들의 노력으로 교육부 예산요구안에 45억여원이 포함됐지만 기획예산처 예산 심의를 통과할 지는 미지수다. 이미 지난 4일과 5일 있었던 첫 번째 예산심의에서 추후 논의 대상으로 밀린 것으로 전해졌다.

수연 학생의 아버지 김모씨는 “장애아들을 둔 모든 부모들은 일반학교에 보내 통합교육을 시키고 싶어하지만 그만큼을 뒷받침할만한 교육환경이나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꺼려하고 있다”며 “특수교육 보조원제도가 하루빨리 전국으로 실시돼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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