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평택 한국재활복지대학에서 열린 제3회 장애청소년 정보화 대제전 이모티콘 제작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이모티콘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에이블뉴스>

지난 23일 경기도 평택시 한국재활복지대학 제3회 장애청소년 정보화대제전 이모티콘 제작대회장은 참가학생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서울대표로 참가한 한길용(22·남·청각장애 2급), 한재현(24·남·청각장애 2급) 조는 마감시간이 다 돼서야 결과물을 제출한 후 진땀을 흘렸다.

“생각보다 너무 힘들어요. 기발한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는데다가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만만치가 않네요. 핸드폰에서 만들 때는 쉬웠는데…. 그렇지만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더 열심히 준비해서 다시 꼭 참여하고 싶어요.”

총 14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모티콘 제작대회의 이러한 뜨거운 열기는 장애-비장애 통합을 위한 힘찬 몸부림이었다. 총 7개 대회장에서 나눠 진행된 이 대회에서는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모습, 서로 손을 잡고 있는 모습 등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하는 모습’을 담은 이모티콘이 주를 이뤘다.

▲ 전북대표로 참가한 손옥존(왼쪽·지체장애), 이일범씨가 이모티콘 제작이 한창이다.<에이블뉴스>
올해로 세 번째로 개최되는 장애청소년 정보화대제전은 장애청소년들만의 행사가 아니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에 장애가 심하지 않은 경증의 장애청소년을 제외하고 장애청소년과 비장애청소년이 한 조를 이뤄 참가했다. 특히 지체장애인 2명은 참가자가 아닌 자원봉사로 참여해 대회의 취지를 더욱 빛나게 했다.

‘제자들과 함께 이번 대회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는 대구대 재활공학과 강사 김인서씨는 “장애청소년과 비장애 청소년들이 며칠 간 함께 생활하며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서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는 이모티콘 제작대회, PC조립대회, 골든벨을 울려라, 정보검색대회, 온라인 게임대회 등 주 프로그램 이외에도 장애인차별금지법 서명운동, 공모전 전시회, 축제한마당 등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돼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서로에게 다가가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 도전 골든벨을 울려라에 참여한 대표 선수들이 고민하며 정답을 적고 있다. <에이블뉴스>
이번 행사를 담당한 한국장애인재활협회 기획실 조성민씨는 "이번 행사를 통해 정보화에 대한 접근은 물론 집에 머물러 있던 시간이 많았던 장애학생이 대회 참여를 통해 주체적으로 뭔가 할 수 있다는 걸 느끼는 계기가 됐다"며 "비장애청소년들에게는 과감하게 자기를 드러내고 열심히 하는 장애 청소년을 보며 장애인은 도와줘야 하고 잘 할 수 없다는 선입견을 깨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애인도 뭔가를 할 수 있는 기회나 구조만 만들어 놓으면 비장애인과 똑같이 할 수 있다"며 "앞으로 장애-비장애 통합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풀어가야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주최로 지난 22일 시작된 ‘제3회 장애청소년 정보화대제전’은 전국의 11개 지역 장애청소년 및 비장애청소년, 장애인 정보화 관계자 등 250여명이 참가했으며 오는 25일 폐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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