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2022교육감선거장애인연대’ 출범식 모습.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에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교육’에 도장을 찍고 있다.ⓒ에이블뉴스

오는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교육감선거를 앞두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10개 단체가 ‘2022교육감선거장애인연대’를 꾸리고,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교육을 실현해달라”고 촉구했다.

중증장애인과 장애학생을 키우는 부모, 그리고 장애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는 하나의 도장을 함께 들고, 2022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에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교육’에 “쾅” 찍었다.

5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출범식을 가진 2022교육감선거장애인연대(이하 연대)는 교육감 후보들에게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제24조에 따른 장애인교육권 완전 보장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학령기 장애인 특수교육권리 보장 ▲장애인 평생교육 권리 보장 ▲장애인교원 권리 보장 등 3가지를 주요 목표로 내세웠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정순경 장애인교육위원장.ⓒ에이블뉴스

■학령기 특수교육 “교육은 권리이자 생명”

먼저 ‘학령기 장애인 특수교육권리 보장’은 2007년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제정됐음에도 학령기 장애인 특수교육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이 충분치 않고, 통합교육이 아닌, 특수학급 위주의 분리교육에 머물러 있음을 짚었다.

20살의 중증장애 학생을 키우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정순경 장애인교육위원장은 12년 전 학교가, 학급이 없어서 세워달라고 투쟁했지만, 1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요구 내용이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정 위원장은 "중증장애 어머님들 석션과 의료행위 하기 위해 학교에서 5분 대기조로 있는 것 똑같다. 특수교육법 전면 개정 요청해도 예산 때문에, 뭐 때문에 어렵고 제도 없다고 한다"면서도 "마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장애학생을 생각한다면 핑계 대지 않을 것이다. 더이상 같은 요구를 하지 않는 교육환경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교육은 권리고 생명"이라면서 교육감 후보들에게 "저희가 하는 목소리, 정책, 예산 모든 것을 편성해서 제대로 된 교육 권리를 이뤄달라"고 요청했다.

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 박혜영 대표 발언 모습.ⓒ에이블뉴스

장애 자녀가 올해 일반학교 졸업했다는 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 박혜영 대표는 “12년전 우리 아이와 같은 또래 아이를, 비장애 자녀 학부모를 믿고 겁도 없이 장애아이를 특수학급도 설치되지 않은 일반학교에 입학시켰다”고 회상했다.

이어 “너무 걱정된 나머지 학교에 나무를 심었는데, 12년이 지난 지금 제법 줄기가 굵어지고 봄이 되면 예쁜 꽃도 피운다"면서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학생이지만, 존재함으로 인해 학생이 바뀌고, 교사가 바뀌고 물리적 환경이 바뀌어야 하며, 비장애 자녀 학부모들도 바뀌고 있다. 통합교육을 통해 한걸음이나마 사회적 통합에 이바지하지 않았을까"라고 통합교육의 중요성을 짚었다.

이어 그는 "제 아이와 같이 학교생활 했던 비장애 친구들은 최소한 이 세상에 장애가 있는 친구가 있고,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는 것을 알고 세상에 나갈 수 있다. 그 아이들이 엄마가 됐을 때 장애 자녀를 낳아도 축복하면서 지역사회에서의 교육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경석 이사장.ⓒ에이블뉴스

■장애인 평생교육 “0에서부터 출발 꿈꾼다”

‘장애인 평생교육 권리 보장’은 장애인 10명 중 5명 이상이 중학교 졸업 이하 학력으로 평생교육 의존도가 높음에도, 국가적 지원이 미흡해 평생교육 참가율이 비장애인에 비해 현저히 낮은 점을 개선해달라는 요구다. 장애인의 평생교육 권리를 명확히 규정하고, 중증장애인이 평생교육 참여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평생교육시설 및 기관에 관한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경석 이사장은 "비장애인은 태어나는 순간 0에서부터 출발하는 반면, 장애를 가지는 순간 마이너스 100이다. 장애인 40% 가까이가 초등학교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헌법에서 이야기하는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면서 "시설에서 나와서 같이 관계를 맺으면서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0에서 출발하는 기본적 교육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교육감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에게 "우리의 요구안을 휴짓조각, 똥닦기용으로 쓰지 말고, 정책 협약을 하자"고 제안하면서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하버드대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0의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동해야 교육받고, 교육받아야 시설에서 나와 싸우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5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2022교육감선거장애인연대’ 출범식 모습. ⓒ에이블뉴스

■장애인 교원 “사각지대 속 권리 보장”

마지막 ‘장애인 교원 권리 보장’은 2020년 기준 시도교육청의 장애인고용률이 1.97%인 점을 들어, 시도교육감이 장애인 교원 양성 및 지원하는 종합적인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요구다.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김헌용 위원장은 "장애인교육은 오로지 특수교사, 특수학교에만 집중해왔다. 그 외 사각지대에는 장애를 가진 교사들이 있다. 열악한 사각지대 속에서 마땅히 받아야 할 편의 제공을 받지 못했고,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았고, 연수기회를 얻지 못했다. 악조건 속에서 교사들 또한 교육 권리를 박탈당해왔다"고 꼬집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교육감선거에 나설 후보들에게 ▲교육청 장애인교원 전담 조직 및 인력 배치 ▲인적 물적 지원, 출퇴근 지원 등 편의제공 보장 ▲웹접근성 등 접근권 보장 ▲연수기회 보장 ▲업무분장, 승진, 인사 관련 제도에서의 장애인차별 시정 등 5가지를 요구했다.

한편, 이날 연대는 출범식을 마친 후 “장애인교육권 완전 보장”을 외치며 서울시청까지 행진을 이어갔으며, 6월 1일 지방선거까지 교육권 실현을 위한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계획이다.

5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2022교육감선거장애인연대’ 출범식 모습. ⓒ에이블뉴스

5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2022교육감선거장애인연대’ 출범식 후 행진을 하고 있다.ⓒ에이블뉴스

5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2022교육감선거장애인연대’ 출범식 모습.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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