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대학교 유아·특수교육과 홍성두 교수.ⓒ에이블뉴스

다양한 장애특성을 고려한 장애성인 맞춤형 문해교육과정이 속히 개발돼야한다는 목소리가 하나로 모아졌다.

서울교육대학교 유아‧특수교육과 홍성두 교수는 28일 서울역 대회의실에서 열린 ‘장애성인 맞춤형 문해교육과정 개발 방향 검토를 위한 공청회’에서 장애성인 맞춤형 문해교육과정 개발의주요방향 및 시안을 제시했다.

장애성인의 평생학습 기회 확대를 위한 정부의 노력은 다양하게 수행되고 있지만, 장애성인의 사회경제활동에 필요한 기초생활능력 교육, 특히 문해교육에 대한 지원은 매우 부족한 현실이다.

지난 2012년 국립특수교육원에서 초‧중 학력인정을 위한 장애 성인 문해교과서를 개발 보급했으나 학력인정에 필요한 일반적인 기준과 조건 등으로 그 활용 대상 및 범위가 제한적인 한계가 지적되기도 했다.

장애성인의 학업 및 장애특성에 대관한 이론적 바탕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것. 성인기초 문해교육 프로그램 400개중 장애인 대상의 문해교육도 단 7개뿐이다.

장애인야학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문해교육에서도 지적장애 혹은 지체장애 학생들에게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그 외에 감각장애나 혹은 다른 교육적 요구를 갖고 찾아온 장애성인들에게는 교육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현실. 또 교과서 난이도 조절의 문제까지.

“교과서 난이도가 너무 높아요, 제가 말씀드렸던 건 뭐냐면 지적장애가 있으면서 그분들에게 수업을 할 때 실패를 학습시키는 것 같다는 생각이 언뜻 든 거예요. 오늘도 이만큼 실패했네요. 다음에도 실패할 텐데..재미도 없으신 것 같고(교사A)”

홍 교수는 “야학에서 사용되고 있는 교재가 장애성인이 아닌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개발된 것인데 이는 난이도 조절이 어렵다. 장애특성을 고려한 교재개발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주셨다”며 “현재 야학시스템이 안고 있는 자원봉사 대학생 위주의 교사들에게도 보다 쉽고 체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장애성인 맞춤형 교육과정’ 기본방향은 다양한 장애특성을 고려하고 장애인의 자립생활과 사회생활을 위해 필요한 일상생활기술과 대인관계기술훈련, 자기옹호 등 장애인권교육부분을 중요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교육과정은 기회의 동등성, 처치의 공정성, 혜택의 독특성이라는 3가지 기본개념으로 나눠졌으며, 학력도 인정하는 방향으로 담겨있다.

동등성 부분은 일반 성인 문해교육과정으로 비장애성인과 학습장애성인 대상, 처치의 공정성은 일반성인 문해교육과정에 대한 교수적합화 과정으로 시각, 청각,지체장애 대상, 혜택의 독특성은 자립생활기반 문해교육과정으로 지적장애 등 발달장애인이 그 대상이다.

이중 기반으로 둔 ‘자립생활기반 문해교육과정’은 일상생활자립(개인생활, 가정생활), 사회적 자립(사회생활,건강생활), 직업적 자립(여가생활, 직업생활)을 구성됐으며, 각 영역별로 식생활 관리, 의생활관리, 의료기관 이용, 대인관리유지 등이다.

사회적 자립의 경우 실제 생활 장면을 중심으로 통합적으로 전개돼 대인관계 기술, 지역사회 적응, 자기옹호 등을 학습하는 기회를 마련해 장애성인들이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역 사회 서비스 이용, 시민권리 이해, 시민책임 이행 등의 생활 영역을 설정했다.

국립특수교육원 김석진 연구사, 전국문해기초교육협의회 김인숙 대표, 노들장애인야학 조사랑 교사.ⓒ에이블뉴스

이 같은 개발방향에 토론자들도 현재의 장애성인 문해교육의 열악함을 토로하며, 다양한 장애특성을 고려한 장애성인 맞춤형 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입 모았다.

국립특수교육원 김석진 연구사는 “장애성인 학생들은 인력부족으로 인한 체계적이지 못한 교육과 학력인정 문제, 장애성인을 대상으로 함에도 개별적 특성에 맞는 교육을 제공받지 못했다”며 “장애성인은 기본적으로 학력인정에 대한 욕구와 일상생활 속에서의 자립욕구, 인권교육에 대한 욕구도 함께 갖고 있다. 3가지 욕구를 잘 파악해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사는 “개발된 교육과정을 근거로 교과서 형태의 학습 자료가 속히 개발돼야 한다. 과정만 개발되고 실제 현장에서 활용될 교과서가 개발되지 않는다면 재료만 준비해놓은 요리와 같다”며 “장애성인의 장애유형과 개인별 특성이 다양하기 때문에 문해교육기관에서도 교수적 수정과 자립생활기반 문해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문해기초교육협의회 김인숙 대표는 “문해교육은 단순히 글자를 깨우치는 게 목표가 아닌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며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갈 자신감을 심어주는 과정”이라며 “철저히 장애성인학습자 중심, 학습참여자 대상별 수준별은 물론 특수한 환경과 요구를 반영한 교육과정개발이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노들장애인야학 조사랑 교사는 “현재의 문해교재들은 아동을 대상으로 만들어져 성인장애인의 특수성이 고려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라 적용이 어려운 지점이 크다”며 “맞춤형 교육과정이 만들어진다면 자원 활동 교사의 역할이 크다는 대부분 야학의 특성상 교사의 변동이 있더라도 야학 문해교육의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사는 “공통적인 문해교육과정 적용이 야학 고유성을 해치거나 교육의 연속성을 침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해진 틀이나 수업일시를 다 적용한다면 야학의 특성상 조금 어려울 수 있다”며 “야학은 학력인정보다는 재밌어서 계속 다니고 싶어 하시는 학생들이 많다. 많은 부분을 고려해서 교육과정을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28일 서울역 대회의실에서 열린 ‘장애성인 맞춤형 문해교육과정 개발 방향 검토를 위한 공청회’.ⓒ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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