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 특수학교가 직업전 교육에서부터 직업훈련에 이르기까지 직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담당하고 있어, 현장중심의 지역사회 유관기관과 연계한 직업교육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주대학교 특수교육과 김삼섭 교수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장애학생 직업교육 활성화 방안’ 정책토론회에서 특수학교의 직업교육에서의 한계점을 지적, 지역사회의 직업훈련기관을 이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주대학교 특수교육과 김삼섭 교수(왼)와 우리마을 유찬호 원장(오).ⓒ에이블뉴스

■교육과 훈련 속 혼재…본분에 집중해야=현재 장애학생의 직업 교육은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따라 특수교육기관에서 운영되고 있으나, 제도상의 한계 및 인식의 부족 등으로 인해 학교 밖의 유관기관을 활용하기 보다는 학교 내의 인력과 시설을 활용해 운영되고 있다.

김 교수는 “특수학교의 직업교육과 관련, 교육과 훈련을 구분됨이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특수학교에서는 아직도 교육과 훈련이 혼재되어 있는 실정”이라며 “특수학교의 한계점을 인식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특수학교에서 교육도 해야 하고, 직업훈련도 시켜야 하며, 치료도 해야 한다는 선의의 욕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특수학교는 훈련기관도, 치료기관도 아닌 그 본분은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직업훈련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직업훈련기관이나 장애인 복지기관, 혹은 기업체 훈련기관 등에서 실시해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고등학교 2-3학년이 되면 직업훈련기관으로 보내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기술을 익혀 학교와 훈련기간 간의 밀접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기존의 특수학교가 직업전 교육에서부터 직업훈련에 이르기까지 직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담당해왔기 때문에 학교가 교육기관으로서의 본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수학교는 직업훈련기관이 아닌 교육기관으로서 직업전 교육을 담당하고, 지역사회의 직업훈련기관이 직업훈련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김기룡 사무처장도 “기존의 장애학생 직업교육은 학교 환경 내에서만 이뤄지는 공과 중심의 직업교육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며 “특히 특수학교에서 이뤄지는 직업교육은 장애학생의 개별적인 적성이나 능력 및 요구에 따르기 보다는 학교 중심으로 교과를 선택해 교육하고 있어 취업으로의 전환이 어렵다”고 한계점을 지적했다.

이어 김 사무처장은 현장중심의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해서 ▲현장중심의 직업교육 로드맵 마련 ▲유관기관 간의 협력체계 구축 ▲직업교육과정의 유연성 있는 운영 ▲현장실습 매뉴얼 마련 ▲안전사고 대책 ▲현장실습 대상 기관 장려책 마련 ▲현장실습 활성화 위한 법령 개정 등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김 사무처장은 “현재 전문계 고등학교 현장실습 내용이 담긴 직업교육훈련촉진법에는 산업체가 상시근로자 수가 10인 이상의 산업체, 정부투자기관 등으로 제시돼 있어 장애학생들이 주로 현장실습에 참여하는 직업재활시설 등은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아 참여를 촉진하는데 제한적”이라며 “보조인력 또는 직무지도원, 보조기구 등을 담은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장애학생 직업교육 활성화 방안’ 정책토론회.ⓒ에이블뉴스

■‘강화도 우리학교’, 성공적 사례=특히, 이날 토론회에는 인천지역 장애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업전환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끈 직업재활시설 ‘강화도 우리마을’ 유찬호 원장이 참석, 직업체험 교육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우리마을’의 경우, 지난해 인천시교육청과 업무협약을 체결, 기존의 공간 및 시설 장비를 활용해 전환교육센터를 설치하고 특수학교, 특수학급에 재학하고 있는 장애학생들에게 직업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13년에는 39개교 334명이 참가한 상황.

유 원장은 “아이들은 학교 이외에 경험한 게 없어서 ‘직업으로 무엇을 선택할래?’ 물으면 모른다. 질문도 알아야 하듯이 경험을 만들어줘야 직업 선택을 할 수 있다. 2박3일이지만 그 안에서 생활하면서 아이들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꿈을 꾸게 된다”며 “학교 울타리 안도 소중하지만, 사회로 나가기 전에 학교 밖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 원장은 ▲지속적인 직업전환교육의 기회 제공 ▲심화-집중된 직업전환교육 필요 ▲교육 후 취업으로의 연계 ▲지속성-안정적-보호고용 사업장에 대한 요구 ▲일하며 평생교육이 가능한 복지적 사업장 필요 등을 들며 직업전환교육이 확대돼야 함을 강조했다.

유 원장은 “가장 중요한 건 환경을 만들고, 아이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마을은 체험에서 취업까지 연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심화된 형태로 폐교를 활용한 직업전환 체험스쿨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성남 혜은학교 이명희 교장은 “현장중심 직업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안전사고에 대한 대책이 강구되야 한다. 개별적으로 현장실습이 진행될 경우 담당교사가 전일제로 임장지도를 담당하지 못하며, 산업체에서 학생이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상에 어려움이 있다”며 “교육부에서 상해보험을 별도로 가입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나 들기가 쉽지 않다. 안전사고에 대한 제도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의견들에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 김은숙 교육연구관은 “지난 21일 특수교육 5개년 계획 안에 4번째 과제가 장애학생 진로, 직업과 관련된 과제다. 특수교육 중에서 직업 중요성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며 “현장중심의 직업교육의 활성화에 대해선 동의하고, 교육부에서도 관심을 두고 있다. 아이들이 현장 중심의 직업교육 과정을 할 수 있도록 여러 고민을 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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