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학생이 지난해 11월 8일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DB

큰 문제지 때문에 확대독서기를 사용해 시험을 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던 저시력 학생들이 오는 9월 모의평가와 '2014년도 수능시험'에서 축소문제지(71%)로 시험을 치룰 수 있게 됐다.

이달 초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이하 희망법)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저시력 학생에게 9월 모의평가와 2014년도 수능시험에서 A4 용지 크기의 축소 문제지 제공을 요구하는 내용의 임시조치신청을 제기했다.

확대독서기를 사용하는 저시력 학생들의 경우, 문제지의 글씨가 작더라도 확대독서기를 사용하기 편한 작은 문제지를 선호했지만, 수능시험에서는 이 같은 편의제공 없는 큰 문제지만을 제공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장애인차별금지법 등 관련 법령을 검토한 결과, ‘장애인 차별’에 해당한다는 판단에 따라 임시조치신청을 제기한 것.

결국 이 같은 요구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꼬리를 내렸다. 최근 열린 심문기일에서 9월 모의평가와 2014년 수능시험에서 저시력 학생에게 A4로 축소 제작한 문제지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

또한 평가원은 서울특별시교육청에 축소문제지(71%) 희망자 명단을 제출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도 함께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희망법 관계자는 “평가원에서 A4로 축소 제작한 문제지를 제공함에 따라 확대독서기를 사용하는 수십 명의 시각장애 학생들이 불편 없이 시험을 볼 수 있게 됐다”며 “이 같은 조치는 공무원 시험이나 교원임용시험 등 다른 시험 시행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수능시험에서 시각장애 학생에 대한 차별 없는 평가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전맹 학생이 수능시험에서 점자정보단말기나 음성형 컴퓨터 등의 보조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평가원 등과 협의하고 필요한 경우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