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장애학생들이 가까운 사립학교를 두고도 거리가 먼 국·공립학교를 찾는 등 특수교육 환경이 열악해, 특수학급 확충을 비롯한 환경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권영진(한나라당) 의원은 23일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국·공립에 쏠린 특수학급으로 장애학생들이 고통 속에 통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에 설치된 특수학급을 국·공·사립학교로 분리한 결과, 무려 99.1%가 국·공립학교에 밀집됐으며, 0.9%의 사립학교만이 특수학급을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학급이 있는 학교 중 사립학교의 특수학급 비율을 살펴보면 유치원(36개)과 중학교(241개)는 사립학교 설립이 단 한 개도 없었으며, 초등학교는 652개 중 2개, 고등학교는 166개 중 8개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모두 국립이나 공립학교에서 운영하고 있었다.

이로 인한 특수학급 당 정원이 법정수준을 초과하는 학급도 상당한 실정이다.

현재 서울시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특수학급 1,095개 중 학급당 법정정원을 초과하는 학급은 유치원 3개, 초등학교 102개, 중학교 93개, 고등학교 110개 등 총 308개로, 전체의 28.1%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학급당 평균인원은 유치원이 3.9명, 초등학교 5.2명, 중학교 7.0명, 고등학교 8.8명으로 중·고등학교가 특수학급 법정인원을 초과하고 있었다. 사립학교가 몰려있는 서울 역삼중학교의 경우 1개 특수학급에 14명의 학생이 배치돼 법정정원을 6명이나 초과하고 있는 상태다.

'장애인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서는 특수학급당 법정정원은 유치원 4명, 초등학교 6명, 중학교 6명, 고등학교 7명으로 명시하고 있다.

더욱이 중·고등학교로 갈수록 학교들의 특수학급 설치율이 낮아져 특수학급 설치 자체의 문제도 심각한 상태다. 현재 특수학급을 설치한 학교는 유치원이 857개 중 36개, 초등학교가 591개 중 370개, 중학교가 377개 중 170개, 고등학교가 314개 중 60개 수준이다.

권 의원은 "이로 인한 가장 큰 문제점은 몸이 불편한 장애학생들이 가까운 사립학교를 선택하지 못하고 오히려 거리가 먼 국·공립학교로 통학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서울시 언남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특수교육대상자 18명 중 9명의 학생들은 잠원, 방배, 청담, 반포 등지에서 승용차나 대중교통으로 4~50분이 넘는 통학을 하고 있었다.

권 의원은 "사립학교들은 현재 학교 이미지 실추나 동문회의 심각한 저항으로 특수학급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며 "법정정원 충족 및 특수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선 반드시 사립학교를 대상으로 특수학급이 설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 의원은 "현재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사립학교에 특수학급 설치에 대한 참여를 호소하고 있지만, 예산지원 등이 제대로 수반되지 않아 형식에 그치고 있다"며 "장애학생들의 통학환경을 개선하고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교육청에서도 시급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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