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재활원(원장 이성재) 중앙보조기기센터에서는 보조기기 사용 인식 개선 및 보조기기센터 저변 확대를 위해 ‘2016 전국 보조기기 수기공모전’을 진행했다.

이번 공모에는 전국 보조기기센터에서 14편 접수했고 심사를 거쳐 대상 1편, 최우수상 1편, 우수상 3편 등 총 5편을 선정했다. 에이블뉴스는 수상작을 연재한다. 세 번째는 우수상 ‘관광특화 보조기기 대여 에피소드!’ 이다.

우수상 ‘관광특화 보조기기 대여 에피소드!’

박소희(제주특별자치도 보조기기센터)

이글은 제주특별자치도 보조기기센터에서 관광특화사업으로 진행했던 서비스에 대한 에피소드의 내용입니다.

2015년 센터개소 이후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제주도 지역 내에서 관광특화사업을 올해 사업으로 계획했었는데 계획한 모든 사업을 수행하기엔 빠듯했던 지난 해 10월이였다.

전화 온 분이 제주도를 방문하려고 비행기를 타러 왔는데 전동휠체어의 배터리를 비행기에 짐을 실을 수 없다는 사정을 급하게 받아드리고 첫 관광특화 사업인 관광대여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올해(10월 말 기준) 무려 전국 지역별로 29명의 장애인분이 우리센터를 찾아주었다. 직접 경로를 찾아 알아보시고 연락 주거나, 기관을 통한 연계 등으로 관광대여를 진행하였다.

수·전동휠체어를 대여해 여행을 하는 장애인(사진 왼쪽)과 전동휠체어 적용·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 오른쪽). ⓒ국립재활원

진행과정은 다음과 같다. 전화를 통한 초기상담으로 보조기기 1차 결정 선정이 된다. 종종 전화를 주시는 분 가운데“ 전동휠체어를 빌리려고 하는데 가능할까요?”라고 물어보시는데 저희는 전동휠체어 자체를 바로 빌려드리기 보다는 상담을 통해 적합한 보조기기를 선정한다.

특히 전동휠체어, 전동스쿠터, 수·전동휠체어의 경우는 더욱 신중하다. 직접 전원을 키고 운전을 대상자가 직접 해야하기 때문에 위험요소가 따른다. 전화상으로만 초기상담을 진행하기 때문에 신체를 평가하기엔 다소 제약요소가 있다.

전화상으로 초기상담을 통해 1차적으로 보조기기가 선정되고, 제주도에 도착하고 곧바로 상담 및 평가가 진행된다.

상담 및 평가를 진행한 후 적용 및 훈련의 과정을 거친다. 직접 적용을 해보고 사용을 하다가도 1차적으로 선정 된 보조기기가 맞지 않는 경우 다른 보조기기를 권한다.

그렇게 적용 및 훈련의 과정을 거치고 난 후 몇 차례의 주의 점 교육 후 대여가 진행 된다. 대여를 마친 후 반납을 통해 보조기기를 한 번 더 점검한다. 문제점이 없을 경우 사례를 종결한다. 관광대여라고 해서 모두에게 원하는 보조기기를 빌려드릴 수는 없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본인이 원하지 않더라도 전문가의 판단하에 최종 보조기기를 결정된다. 본인이 원하더라도 모든 기기에 대한 대여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서비스 과정 안에 발생하는 에피소드는 올해 참 많이 있었다.

관광대여의 대부분의 영역을 차지하는 보조기기는 이동보조기기(수동휠체어, 전동휠체어, 전동스쿠터 등)이다. 이동보조기기를 빌리시는 대부분의 대상자는 공항에서부터의 대여를 원하신다.

공항에서부터 센터에 도착할 때까지 이용할 수 있는 이동수단이 없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우리센터도 올해 초창기에는 그러한 사정을 받아드려 공항까지 가져다드렸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3가지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첫 번째 문제점은 공항 혼잡으로 주차가 어려웠다. 주차장이 만차가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여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였고, 차를 주정차가 하기가 어려워 기기를 내려 공항 안으로 가져가기가 어려웠다. 이로 인해 공항 밖 몇 미터에서 만난 적도 있다.

두 번째 문제점으로는 비행기의 지연의 문제로 소모되는 시간이 상당했다. 이제 제주지역 비행기 지연은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약속시간 보다 훨씬 지난 1시간 후에 착륙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비행기 안에서 전화도 불가능하여 목이 빠져라 기다리기만 해야 되는 방법 이외에는 없다. 비행기에 대한 에피소드는 우리센터 선생님 모두가 가지고 있다. 하지만 최고의 에피소드는 다음과 같다.

지난 5월 주말출근을 자처했던 선생님이 아침 10시에 만나기로 했던 대상자와의 약속이 있었다. 하지만 10시가 지나도 대상자가 오지 않자 전화를 걸었고, 대상자는 공항에 도착했지만 제주도의 날씨 사정상 이륙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아 공항에 꽁꽁 묶여 대기를 타고 있었다.

제주도의 날씨가 좋아지는 데로 비행기 시간을 알려드린다는 말만 들은 채 대상자는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선생님도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 속에 대상자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약속시간이 훨씬 지난 4시간 후에도 비행기는 기다려 봐야 된다는 통보만 있을 뿐 별다른 조치사항이 없었다. 결국 만나기로 한 시간의 7시간 후 결항통보를 받게 되었다. 선생님은 주말에 정상 출근하여 정상 귀가했다는 일화가 있다. 이렇기 때문에 한분 한분의 비행기 시간을 맞추기란 힘든 실정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공항 안에서 제대로 된 상담이 어려웠다. 공항의 경우 사람도 많고 주변의 소음이 많아 제대로 된 상담과 평가가 이루어지기 힘들었다.

상담 및 평가가 이루어졌다 해도 몇 개의 보조기기를 적용해 보는 일은 힘들었다. 적용을 위해 여러 차례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기엔 공항은 너무나 인산인해이다.

이로 인해 문제점들이 속속히 발견되면서 최종적으로 관광대여의 경우 내방 시 대여가 가능하다는 방침으로 바꾸게 되었다. 이것은 몇 번의 시행착오와 에피소드를 통해 바뀌게 된 관광대여의 방침이다.

두 번째 에피소드로는 관광의 특성상 주말에 대여를 빌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제주센터 직원들의 협조를 받아 관광대여라는 사업특성을 고려하여 주말에도 대여를 진행시키기로 했다.

하지만 당일 전화를 통한 대여는 힘들다. 미리사전 연락을 통한 주말 관광대여는 선생님들의 협조아래 가능하다. 지난 6월에는 주말에 관광오시는 분이였는데 비행기에 전동휠체어 배터리를 싣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전화를 주셨다고 한다.

월요일에 출근 뒤 부재중 전화가 와 있어 통화를 했는데 결국 여행을 취소하셨다고 했다. 이러한 경우에 해드릴 수 없어 안타까움을 표한다. 사전 연락을 통한 보조기기 관광대여는 가능하다.

세 번째 에피소드로는 뿌듯함이다. 관광특화사업을 통해 관광대여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이러하다.“ 제주도를 가고 싶은데 이동수단이 불편해 관광단지를 돌아볼 수가 없을거 같아요”“ 제주도는 쉽게 못가는 곳이죠. 괜히 함께 오는 사람에게 미안한 일이죠”,“ 제주도를 가고 싶은데 막막해요” 등 제주도를 오고 싶어도 못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우리가 크게 사업을 결정한 이유도 위에서 나타난다. 관광, 여행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이동이다. 우리는 대게“ 버스를 탈까?”,“ 렌트카를 빌려서 여행을 할까?” 고민을 하게 된다. 우리가 고민하는 것처럼 이들도“ 무슨 수단으로 이동을 할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고민들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관광대여를 시작했다. 그리고 대여를 하는 대부분의 대상자에게“ 즐거운 여행되세요”라고 이야기를 한다. 반납하는 대상자는 늘 항상“ 덕분에 즐거운 여행되었습니다.”라고 이야기 한다.

종종 전화를 해 안부의 인사를 묻는 대상자도 있다.“ 제주날씨는 괜찮습니까? 잘 지내십니까?” 하고 연락이 온다. 우리 센터 모두 그러한 마음으로 지속적으로 이 사업을 유지할 것 같다.

개선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사항도 있다. 제주도 내에서 관광대여가 일부기관에서 실시되고 있지만 수동휠체어에 한한다. 관광도시에 발 맞춰 다양한 영역의 보조기기 관광대여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이번에 관광대여를 하신 분을 빗대어 설명을 하자면 호텔 안에서 쓰일 이동식리프트(좌식형)이 필요하다고 하신분이 있었다. 침대까지의 이동을 스스로 하고 싶은데 잘 안 된다는 사유에서의 전화였다.

우리는 호텔까지 방문하여 적용을 하였고, 적합한 보조기기라 판단하에 관광을 진행하였다.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보조기기는 다양하다. 잠깐의 여행 동안에서 사용되어야 되는 보조기기도 이처럼 많지만 이를 대여해주는 곳은 한정된다.

다양한 영역의 보조기기를 사여 관광에 맞춰 대여를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전국적으로 사례 네트워크 관리가 하루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기관을 연계하여 관광대여를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기관 담당자를 통해 기초적인 신체 상태를 듣는 경우가 있다.

전화상담으로만 평가하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기관담당자의 말에 귀를 기우린다. 정확한 자료가 있다면 이러한 사항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전국사례관리통합시스템이 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우리센터는 지속적으로 관광특화사업으로 관광대여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양한 대상자가 제주를 방문하는 일이 쉬워졌으면 좋겠다. 또한 제주의 아름다움을 눈에 담고 갔으면 좋겠다.

앞으로 겪는 여러 번의 애로사항을 토대로 더 발전하여 관광특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더 발전하는 모습으로 관광객을 맞이할 것이다.

[국립재활원 중앙보조기기센터 공식 홈페이지 참고 : http://www.knat.go.kr]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