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립재활원(이성재 원장) 중앙보조기구센터가 보건복지부 장애인보조기구 사례관리사업 우수사례수기 공모를 진행했다.

이번 공모에는 본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전국 광역보조기구센터 8개 센터 종사자들이 20여편의 우수사례를 제출했으며 심사위원 심사를 통해 대상 1편, 최우수상 1편, 우수상 1편, 입상 5편 등 총 8편을 선정했다.

에이블뉴스는 수상작을 연재한다. 마지막 여덟 번째는 입상을 수상한 ‘작은 변화의 시작’이다.

작은 변화의 시작

김문수(충청북도보조기구센터)

1. 들어가며

충청북도는 장애인들에게 필수인 이동보조기구 수리사업은 물론이고, 수도권 및 광역시에 비해 보조공학에 대한 인식과 인프라가 열악하고 척박했던 지역입니다.

이러한 충청북도에 보조기구센터가 개소를 하고, 지방자치조례가 재정되고, 시간이 흘러 도내 장애인들에게 보조기구 서비스를 제공한지 3년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중 보조기구라는 작은 변화를 통해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장애인 스스로가 선택한 작은 결정으로 실질적인 삶의 질이 향상되고, 개선된다는 것을 널리 알려 지역사회 내 장애인들이 편히 이용하는 보편적인 서비스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2. 만남

2014년 봄, 김영희(만 52세, 여)님은 보조기구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본 센터를 내방하였습니다.

생후 백일 경 의료사고로 인해 장애가 발생한 김영희님은 사지의 불완전 마비, 수근관절 및 골반, 척추변형이 발생한 상태로 머리 이외의 신체운동은 불가능했습니다. 또한 조음장애가 동반되어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였기에, 활동보조인과 지역 내 자립생활센터 직원과 함께 내방하였습니다.

김영희님은 국내 최대규모의 사회복지 시설인 꽃동네를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강한 자립 의지로 자립생활센터와 연계하여 체험 홈을 이용하여 청주로 거처를 옮긴 상태였으며, 자립에 필요한 전반적인 컨설팅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자립을 위한 일상생활 위주의 상담 및 평가를 진행하였습니다.

활동보조인이 전적으로 전동휠체어 조작을 해야 했던 상황으로, 컨트롤러를 연장하여 사용했던 모습(사진 좌)과 턱으로 전동휠체어를 조작이 가능하게 전동휠체어에 거치대 설치 후 턱으로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모습(우). ⓒ국립재활원

우선 자립을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독립적인 이동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전동휠체어는 보장구 사업을 통해 교부받아 사용 중이었으나, 상지의 불완전 마비로 일체의 조작을 활동보조인이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독립적인 전동휠체어 사용이 가능하도록 턱 조절 컨트롤러가 세팅 된 센터 보유 전동휠체어를 적용하였습니다. 머리의 움직임은 양호하였으나, 처음 사용하는 보조기구이기에 다소 조작이 미숙하였고 당분간 적응 및 훈련의 시간은 필요하였습니다. 그리고 미숙하였지만 전동휠체어를 조작하는 모습을 보고난 후, 충분히 할 수 있다라는 가능성을 보았기에 보유중인 전동휠체어에 턱 조절 컨트롤러를 설치를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독립적인 일상생활은 어려울지라도 장애인뿐만 아니라 보호자도 함께 편리할 수 있는, 한 마디로 모두의 편의를 위한 것,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보조기구가 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대표적인 보조기구가 비교적 가격도 저렴하고, 제작도 쉬워 보편적으로 구할 수 있는 휠체어 테이블과 목욕의자 입니다. 따라서 식사와 일상생활 편의를 위하여 휠체어 테이블을 제작하였고, 목욕의자는 ‘보조기구 교부사업’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안내 해 드렸다.

휠체어 테이블을 적용하는 모습(사진 좌)과 ‘보조기구 교부사업’을 통해 목욕의자를 교부받고 적용하는 모습(우). ⓒ국립재활원

3. 끝마치며

상기 사례의 김영희 님은 본 센터의 보조기구 서비스와 자립생활센터의 체험홈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주공아파트 입주를 준비하였고, 금년 주공아파트에 입주하였습니다.

입주시설에서 퇴소하고, 휠체어 조작을 통한 독립적인 이동과 보다 편리한 식사와 목욕 등 이전보다 개선 된 일상생활로 자립에 한발 가까워 졌습니다. 물론 완벽한 자립을 위해서는 해야 할 일도 많고, 어려움도 많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영희님은 자립생활센터의 야학, 한국정보화진흥원의 방문 정보화 교육 등 자립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10년 후의 보조공학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불가능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보조공학의 발전을 막는 것은 장애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편견 등 사회적인 장벽일 것입니다.

사회적인 협조를 통해 장벽이 제거되고, 보조기구를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의 의지와 용기만 있다면, 보조기구라는 작은 변화를 통해 우리 사회에는 제2의 스티븐 호킹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제2의, 제3의 김영희 님이 나타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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