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립재활원(이성재 원장) 중앙보조기구센터가 보건복지부 장애인보조기구 사례관리사업 우수사례수기 공모를 진행했다.

이번 공모에는 본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전국 광역보조기구센터 8개 센터 종사자들이 20여편의 우수사례를 제출했으며 심사위원 심사를 통해 대상 1편, 최우수상 1편, 우수상 1편, 입상 5편 등 총 8편을 선정했다.

에이블뉴스는 수상작을 연재한다. 다섯 번째는 입상을 수상한 ‘보조기구를 통한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되요!’이다.

‘보조기구를 통한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되요!’

김소라(대전광역시 보조기구센터)

# 1. 미래 이야기

미래는 엄마뱃속에서 8개월 만에 1.7kg으로 태어나 뇌성마비 진단을 받고, 1995년 뇌병변 장애 1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미래는 독립적인 기립, 보행이 불가능하여 수동휠체어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체위변경이 어렵고, 편측으로 수동휠체어 자가추진이 가능하나 방향유지가 어려워 외출 시 보호자가 수동휠체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발화 가능하나 원활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미래는 든든한 아빠, 24시간 미래의 곁을 지켜주는 엄마, 그리고 친한 친구같은 언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목요일은 하루 종일 주간보호센터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그 외에는 재활치료를 받거나 가정 내에서 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2. 미래를 처음 만나던 날

미래를 처음 만나게 된 건, 센터가 개소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2010년 10월 가을이었습니다.

그 당시 미래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었고, 지금은 23살의 어엿한 숙녀가 되었습니다.

그럼, 대전광역시 보조기구센터와 미래가 함께 성장한 5년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왼쪽부터) 아이패드 적용모습, '이지컴' 지원 후 사용 모습. ⓒ국립재활원

#3. 욕구①: 의사소통 보조기구

평소 충남대학교병원으로 재활치료를 다녔던 미래는 재활의학과 외래를 통해 ‘의사소통보조기구’에 대한 상담이 의뢰 되었습니다. 미래는 발화가 가능하지만 원활한 의사소통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키즈보이스를 적용한 결과, 인지적인 부분에서 제약이 있기는 하나 간단한 단어나 일상생활 어휘를 이해하고 있는 상태로 보조기구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오히려 보조기구를 활용하여 일상생활, 학교생활에서 조금 더 자유로운 의사표현에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하여 관련 공적급여인 『정보통신보조기기 보급사업』에 대해 안내하였습니다.(2010)

사업 기간이 돼서 부푼 마음으로 보조기구를 신청했지만, 아쉽게도 선정되지 못했습니다.(2011)

그 이후로도 한 차례 민간사업에 신청하였지만, 선정되지는 못했습니다.(2013) 하지만 의사소통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사후 관리한 결과 『(주)코스콤 후원 IT 보조기구 지원사업』에서 의사소통 보조기구 ‘이지컴’을 지원받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매일같이 이지컴을 곁에 두고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뿐 아니라, 게임과 동영상, 음악 감상 등을 통해 인지향상 훈련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고 있습니다.(2014)

# 4. 욕구② : 자세유지 보조기구

미래는 하루 평균 6시간 이상 휠체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휠체어에 앉아 생활하는 시간이 길고, 스스로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흉추부에는 측만이 있습니다.

기존에도 이너를 사용해왔지만 사용중인 이너의 사이즈가 작아지면서 새롭게 맞춤형 이너 제작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장애인보조기구 교부사업』 품목 중 ‘자세보조용구(이너)’에 대해 안내 하였고, 상담 및 평가를 통해 미래에게 맞춤형 이너를 지원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주간보호센터에서 장시간 앉아있을 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해주기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2012)

그리고 보호자는 미래가 5세 경 척수신경절제수술을 받고 난 후 후유증으로 인해 수술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었습니다.

현재 아탈구 진행이 심해질 경우 수술을 해야 한다는 주치의 말에 보호자는 걱정이었습니다.

아탈구 진행으로 인해 평소 기립 유지를 권고 받았으나, 치료 시간 외에는 기립 유지를 도울 수 있는 기구가 없고, 경제적으로도 추가 치료를 받기에도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대전센터가『아름다운 재단과 함께 하는 장애 아동·청소년 맞춤형 보조기구 지원 사업』에 수행기관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미래에게 이동기립형 보조기구(기립형 휠체어)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시지각의 문제로 보호자가 추진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치료시간 외에도 가정에서 이동도 쉽고 선 자세에서 외부 경치를 볼 수 있음에 기뻐하고 있습니다.

매일 30분 씩 꾸준히 기립 훈련의 시간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긴장도 했지만, 하루하루 지날수록 미래가 기립 훈련 시간을 기다린다고 합니다. (2015)

#5. 욕구③: 일상생활 보조기구

스스로 체위변경이 어렵고 체격이 큰 편으로 평소 보호자가 이동 등 일상생활 수행 시 부담을 호소하였습니다.

특히 목욕 시 욕조 안에 앉아서 수행 중이나 바닥이 미끄러워 보호자의 긴장감 및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세수나 손을 씻을 때에는 수동휠체어에 앉은 채로 이동하여 수행 중이었고, 용변 시에는 이동식 간이 변기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노후로 인해 교체가 필요했습니다. 미래의 상황에 적합한 공적급여인『장애인보조기구 교부사업』의 품목 중 ‘목욕의자’를 추천하였고, 특히 변기통을 넣을 수 있는 휠체어형 타입의 목욕의자에 대해 안내하였습니다.

그 결과 최종 대상자로 선정되어 보조기구를 수령하기 위해 기다리는 중에 있습니다.

해당 보조기구를 통해 앞으로 보호자가 미래를 돌보는데 있어 부담은 경감되고, 안정성은 높아질 것을 기대해봅니다. (2015)

(왼쪽부터) foot strap 제작지원 모습, 평소 수동휠체어 사용모습. ⓒ국립재활원

#6. 욕구④: 휠체어 및 이동보조기구

미래의 주 이동수단은 수동휠체어입니다. 편측으로 수동휠체어 자가 추진이 가능하나 방향 유지가 어려워 외출 시에는 보호자가 추진을 돕고 있습니다.

미래의 발이 되어주는 수동휠체어를 내구연한 동안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진행하였습니다.

2회에 걸쳐 소독 및 세척서비스로 휠체어를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였고(2013, 2014), 휠체어 발판 위에 올바른 발 고정을 위한 foot strap을 제작 지원하여 미래에게 적합하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였습니다. (2012, 2013)

또한 사용중인 가슴 벨트 버클 교체 및 타이어 튜브 교체를 통해 현재 휠체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수리서비스가 이루어졌습니다.(2015)

#7. 미래의 변화

다양한 영역에서 보조기구 서비스를 받은 만큼 미래 역시 조금씩 더 나아지고 변화되고 있습니다.

그 중 특히 의사소통보조기구 ‘이지컴’을 통한 의사소통 및 학습 활동은 언어 및 인지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미래가 보조기구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기뻐하고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수치로 사전사후를 비교할 수 없는 그저 눈과 마음으로 그 변화를 깨달을 수 있지만, 분명 미래는 예전보다 더 목소리가 커지고(?) 성격도 밝아졌습니다.

#8. 미래의 꿈

서비스 수기 작성에 대한 동의를 구하면서 주보호자인 엄마에게 미래의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엄마가 생각하고 바라는 미래의 꿈은 더 이상 아프지 않고, 작은 것이라도 미래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것이 생기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옆에 있는 미래 본인에게도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비밀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미래의 꿈을 상상해봅니다. 아마도 지금보다 더 행복한 모습으로 다양한 기회를 마주하게 되는 미래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 9. 담당자 한 마디

미래는 오랜 시간에 걸쳐 다영역의 맞춤형 보조기구 서비스를 제공한 사례입니다. 『장애인보조기구 사례관리사업』의 목적에 부합하는 사례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례가 미래의 경우처럼 사례가 지속적으로 관리되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례 수기를 작성하면서 오히려 여러 가지의 이유로 서비스가 일회성에 그치게 되고, 제약으로 인해 사례가 지속되지 못하는 부분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고,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보조기구 서비스 사례의 수치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은 사업의 목적에 맞는 맞춤형 보조기구 사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형태의 맞춤형 보조기구 서비스 수기가 공유되어 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미래와 함께 한 5년의 스토리가 곧 대전광역시 보조기구센터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일 것입니다.

보조기구 서비스 수기를 작성하면서 앞으로 세터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또한 『장애인보조기구 사례관리사업』사업의 의미와 필요성에 대해 더욱 공감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