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립재활원(이성재 원장) 중앙보조기구센터가 보건복지부 장애인보조기구 사례관리사업 우수사례수기 공모를 진행했다.

이번 공모에는 본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전국 광역보조기구센터 8개 센터 종사자들이 20여편의 우수사례를 제출했으며 심사위원 심사를 통해 대상 1편, 최우수상 1편, 우수상 1편, 입상 5편 등 총 8편을 선정했다.

에이블뉴스는 수상작을 연재한다. 네 번째는 입상을 수상한 ‘따뜻한 홍보’이다.

‘따뜻한 홍보’

한아름(대구광역시 보조기구센터)

“대구광역시 보조기구센터 한아름입니다.” “배터리 복원 서비스를 받고 싶다고요?”

“배터리 복원을 해서 배터리 상태가 좋아질 수 도 있지만 전 보다 상태가 나빠질 수도 있어요. 그리고 그 배터리에 대해 센터에서 새로 사 드리거나 따로 보상을 해드릴 수 없는데 괜찮으세요?”

“네, 그러면 접수 먼저 해드리고 차례일 때 다시 연락드려 날짜 잡을게요. 감사합니다.”

2014년 2월에 입사하여 내가 처음으로 담당하게 된 사업은 배터리 복원사업이었다.

담당으로 주어지니 책임감이 생겼다. 아니, 부담감이었다. 실습할 때 분명 배터리 복원을 배웠는데, 기억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센터에서 보유중인 배터리로 배터리 복원 연습을 몇 차례 한 후 배터리 복원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담당선생님이 퇴사 한 다음날 바로 입사한 것이 아니라서 공백 기간 동안 몇 명 이용자분들이 접수 된 상태였다.

순서대로 연락을 드렸다. 이 수기의 주인공은 배터리 복원서비스의 첫 이용자님은 아니다.

2월 달에 연락을 드렸지만 날씨가 추운관계로 조금 더 따뜻해지면 오시기로 해서 다른 분 먼저 서비스를 해드렸다.

봄기운이 가득한 4월 이용자님을 만났다. 대게 본인 휠체어에서 소파나 다른 휠체어로 이동하여 배터리 교체 작업을 하지만 이용자님의 경우 체격이 건장하여 쉽게 이동하지도 못해 휠체어에 탄 상태로 진행했다.

다행히 휠체어에 앉아있어도 지장 없는 구조였다.

비록 눈을 보면서 대화를 하지 못했지만 작업하는 동안 우리는 이런 저런 얘기를 하게 됐다.

2013년 지하철 출구에서 담당자 선생님이 이용자님에게 홍보지를 드려 배터리 복원서비스를 알게 됐다고 한다.

처음에는 실패할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을 들어 꺼려하였으나 작년 겨울 배터리 상태가 예전 같지 않아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신청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서비스 비용에 대해 물으셨다. 나는 무료라고 답했다. 이용자님은 깜짝 놀라셨다.

이용자님은 국민건강보험대상이어서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에 비해 혜택이 적거나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용자님은 경제상황이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분들과 많이 비슷하기 때문에 그동안 많이 속상하셨던 것 같았다.

(왼쪽부터)사용하고 있는 휠체어와 복원된 배터리. ⓒ국립재활원

그렇게 교체 작업이 끝나고 복원 후 다시 연락드리기로 했다. 배터리 복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분들이 만족하시면 좋겠다고 기도하지만 이 분의 배터리는 만큼은 복원률이 더 좋아 가계지출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었다.

이용자님의 배터리1은 47.78%→60.56%, 배터리2는 38.33%→62.22%으로 향상되었다.

배터리가 상태가 나쁨에서 보통으로 향상되었지만 좋음은 아니라서 실망했다. (본 센터에서는 0-40% :나쁨, 41~69%:보통, 70-100%:좋음이라고 기준을 정함) 이용자님에게 연락을 드렸다. (사진)

전처럼 이용자님이 휠체어에 탄 상태로 배터리 교체 작업을 진행했다. 배터리 상태가 향상은 되었지만 마음에 들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이용자님은 전보다 나빠지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오히려 나를 위로해주었다.

그리고 친구들이랑 차 한 잔 사먹으라며 용돈을 주시려했다. 나는 사양했다. 대신 배터리 복원 서비스에 대해 홍보를 부탁드렸다.

일주일 후 사후관리 차원에서, 종결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연락을 드렸다. 나의 예상과 달리 매우 흡족해하시며 지금 이 상태면 1년 정도 더 타고 다닐 수 있을 것 같다며 좋아하셨다.

2015년 3월 이용자님은 센터에 배터리 복원 서비스를 받으러 내방하셨다. 복원 된 배터리를 또 복원했다.

지난 1년 동안 이용자님은 내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던 것 같다. 이용자님은 배터리 복원에 대해, 경제상황과 관계없이 무료 서비스라는 것에 대해 여기저기에 이야기했다고 했다.

뿐 만 아니라 2013년에 받았던 홍보지를 꾸준히 복사하여 외출 시 꼭 지참했다가 이곳저곳에 홍보하고 다닌다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시며 이용자님이 직접 복사한 홍보지를 보여주었다.

감동이었다. 나도 용기가나지 않아 하지 못했던 길거리 홍보를 이용자님이 하고 있었다.

또 그때 홍보해 달라고 말했던 것은 진심 반 농담 반이었는데 이용자님은 지난 1년 동안 나와의 약속을 꾸준히 지켜왔기 때문이다.

이용자님의 홍보 덕분인지는 몰라도 2015년, 올 상반기에 배터리 복원 접수자가 너무 많아 1분기 2분기 나눠서 복원을 했었다.

앞으로도 이용자님은 대구광역시 보조기구센터와 배터리 복원에 대해 모르는 분들을 위해 거리로 나가 홍보할거라 하신다. 그 따뜻한 마음에 감사드린다.

배터리는 사용자에 따라 수명이 다르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점은 전동 보장구를 사용하는 이용자님들에게는 배터리 지원기간, 1년 6개월은 매우 길다는 거다.

이 때 배터리 복원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단언컨대 사막의 오아시스라 생각한다. 물론 배터리 복원이 사용하지 못하는 배터리를 새것처럼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지만 초기상태에 의해 복원률이 달라지기 때문에 나쁜 상태에서 배터리를 복원을 하지 않는 경우 개월 수를 채워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추측한다.

그러므로 아직 배터리 복원 서비스를 시행하기 있지 않은 기관이 있다면 강력 추천한다.

배터리 복원을 통해 지원기간을 기다릴 수 있지만 지원금액은 센터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정책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이 배터리 교체비용으로 받을 수 있는 최대 지원금액은 16만원, 일반이 12만8천원이다.

예를 들어 기초생활 수급자 이용자님이 가장 작은 35ah를 1조를 구입하면 약 1-2만원 정도 자부담이 들지만 50ah 이상의 배터리를 구입하는 경우 자부담이 10만원 이상이라 많이 부담된다고 한다.

국민건강보험대상의 경우는 교체비용부담이 배로 느껴질 것이다.

그러므로 지원 금액이 최대 16만원이 아닌 배터리 구매 금액을 기준으로 하여 80%를 공단에서 20%를 본인부담으로 한다면 전국에 전동보장구를 이용하는 모든 장애인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행복한 상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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