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사으로 집 근처 공원에서 개인훈련을 하고 있는 김수종씨. ⓒ서애화

“자생의료재단에 소속돼 운동할 수 있어 기뻐요. 빨리 코로나19가 물러가서 동료들과 함께 운동도 하고 대회도 치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의 목표는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거니까요.”

서울 소재 자생의료재단에 소속돼 지난해 6월부터 장애인 운동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수종씨(대전 거주, 28세, 남, 지적장애)의 당찬 포부다.

자생의료재단은 장애인 운동선수들에게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해 자립을 지원하고자 근로자로 채용해 물심양면 지원하고 있다.

현재 자생의료재단에 소속된 장애인 운동선수는 수종씨를 포함해 총 20명(중증장애인 14명, 경증장애인 6명) 규모.

수종씨의 주 종목은 농구, 부종목은 배드민턴이다. 코로나19 사태 전 행복한우리복지관 체육관에서 하루 4시간씩 기초체력, 기술훈련 등을 진행해 왔다.

이는 지역 장애인 운동선수를 근로자로 채용하고 지역 기반을 활용해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자생의료재단의 지원으로 갤럭시아에스엠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스포츠지도자를 파견해 선수들에 맞는 체력훈련 등을 더했다.

하지만 현재는 코로나19 사태로 집에 머무르면서 개인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집 근처 공원에서의 체력훈련, 인터넷 동영상을 통한 이미지트레이닝 등을 병행하고 있다.

“스포츠 활동을 통해 월급을 받으면 부모님과 동생에게 용돈을 주고 있어요. 이제는 직장인으로서, 운동선수로서 떳떳한 김수종이 되어가고 있어요.”

자생의료재단의 장애인 운동선수 고용계약 체결식. ⓒ행복한우리복지관

수종씨가 운동선수로 활동하게 된 데는 한국장애인개발원과 대전광역시 서구 소재 행복한우리복지관의 장애인일자리사업 속 ‘참여형 복지일자리사업’ 참여가 마중물이 됐다.

사실 수종씨는 2016년 1월부터 2017년 1월까지 한국장애인개발원과 행복한우리복지관의 참여형 복지일자리사업에 참여해 지역의 한 기관에서 바리스타 보조직무를 수행한 바 있다.

하지만 업무 수행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1년 계약직으로 취업이 마무리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외에도 수종씨는 장애인취업박람회를 찾기도 했지만 ‘소심해 보인다’.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라는 말을 들으며 고배를 마셔야 했다.

2018년도에는 한국장애인개발원과 행복한우리복지관이 추진한 중증장애인직업재활지원사업 직업적응훈련과정에 참여했다.

훈련과정 참여를 통해 직업적 역량이 강화되고, 취업에 대한 욕구가 뚜렷해졌다. 취미 생활로 병행했던 농구는 스포츠 활동을 같이 수행하면서 할 수 있는 직무를 희망하게 됐다.

이에 따라 2019년도 참여형 복지일자리사업(생활체육 보조코치)에 선발됐다.

생활체육 보조코치는 행복한우리복지관을 이용하는 장애아동, 성인장애인 등의 스포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행복한우리복지관이 자체 마련한 발달장애인 직무이다.

수종씨는 생활체육 보조코치로 2019년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여 근무하며 프로그램 준비와 종료에 따른 마무리작업 및 안전요원 역할을 했다.

여기에 개인역량 강화를 위해 행복한우리복지관에서의 농구, 배드민턴 프로그램에 참여해 운동을 더욱 체계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행복한우리복지관내 체듁관에서 진행된 단체 훈련 장면. ⓒ행복한우리복지관

“보조코치로 일하면서 ‘나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었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또 퇴근 후 농구, 배드민턴 등을 배울 수 있었죠, 훈련을 통해 배운 운동은 장애아동들에게 알려줄 수 있어 기뻤어요.”

그렇다고 농구, 배드민턴을 배우는 것이 마냥 쉬운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기초체력이 형편없었던 수종 씨. 조금만 뛰어도 숨이 차고 머리가 아프고, 힘들었다는 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집으로 퇴근해서도 어머니와 함께 집 근처 공원을 산책하는 등 체력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렇게 생활체육 보조코치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다양한 운동을 접하게 됐고, 그 과정을 통해 자생의료재단으로의 일반취업에 성공했다.

2017, 2018년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전국하계대회 농구 부분 금메달, 은메달 수상 경력도 자생의료재단 취업에 도움이 됐다.

지난해 열린제6회 경상북도 3on3 농구 대축제에 출전했던 김수종씨. ⓒ행복한우리복지관

수종 씨의 현재 목표는 금메달리스트다.

“출전하는 종목에서 꼭 메달을 따고 싶어요. 농구 종목에서 동료선수들과 함께 팀 메달도 따고 싶고, 배드민턴 종목에서 개인 메달도 따고 싶어요.”

지난해 9월 자생의료재단 소속으로 ‘제6회 경상북도 3on3 농구 대축제’에 출전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해 아쉬움이 컸던 수종씨다.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행복한우리복지관 재활스포츠팀 차준병 팀장은 수종 씨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행복한우리복지관에서 자생의료재단에 운동선수로 취업한 인원은 5명인데 이들 팀원들과도 잘 어울리고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는 등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이외에도 가족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은 수종씨가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큰 원동력이기도 하다.

수종씨는 현재 집 근처 공원에서 어머니와 함께 달리기, 슈팅·패스·드리블 훈련을 하고 있다. 어머니가 수종씨의 든든한 조력자인 셈이다.

어머니 서애화씨(57세)는 “수종이가 취업하게 되면서 교회에서 동생들을 보면 맛난 것도 사주는 등 자신감, 자존감이 많이 올라갔다.”며 변화된 모습에 뿌듯해했다.

이어 “너무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의 기회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수종씨의 사례는  중증장애인직업재활지원사업을 활성화하고, 인지도를 높여 일자리 저변을 확대하고자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추진한 2020년 우수사례 공모에 선정돼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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