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인 오피스카페 관리사 훈련생 최현주 씨가 17일 서울 강서구평생학습관에서 시연을 펼치고 있다.ⓒ에이블뉴스

고용시장에 진출하기 어려운 정신장애인들이 ‘오피스카페 관리사’로 취업해 최저임금을 받고 일할 수 있을까?

원두커피머신을 임대한 업체에 월 2회 정기 방문해 위생 관리뿐만 아니라, 계절별 기호에 맞게 원두 선택까지 지원하는 역할이다.

“먼저 커피 찌꺼기를 버리겠습니다”, “부품을 분리하겠습니다”, “스팀세척을 하겠습니다”, “내부 청소를 하겠습니다”, “물기를 제거합니다”. 마지막으로 “청소가 잘 끝났는지 시음해보겠습니다.”

오피스카페 관리사는 마지막 정돈을 마친 후, 청소도구가 든 가방을 들고, 길을 나선다. 참, 서비스 만족도 향상을 위한 고객의견을 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커피산업의 틈새시장을 공략할 ‘오피스카페 관리사’가 17일 서울 강서구평생학습관 강당에서 첫선을 보였다.

올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지원하는 ‘중증장애인고용모델 확산사업’에 선정된 정신장애인직업재활시설 공감플러스가 11월 말까지 정신장애인 오피스카페관리사를 양성, 총 6명을 취업시키는 것이 목표다.

공감플러스는 2015년 자체 브랜드 ‘HEART BEAN(하트빈)’을 개발한 이후, 하트빈원두, 하트빈드립백, 하트빈콜드브루를 판매하고 있다.ⓒ에이블뉴스

지난 2013년 개소한 공감플러스는 2015년 자체 브랜드 ‘HEART BEAN(하트빈)’을 개발한 이후, 홈페이지(http://smartstore.naver.com/sotong2013) 등에서 하트빈원두, 하트빈드립백, 하트빈콜드브루를 판매하고 있으며, 전문 바리스타가 직접 로스팅한 커피를 제공하는 출장 서비스인 케이터링사업, 아이스팩제조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커피머신렌탈사업을 시작, 현재 구리농수산물공사, KT스카이라이프, 한국어촌어항공단, 성남시 수정구청 등 4곳에서 임대 중이다. 오피스카페 관리사는 이곳에 월 2회 정기 방문해 위생적인 도구를 통해 스팀 소독을 수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매일 오전, 오후 각 2대씩 총 4대를 관리할 시에는 최저임금 지급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렌탈업체와의 계약 체결이 급선무다.

공감플러스 이은선 시설장이 17일 서울 강서구평생학습관에서 오피스카페 관리사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에이블뉴스

공감플러스 이은선 시설장은 “정신장애를 가진 분들이 어떤 일을 해야 최저임금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저희가 하는 직업재활훈련사업과의 접점을 찾았고, 커피 기기를 대여하게 되면 저절로 인력서비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좋은 직무가 될 것으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피스카페 관리사 설명.ⓒ공감플러스

지난 5월부터 ‘오피스카페 관리사’ 상반기 훈련생 총 6명은 집합 교육 및 실습과정을 거쳤으며, 이달 말 수료를 앞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초 바리스타 수업, 홈카페 기기 관리 및 이론 및 실습 교육, 위생관리교육, 서비스 직무교육, 실습 등을 진행했다. 교육 기간에는 최저임금 수준의 교육훈련비도 지급된다.

오피스카페 관리사 훈련생들이 17일 시연회에 참석한 모습.ⓒ에이블뉴스

올해 장애인 취업박람회를 통해 ‘오피스카페 관리사’에 지원한 김유리(36세)씨는 기존에 보호작업장에서 단순 업무를 해오다가, 본격 취업을 위해 큰마음을 먹고 도전했다.

“선생님이 혹시 가르쳐도 잘 모르는 저를 보며 답답해서 힘드시지 않을지 걱정부터 앞섰습니다. 시간은 흘러 커피머신관리를 배우게 되면서 커피도 볶아보고 커피가 무엇인지 깊고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커피는 이런 것이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셔서 감사하고, 동료들도 친절을 베풀어 줘서 자신감 없는 저에게 용기를 주신 것 같습니다.”

최현주 씨(38세)는 한의원 간호조무사로 일하다가, 병원의 추천으로 ‘오피스카페 관리사’ 직종에 도전했다. 그는 “한의원에서 일할 때는 손이 느려서 지적을 많이 당했는데, 여기에서는 다 능력껏, 할 수 있을 만큼만 하라고 하셔서 너무 좋다”면서 “제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자체로 뿌듯하다”고 웃었다.

구자혁 씨(35세)는 “그 전에 취업 시도를 여러 번 했는데, 매번 실패했다”면서 “오피스카페 관리사를 해보니까 너무 재밌었다. 꼭 취업에 성공하고 싶다”면서 “훈련을 한다는 소식에 어머니가 굉장히 기뻐하셨는데, 첫 월급으로 꼭 선물을 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은선 시설장은 “올해는 오피스카페 관리사가 일자리가 될 수 있을지 고민을 하는 과정이며, 내년부터는 그 가능성을 갖고, 업체들을 만나볼 예정”이라면서 “커피산업이 활성화 돼 있지만, 틈새시장이 남아있다. 1차 훈련을 해본 결과, 충분히 신뢰가 간다. 앞으로 좋은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감플러스는 이달 말까지 하반기 오피스카페 관리사 과정 훈련생을 모집한다. 서울시 거주 정신장애인이 대상이며, 공감플러스로 전화(02-3663-2035) 문의 후 면접을 통해 훈련생으로 선발될 예정이다.

17일 서울 강서구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정신장애인 오피스카페 관리사 시연회.ⓒ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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