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웹툰작가 양성교육에 참여한 수강생이 본인의 창작물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에이블뉴스

지난 25일 오후 2시 장애인 웹툰작가 양성교육이 진행되는 경기도 성남시 신흥 롯데시네마타워 512호 해피유장애인자립생활센터 프로그램실은 수강생들의 열기로 후끈했다.

장애인 웹툰작가 지망생들은 현직 작가인 신경순 강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부터 언어장애를 가진 뇌병변장애인까지 수강생은 다양했다.

웹툰작가는 유망직종으로 떠오르면서 장애인 당사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장애와 관계없이 데뷔를 할 수 있고 창작활동만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실제로 청각장애인 당사자인 웹툰작가 라일라는 네이버웹툰에 ‘나는 귀머거리다’라는 일상툰을 연재하기도 했다.

수강생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대부분은 신경순 강사의 말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수첩에 내용을 꼼꼼히 적었고 궁금한 점은 강사에게 질문하면서 해소해 나갔다. 질문은 대부분 웹툰 제작과 관련한 실질적인 것들이었다.

이를테면 “일상툰(웹툰 소재의 한 부분) 그림형태를 그리는 게 쉽지만, 다른 장르를 그리고 싶은데 어떡해야 하는가”, “손에 자꾸 힘이 들어가서 태블릿으로 그리기가 힘들다. 방법을 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신경순 작가가 웹툰작가 양성교육 수강생을 지도하는 모습. ⓒ에이블뉴스

수강생들은 180분 강의 중 단 한번 있는 쉬는 시간조차 잊고 웹툰 그리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수강생은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지, 유튜브 작화 동영상을 반복재생하면서 펜슬을 움직였다.

해피유IL센터 직원이 쉬었다고 하자고 말하고 나서야 수강생들은 태블릿에서 펜슬(그림을 그리는 도구)을 내려놓았다. 쉬는 시간에도 웹툰 제작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강의는 실제로 웹툰을 제작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스토리를 구성하는 방법이라든지 캐릭터를 설정하는 구체적인 방법,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방법은 물론 태블릿을 이용한 작화방법까지 다양했다.

해피유IL센터는 직원들은 신경순 강사를 보조하며 태블릿이 익숙하지 않은 수강생들에게 조작방법을 설명하고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 결과물을 올리는 방법을 설명했다.

웹툰작가 양성교육을 수강하는 당사자들은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참여할까. 김유경(48세·뇌병변 5급)씨는 “어린시절 꿈이 만화가였다. 지금은 장애인식개선과 장애인권교육 강사를 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웹툰 작가를 꿈꾸고 있다. 제가 지금하는 일을 소재로 웹툰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수강생 유용민(31세·지체 2급)씨는 “지인의 권유로 웹툰 작가 양성교육에 참여하게 됐다.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다”면서 “스토리를 구성하는 게 좀 힘든 것 같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웹툰 작가도 생각하고 있다. 장르는 코믹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피유IL센터는 웹툰 작가 양성교육 수강생들의 창작물을 작품전시회를 통해 공개하고 웹툰 플랫폼(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창작만화 게시판, 네이버 도전만화 등)에 게시해 평가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또한 웹툰 창작물을 장애인식개선과 장애인권교육의 교재로 활용하고 스티커와 달력으로 제작한다. 장애인 웹툰작가 양성교육은 오는 10월까지 진행된다.

웹툰작가 양성교육에 참여한 수강생들이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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