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눈 실명자도 1종 운전면허를 딸 수 있습니까?”

며칠 전의 이 질문은 어찌 보면 약간은 어리둥절한 질문이었다. 그동안 한쪽 눈 실명자는 1종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가 없었기에 안 된다고 했었다. 그러다가 여러 사람들의 진정‧건의로 「도로교통법」이 개정되어 단안 장애인도 1종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는 기사가 지난 5월에 났기 때문이다. <단안장애인 1종 보통운전면허 취득 ‘청신호’ 에이블뉴스 2016.05.13.>

시각장애인이 면허시험장에서 운전연습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이복남

혹시나 싶어 인터넷을 찾아보았더니 ‘당연히 1종 운전면허가 가능하다’는 답변이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 보아도 ‘된다 또는 안 된다’의 확신이 없었다. 후속기사는 없었던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운전면허를 담당하는 도로교통공단 홈페이지를 찾아보았다. 면허시험자격에서 신체검사기준은 ‘교정시력 : 1종은 양안 시력 0.8이상, 각안 0.5이상, 2종은 양안 시력 0.5이상, 한쪽시력이 없는 경우 다른 쪽 시력이 0.6이상’이었다. 이런 기준이라면 예전하고 똑 같은 게 아닌가.

그래서 직접 물어 보고자 도로교통공단으로 전화를 했다. 몇 번이나 전화를 해 봤지만 긴 ARS가 나온 다음에는 통화대기자 많다면서 전화가 끊어졌다. 하는 수 없이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도로교통법」을 찾아서 경찰청으로 전화를 했다. 몇 번 담당자를 바꾼 후에 “11월 30일부터 시행됩니다.” 라는 답변을 들었다.

11월 30일부터 시행되는 한쪽 눈 실명자 즉 단안 장애인의 신체검사기준은 ‘단안 시력이 0.8이상, 수평 129도 수직 20도 중심시야 20도 암점 또는 반맹이 없을 것’ 등이라고 했다. 물론 「도로교통법」이 통과 되었다고는 해도 아직 시행 전이라 개정된 법은 공표되지 않았다.

현행 운전면허 신체검사기준. ⓒ도로교통공단

1종 보통운전면허를 받을 수 있는 단안 장애인은 시각장애인 6급이다. 만약 6급 이외의 사람들이 1종 운전면허를 취득하였다면 그는 시각장애 6급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리고 2종 운전면허의 경우 ‘두 눈을 동시에 뜨고 잰 시력이 0.5 이상일 것. 다만, 한쪽 눈을 보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쪽 눈의 시력이 0.6 이상이어야 한다.’ 따라서 제2종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도 6급이다.

그런데 시각장애 5급1호는 좋은 눈의 시력이 0.2 이하이니 당연히 운전면허에서는 제외이다. 그런데 6급과 5급1호 사이에 5급 2호가 있다. 5급2호는 ‘두 눈의 시야가 각각 정상시야의 50% 이상 감소한 사람’이다. 예전에는 2종 운전면허 기준에서 ‘시야 150도 이상’이라는 조항이 있었으나 현재는 시야에 대한 조항이 없으니 시각장애 5급 2호도 시력이 해당만 된다면 이제 시야결손은 상관이 없으므로 2종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가 있다.

장애유형및 등급별 등록장애인현황. ⓒ보건복지부

2015년 12월말 현재 등록장애인은 2,490,406명인데 이 중에서 시각장애인은 252,874명이다. 이 가운데 시각장애 6급은 167,749인데 이 중에서 1종 보통운전면허를 취득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1종 보통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단안 장애인이 1종 보통운전면허를 원한 것은 직업 때문이다. 1종 보통운전면허가 있어야 15인승 이상의 승합차를 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월 30일이 지난 후에는 한쪽 눈을 실명한 시각장애인들도 1종 보통운전면허를 취득하여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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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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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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