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복지편의점’ 모습.ⓒ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곳에서 일하는 장애인을 보기는 쉽지 않다. 장애인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쉽게 드나드는 곳이어야 한다. 이에 일본에서는 ‘편의점’을 통한 장애인고용이 각광받고 있다는데.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이 최근 발간한 ‘세계장애동향’을 통해 일본의 ‘복지편의점’을 소개한다.

■비장애인과 임금 ‘동일’, 단시간 근무=복지 편의점이 먼저 들어온 곳은 시청과 같은 관공서다. 각종 민원 서류 신청이나 발급을 위해 시청과 같은 관공서를 방문한 사람들이 많은 것. 처음 복지 편의점이 개설된 곳으로 알려진 곳은 효고현 아카시시 시청이다.

2006년도 시행된 ‘장애인 자립 지원법’의 시행을 계기로 이뤄진 복지 편의점. 이전까지는 특수학교를 졸업한 장애인의 작업장으로의 연계와 같은 복지적인 취업 지원이 중심이 다였다. ‘장애인의 취로진로를 민간에만 맡기지 말고, 아카시시 차원에서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복지편의점을 구상하게 됐다.

2007년 11월8일 효고현 아카시 시청 2층에 편의점 세븐 일레븐 아카시 시청점이 문을 열었다. 영업시간은 시청의 업무 시간과 동일한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문을 연다. 개점 당시 직원은 점장 포함 총 8명이며, 이중 장애인은 4명이었다.

장애인들의 근무 시간은 정오부터 오후 5시와, 오후1시부터 오후5시 2가지로 매일 4시간 또는 5시간 정도 근무한다.

임금은 비장애인과 동일하며, 한 달 수입은 약 80만 원 정도다. 과자, 음료, 문구 등을 판매하며, 이와 더불어 아카시 시내에 있는 장애인시설 및 작업장에서 만든 쿠키, 수제품 등도 함께 판매한다.

■인센티브‧잡코치 이용, 대기업도 ‘호응’=아카시시의 복지 편의점 유치와 관련해서는 세 곳의 편의점 업계에서 관심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와 어떤 조건이면 업계의 진출이 가능한 지에 대한 협의의 과정을 거쳤다.

예를 들면 한정된 공간과 제한적인 영업시간, 안정적인 고객수 등을 감안해 예산적인 측면에서 장애인을 고용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떤 장애인이라면 손님을 상대할 수 있을까가 주요 논쟁점이 됐다.

이와 관련해서는 취로지원전문기관인 공공직업안정소와 장애인직업센터에 상담했으며, 그 결과 지적장애인이나 정신장애인이라도 중경도의 장애인이라면 가능하다는 조언을 들었다. 특히 단시간 노동조건이라도 장애인 고용 조성금을 받을 수 있고 잡 코치 제도를 이용해 잡 코치를 붙일 수 있어 사업자 측에서도 이점이 있었다.

즉, 복지편의점 진출이 사업자 측에서도 인센티브가 있다는 점이 작용, 대기업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

아카시 시청 내의 복지편의점에서 일하는 장애인은 점차 손님 접객에 익숙해졌을 뿐 아니라 매상도 꾸준히 증가했다. ‘다른 점포에 비해 접객 태도가 좋다는 평가가 알려지면서 그 얘기를 들은 다른 점포 주인들이 장애인 고용의 모습을 보러 오고 싶다’는 얘기도 있다고 한다.

■행정기관서 장애인 고용 성과, 타 지역 전파=복지 편의점의 성과로는 새로운 장애인 고용의 장을 행정 기관 내에 만들었다는 것이다. 해당 지역의 장애인 시설 및 장애인 작업장에서 생산된 장애인생산품을 판매하는 판로로서도 기능하고 있다.

특히 중요한 점은 지적장애인이나 정신장애인도 중경도의 장애인이라면 얼마든지 편의점에서 충분히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이다. 그 결과 세븐 일레븐에서는 다른 점포에서도 장애인 고용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일본 전국에는 약 4만 여곳의 편의점이 있으며, 각 점마다 한 명씩만 고용한다면 장애인 취로 확대에 크게 기여한다는 것.

또한 비장애인과 동일한 임금을 지불한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다. 예를 들어 편의점 뿐 아니라 이 복지 편의점이 하나의 사례가 되어 전국 곳곳에 있는 프랜차이즈 점포에서도 장애인의 단시간 고용이 확대된다면 장애인 고용의 장 확대에 크게 기대할 수 있는 바다.

아카시시의 복지 편의점은 다른 시에도 점차 알려지면서 복지 편의점을 운영하는 지자체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오사카의 스이타시에 로손 편의점이 복지 편의점을 오픈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일본의 대기업 편의점 업계인 세븐 일레븐, 패밀리 마트, 로손 등은 사무 업무 뿐 아니라 각 점포에서 접객 및 판매를 담당하는 분야에서도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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