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에서 장애인 행정보조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신나은씨. ⓒ에이블뉴스

“아직도 광주시교육청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요. 저 보다는 어머니가 무척 기뻐하셨어요.”

광주시교육청에서 장애인 행정보조원으로 근무하는 신나은(25세, 지적장애 3급)씨.

나은씨는 올해 3월부터 교육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주 업무는 한글 등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한 문서 작성과 엑셀을 통한 회계처리 등이다.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처음 입사한 달에는 낯설고 업무량도 많아 고생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고. 업무량이 많아 힘들 때는 같이 입사한 동료와 업무분장도 하며 재밌게 일하고 있다.

특히 교육청에 보탬이 되기 위해, 또 나름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퇴근 후에는 전문 교육기관에서 엑셀 공부도 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 컴퓨터 활용능력 자격증 등을 취득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일을 하다 보니 배워야 할 것들이 많더라구요. 교육청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이번 기회에 관련 자격증도 꼭 따고 싶어요.”

나은씨는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주민센터에서 장애인 행정도우미(행정보조원)로 근무하기도 했다. 당시 주민등록 등·초본, 장애인 증명서 등을 떼어주는 업무 등을 맡아봤다.

명랑하고 밝은 성격의 그녀는 당시의 업무가 지금의 교육청 업무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나은씨는 교육청에서 근무하면서 이루고 싶었던 소원 하나도 이뤘다. 바로 어머니에게서의 독립이다.

집에서 교육청까지의 거리는 30여분, 혼자 산다는 것이 처음에는 낯설고 어려웠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도 됐다. 나름 홀로서는 연습을 하고 있는 셈이다.

5월부터는 얼마 안 되지만 정기 적금도 들 생각이다. 2개월 동안 허투루 돈을 썼다는 반성의 의미이고, 무엇보다 정기 적금을 통해 자신의 최종 목표를 이루고 싶기 때문이다.

나은씨의 꿈은 바리스타가 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자신만의 카페도 갖고 싶다.

“나중에 꼭 전문 바리스타가 되고 싶어요. 또 카페도 하나 차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그때를 위해서 열심히 적금도 하면서 일할 거에요.”

광주시교육청에서 신나은씨가 업무를 보고 있는 장면. ⓒ에이블뉴스

나은씨가 교육청에서 근무하게 된 데는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인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역할이 컸다.

장애인개발원은 지난해 12월 교육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함께 ‘장애인 채용지원사업 Jump up, 일터로’를 추진했다.

이 사업은 장애인일자리사업 참여자 및 미취업 장애인의 안정적인 일자리 연계를 통한 사회통합 실현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장애인개발원은 교육청이 필요로 하는 장애인 인력에 대한 채용면접 행사를 주관해 진행했고, 합격자를 대상으로 초기 직무 적응력 향상을 위한 사전 직무교육 등을 실시했다.

장애인개발원은 교육청과 지속적으로 장애인 채용 연계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양질의 신규 일자리 개발과 확산을 도모한다는 계획.

교육청의 이 사업 참여는 경기도교육청에 이어 두 번째다. 경기도교육청은 2014년 이 사업에 참여해 올해 4월까지 80명의 장애인을 채용했다.

이 사업에 처음 참여한 교육청은 나은씨를 포함해 20명의 중증장애인 교육공무직원을 채용했다.

이 사업 모집공고 기간에는 20명 모집에 230명이 지원했다. 11.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을 만큼 관심이 높았다.

채용분야는 행정보조원을 포함해 도서관(실)보조원, 청소보조원, 급식보조원 등 4개 직종으로 나눠 진행됐다.

중증장애인 교육공무직원을 바라보는 교육청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교육청 주성준 주무관은 “처음에는 걱정도 없지 않아 있었다. 교육청을 찾는 분들이 어떻게 바라볼지 몰랐기 때문”이라면서도 “나은씨를 포함해 모두들 열심히 일한다. 업무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주위에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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