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31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대한민국 대표단. 이대한 사회복지사가 이용우 선수와 함께 입국하고 있다.ⓒ에이블뉴스

지난 3월 말 진행됐던 '제9회 보르도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6연패 쾌거를 두고 언론보도가 많이 났습니다. 특히 6명의 발달장애인 선수들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큰 성과를 냈는데요.

도자기 직종 동메달 동휘씨, 전자기기-기초 직종 금메달 준경이, 가구제작-기초 직종 동메달 요한이, 양장 기초 직종 동메달 희진이, 데이터처리-기초 직종 은메달 강회까지. 메달은 못 땄지만 지적장애인 최초로 회화 직종 국가대표로 선발된 용우의 활약상도 대단했었죠.

프랑스에서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선수들의 활약에는 한 사람의 숨은 조력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바로 지적장애인 선수관리를 위해 참가한 서울시립지적장애인복지관 소속 이대한(남, 32) 사회복지사입니다.

열흘 가량 진행된 프랑스 보르도-파리 일정까지, 그는 한 순간도 아이들의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공식 행사가 끝난 후에도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시켜주고자, 현지 마트와 길거리, 세느강을 구경시켰죠.

특히 여섯 살 수준의 지적능력을 가진 지적장애 3급의 자폐성 장애인 용우와 정이 많이 들었을 겁니다. 전라남도 사회복지시설에 생활하고 있는 용우에게 핸드폰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법을 손수 가르쳤습니다. 신이난 용우가 보내오는 기다란 메시지에 일일이 답장하기도 힘들었지만 말이죠.

혼잣말하기 좋아하는 용우에게 “선생님이 이렇게 물어봤지? 그럼 뭐라고 대답해야 돼?”라고 재차 교육시키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도 덤이었고요. 메달을 딴 아이들의 부모님에게 일일이 메시지와 사진을 보내며 기쁨도 함께 나눴습니다. 그의 따뜻한 마음씨는 아마도 국가대표 선수단 모두에게 전해졌을 겁니다.

하지만 그에게도 말 못할 고충은 있었습니다. 6명의 선수들을 1명의 사회복지사가 관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죠. 대회 날 마주친 그는 “요한이 못 봤어요?”, “이번엔 준경이가 없어졌어요”라며 아이들을 찾아 헤매며 진땀을 빼는 모습이었습니다.

여자인 희진이를 일일이 화장실까지 데려다 줘야 했던 점도 불편하지 않았을까 싶었죠. 하루 종일 질문을 하고 있는 아이들이 한번쯤은 귀찮을 법도 하지만, 인상 한 번 구긴 적 없었습니다. 제대로 쉴 틈도 없어도 “나는 업이니까 괜찮다”는 그를 보며 사회복지사들의 처우 개선도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제9회 보르도 국제장애인올림픽대회’에서 우리나라는 영광스러운 6연패의 신화를 썼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끊임없이 긴장하고 땀 흘렸던 숨은 조력인이 있었다는 사실도 함께 기억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고생한 이대한 사회복지사님, 당신도 자랑스러운 메달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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