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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 가진 ‘검은’ 장애인표준사업장

장관 표창장까지 받았지만…임금차별·폭언은 일상

“고용에만 신경쓰는 정부…사후대책 마련해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4-10-08 10:08:25
j사의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서(왼), 심모씨의 근로계약서(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j사의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서(왼), 심모씨의 근로계약서(오).ⓒ에이블뉴스
고용노동부에서 지원받는 장애인표준사업장에서 장애인에 대한 비인간적 차별과 폭력이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 장하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8일 고용노동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장애인표준사업장에서 벌어진 차별실태를 폭로했다.

장애인표준사업장이란 중증장애인의 안정된 일자리 창출과 장애인 중심의 작업환경 기준을 제시해 중증장애인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고용노동부가 지원하는 업체를 말한다. 2014년 현재 총 149개 사업장이 정부지원을 받고 있으며, 최근 2년간 210여억원이 투입됐다.

장애인고용촉진을 위해 설립된 장애인표준사업장임에도 불구하고 금천구 독산동에 위치한 J사에서 장애인에 대한 비인간적 차별과 폭력이 버젓이 행해지고 있었다.

J사는 전체 노동자 38명 중에 35명이 장애인으로,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지정한 장애인표준사업장이자 2013년 5월부터는 장애인우수사업주로 인증된 곳이다.

2013년 11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부터 모범적인 기업경영으로 표창장까지 받았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J사에서 일하는 장애인 노동자들은 비장애인 관리자들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욕설 심지어는 폭행과 얼차려까지 당하고 있었다.

또 숙련노동에 대한 대가는 없이 매년 인상되는 최저임금에 딱 맞춘 임금만 주는 만성적인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다.

J사에서 근무했던 심모씨(22년차 인쇄기능공)에 따르면, 같은 사업장에서 일한 장애인 노동자 김모씨는 10년째 J사에서 일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아 한 매체에 장애인이지만 숙련된 노동자로 소개될 정도로 비장애인보다 더 뛰어난 직업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연히 보게 된 김모씨의 급여명세서에는 2013년 법정 최저임금 액수인 101만5740원만 찍혀있다는 걸 발견했다.

뿐만 아니라 10년을 일한 김 모 씨나 입사한지 한 달밖에 안 된 다른 노동자나 장애인이면 모두 같은 액수의 임금이 지급되고 있었다.

장애인 노동자들의 임금은 매년 오르는 최저임금 인상분만큼만 바뀌었고 근속수당, 직급수당 등의 그 어떤 수당도 없이 연장근로수당만이 추가되어 지급되고 있는 것.

심 씨는 “관리자나 대표가 원하면 장애인 노동자들에게 강제적인 연장근로를 시키는 분위기가 만연했다. 누구도 거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며 “ 새벽까지 철야노동을 시키고 난 후 장애인 노동자에게 교통비를 실비로 지급하지 않아 금천구에서 집인 김포까지 5시간을 걸어간 경우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J사에서 연장근로는 고용주 마음대로 시키면서 지각을 하면 감봉 처리하고, 심지어 벽을 보고 손을 들게 하는 벌을 세우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장애인들을 관리한다는 이유로 비장애인들의 폭언과 욕설이 일상적으로 이뤄졌으며 심지어는 폭행까지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장애인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침해가 일상적으로 벌어진 것.

J사의 장애인 노동자 장 모 씨도 “점심시간에 강제로 진행되는 예배에 불참했는데 그것에 대한 시말서를 쓰라고 하자 작성하지 않았고 그것을 이유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됐다”고 진술했다.

혼자 인사위원회에 출석하기 두려운 장 모 씨는 조력자의 도움을 받길 원했으나,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26조는 장애인이 사법기관에 사건관계인으로 출석하게 되는 경우 조력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나 인사위원회의 경우 그것에 해당되지 않아 결국 혼자 출석하게 되었다.

결국 분위기에 위축되어 제대로 된 소명도 하지 못한 채 인사위원회 위원들에게 폭언만 듣고 해고됐고 그 역시 현재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해놓은 상황이다.

이에 장 의원은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을 통해 전국 149곳, 전체 노동자 7620명 중 3862명의 장애인 노동자들의 임금실태 및 4대 보험 가입 등의 기본적인 노동실태 자료를 요청했지만 “관련한 자료가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이는 정부 예산 2013년 139억, 2014년 6월까지 71억 원을 투입하도록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지정한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사후관리를 전혀 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는 것이 장 의원의 지적.

그야말로 수치상으로 나타나는 장애인들의 ‘고용’에만 신경 쓰고 그들의 ‘노동’은 전혀 신경 쓰고 있지 않는 현실이다.

장 의원은 “장애인표준사업장들에 대한 사후관리가 전혀 되고 있지 않아 J사 이외의 장애인표준사업장에서 유사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며 “더구나 장애인 친화적이라는 장애인표준사업장도 이러한데 그렇지 않은 장애인 고용 사업장의 경우 더욱 심각한 인권침해 사례들이 있을 수 있음을 짐작케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 의원은 “전체 장애인 노동자들의 노동인권실태조사가 필요하고 그전에 먼저 149개 전체 장애인표준사업장에 대한 노동인권실태를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국가인권위원회가 공동으로 전수 조사를 실시해 임금을 포함한 차별 문제, 인권 침해 등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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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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