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 IL인턴제 도입을 제안한 김재익 소장(가운데)와 고용노동부 이명로 과장(왼), 보건복지부 이주현 서기관(오).ⓒ에이블뉴스

중증장애인의 고용을 위한 중증장애인 자립생활(IL) 인턴제 제안에 정부가 난색을 표했다. 인턴제 도입이 아니더라도 중증장애인 고용을 위해 “할만큼 하고 있다”는 입장인 것.

굿잡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재익 소장은 21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새로운 고용지원시스템 구축과 소득보장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중증장애인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중증장애인 자립생활(IL)인턴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현재 우리나라 장애인 비경제활동 인구 중 중증장애인이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은 직업적 잔존능력이 낮고 본질적인 직무기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사실상 고용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에 기존의 직업재활패러다임에서 벗어난 자립생활 이념을 과감히 도입, 중증장애인이 일할 곳으로 중증장애인 당사자들에 의해 설립된 IL센터를 우선적으로 꼽아야 한다는 것이 김 소장의 설명이다.

김 소장이 제안한 최적의 방안은 ‘중증장애인 자립생활(IL)인턴제’ 도입. 전국 200개 IL센터에 1년 단기인턴 방식으로 중증장애인 3명을 고용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자립생활고용지원금’이라는 명칭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김 소장은 인턴제가 IL센터에서 이뤄져야 하는 이유를 ▲고용주의 인식차원에서 중증장애인에 대한 높은 고용의지를 가지고 있음 ▲중증장애인 강점을 활용해야 성공할 수 있는 사업 진행 ▲장애인지적 조직 문화 ▲장애인지적 직무환경 구축 등을 꼽았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고용노동위원장이기도 한 김 소장은 앞서 5월 기자회견을 통해 인턴제를 첫 제안했다.

그 후 기자회견,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의 간담회를 통해서도 인턴제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지난 14일 가진 공단과의 간담회에서는 “제안은 좋으나, 예산 부분이 걸린다”는 답변을 받은 바 있다.

김 소장은 “예산을 산출해보면, 1년에 신규고용인턴 3명에 대하여 각 120만원의 급여를 지급할 때 총 예산은 86억 4천만 원으로 100억에 미치지 않는다”며 “인턴제는 중증장애 특성상 업무처리능력의 부족, 경력 부족 등 기존에 중증장애인 고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언급된 문제들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김 소장은 “인턴제 실현을 위해서는 수급자 고용유인전략도 필요하다, 많은 중증장애인들이 수급권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인턴제 취업이 되면 수급권 박탈 두려움으로 다수의 장애인들이 시도조차 어렵다”며 “정부가 빈곤한 중증장애인이 고용된 후 수급권 탈락유예기간을 2~3년 정도로 연장하는 등 고용유인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이웃자립생활센터 주숙자 소장도 “중증장애인들은 직업을 갖길 많이 원하지만 현재 고용정책은 장애인을 직업과 연결하지 못한다. 센터 운영하면서 많은 장애인을 고용하려고 노력하지만 장애인 직원 뽑기도 너무 어렵다”며 “현재 우리 센터 이용자 10명중 8명이 수급자다. 월급이 100만원 초반으로 너무 낮다보니까 일을 하기 위해 수급비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어 주 소장은 “인턴제 제안은 상당히 신선한 충격이었다. 기업체, 지자체, 장애인고공단이 중증장애인의 새로운 직종개발을 못 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인턴제는 고용의 해결 방안”이라며 “인턴제 도입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대학교 직업재활학과 이달엽 교수도 “인턴제 주장에 찬성하며 더 나아가 정부가 보조하고 있는 시설, 장애인단체에 장애인으로서 사회복지사인 사람들에게도 인건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파격적 제안을 하기도 했다.

21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새로운 고용지원시스템 구축과 소득보장 방안 모색 토론회' 참석자들.ⓒ에이블뉴스

반면, 토론에 참석한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측 관계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 이주현 서기관은 “인턴제는 장애인고용을 위한 필요성에서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인턴이라 하면 한시적인거다. 1년 지원해주고 끝나는거면 그 후 지원은 어떻게 되는거냐”며 “인턴이 끝나면 실질적인 일자리를 찾아야한다. 1년후 단절되면 오히려 더 실망감이 이어질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서기관은 “썼던 사람 계속 쓰면 고용 창출도 되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창출될 수 있도록 어떤 일을 통해 어떻게 할 것인지, 좀 납득이 될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하다”며 “현재 복지부의 일자리사업도 있다. 중증장애인들을 파트타임형태로 고용하는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 이명로 과장도 “인턴제 관련 공단과 협의를 계속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공단의 입장 확정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복지부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지속적 고용문제, 일반기업으로 전이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될 수 있느냐가 문제”라며 “이 부분은 공단, 복지부, 고용부가 실태를 면밀히 파악해서 합의점 도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장은 “현재 고용부에서는 중증장애인이 일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예를 들면 현장에서 3주 훈련하고 취업하는 지원고용제도도 있고, 공단을 통해 훈련하는 것들도 있다”며 “현재까지는 중증장애인이 고용을 원하면 일을 얼마든지 제공하고 있다며 자신있게 말은 못하지만 관련 예산,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나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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