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구족화가들의 모습. <한국구족화가협회 제공/노컷뉴스>

'살아 있는 비너스'로 불리는 구족화가 앨리슨 래퍼씨가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한국을 찾았다.

하지만 비슷한 처지에 놓인 한국의 구족화가들은 사회의 무관심으로 생계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팔이 없는 장애를 극복하고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앨리슨 래퍼씨의 이야기에 사람들은 감탄을 마지 않는다.

하지만 알고보면 한국에도 래퍼씨와 같은 구족화가들이 적지 않게 활동하고 있다.

한국의 구족화가들은 작품활동은 물론이고 생계를 유지하는 것조차 힘든 실정이다.

지난 23일 래퍼씨를 만난 뇌성마비 장애인 화가 이윤정씨는 최근 부모님이 아프자 작품활동 뿐 아니라 생계가 막막해졌다.

이씨는 "부모님이 연로하셔서 수입이 없어 생계가 어렵다. 미술공부를 더 하고 싶은데 제약이 많다"고 말했다.

세계구족화가협회 한국지부에 따르면 한국의 구족화가는 모두 22명. 상당수가 기초생활보호대상자들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에 사는 구족화가들의 불편은 더 크다.

서울과 달리 작품활동을 도와줄 자원봉사자를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구족화가를 지망하는 장애인들도 마찬가지다.

미술 교육을 쉽게 받을 수 없는데다 국내에는 구족화법을 가르치는 전문교사도 거의 없는 형편이다.

세계구족화가협회 한국지부 배미선 지부장은 "한국의 구족화가들도 사회적 제도의 미비라든지 장애인에 대한 차별에 인해서 꿈과 포부를 펼쳐나기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예술가의 길을 갈 수 있었다는 래퍼씨의 말은 아직은 먼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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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사회부 육덕수 기자 cosmos@cbs.co.kr/에이블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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