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학생들의 모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연대하는 서울대학교 학생들’은 26일 서울대학교 아크로폴리스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연대 시민·학생 연서명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연대하는 서울대학교 학생들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장애인권리보장 투쟁에 지지와 연대의 뜻을 밝혔다.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모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연대하는 서울대학교 학생들’(이하 전연서)은 26일 서울대학교 아크로폴리스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연대 시민·학생 연서명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지 연서에 참여한 건수는 총 1,127건으로, 서울대학교 학부생 451명, 대학원생 94명, 교직원 20명, 졸업생 65명, 일반시민 475명, 단체 22곳이 참여했다. 또한 200여 개의 연대 메시지를 보내왔다.

지난해 12월 장애인권리보장을 요구하며 시작된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는 올해 3월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가 자신의 SNS를 통해 시위를 비판하며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전연서는 “전장연의 시위에 대한 사회적 시선 속에서 누군가는 ‘전장연 vs. 일반시민’이라는 프레임을 만들며, 이 사회의 시민들이 모두 전장연에 반대하는 것처럼 말하고 반대하는 시민들만이 문명적이라고 하지만, 전장연의 뜻에 공감하며 그들의 싸움을 지지하는 시민들도 분명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우리도 하루빨리 시위가 끝나고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하지만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민들’에는 반드시 장애인 역시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장애인들이 불편함 없이 누려왔던 일상 속에서 장애인들은 벽과 턱에 가로막히고 지연된 일상을 살 수밖에 없었고, 이러한 상황이 해결돼야만 진정으로 시민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날이 될 수 있으리라는 것.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연대 시민·학생 연서 참가자들이 보내온 연대 메시지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연대하는 서울대학교 학생들

전연서는 “누군가는 ‘그런데 왜 지하철이냐?’, ‘무고한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말고 이 문제에 대해 책임을 가진 이들을 찾아가라’고 말하지만, 장애인들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책임 있는 사람들을 만나며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1년 1월 오이도역에서 장애인 노부부가 수직형 리프트를 이용하다 추락해 사망하는 사건 이후 장애인들은 청와대, 국회, 기재부를 찾아가 이동권을 외쳤고, 한강 다리를 기어 건넜으며, 수십 일의 단식을 단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의 요구는 언제나 묵살당했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이제는 동료 시민들이 그들의 곁에 서서, 그 책임 있는 이들이 더 이상 그 죽음을 외면하지 못하게 압박할 때”라며 “이는 그들의 선출에 책임을 가진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으로서 져야 할, 동료 시민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학교 배리어프리 보장을 위한 공동행동 최원빈 학생은 “장애인분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20년이 넘는 세월을 민주적으로 투쟁해왔지만, 저항의 소리가 비장애인의 고요한 일상을 깨뜨리는 순간 이들을 향한 차별과 혐오가 시작됐다”며, “우리는 비장애인이 누렸던 안온한 일상이 누군가의 권리를 짓밟고 만들어진 것은 아닌지를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동료시민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맙시다. 지연된 권리가 지연되지 않도록, 연대의 물결이 혐오를 이겨낼 수 있도록 함께합시다. 저 또한 불평등한 사회가 모두를 위한 평등한 사회가 되는 그날까지. 항상 지지하고 함께하겠다”고 외쳤다.

전서연 변현준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익명 커뮤니티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혐오만이 전체의 의견인 양 노출됐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가라앉고 대면 공간이 활성화되면서 여전히 인권의 가치를 믿는 이들이 여전히 내 옆에 살아 숨 쉬고 있었다는 사실을 서로 확인했고, 희망을 확인했다”면서 “서울대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평등한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해 싸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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