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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장애인 사망 손배소, 지자체 책임 인정

1심 재판부, 시설장과 평택시 1억4천 배상 판결

“시설장·지자체 민사상 배상 책임 인정된 첫 사례”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1-27 13:55:23
피해자 유족 김 모 씨.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피해자 유족 김 모 씨. ⓒ에이블뉴스
“믿고 형을 맡겼던 장애인거주시설에서 누군가의 폭행으로 인해 형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됐고, 형의 억울함을 전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제발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피해자 유족 김 모 씨)

(사)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 등 5개 단체는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평택 미신고시설 폭행·사망사건 국가배상청구소송 1심판결 선고’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장추련에 따르면 2020년 3월 평택시 소재 미신고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중증장애인 김 모 씨가 활동지원사에게 폭행을 당해 결국 의식을 잃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인 활동지원사는 지난해 4월 상해치사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지만, 해당 사망사건은 단순히 가해자의 일탈행위로 인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사건이 발생한 미신고시설 평강타운을 신고시설인 사랑의 집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건물에서 불법으로 운영해온 시설장과 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의무가 있는 평택시와 대한민국에도 책임이 있다는 것.

(사)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5개 단체는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평택 미신고시설 폭행·사망사건 국가배상청구소송 1심판결 선고’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사)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5개 단체는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평택 미신고시설 폭행·사망사건 국가배상청구소송 1심판결 선고’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이에 피해자의 유족들은 2021년 2월 22일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 및 장애인단체와 함께 시설장 및 평택시, 대한민국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저희 5남매를 키우다 형편이 더욱 어려워져 형을 보살펴 주겠다는 시설에 형을 보냈습니다. 누군가 도움을 줘야 생활이 가능한 중증 지체·지적장애를 가진 형을 돌봐준다는 것에 저희 가족은 항상 감사하고 죄송스러워했습니다.”

“열심히 일을 해서 형을 지켜주겠다는 마음뿐이었는데, 왜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시설 상황을 점차 알게 되며 몸도 마음도 고통 받았을 형을 생각하면 너무 막막합니다.”(피해자 유족 김 모 씨)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개최된 ‘평택 미신고시설 폭행·사망사건 국가배상청구소송 1심판결 선고’ 기자회견에서 선고 취지를 설명하는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 김남희 변호사.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개최된 ‘평택 미신고시설 폭행·사망사건 국가배상청구소송 1심판결 선고’ 기자회견에서 선고 취지를 설명하는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 김남희 변호사. ⓒ에이블뉴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6민사부은 시설장과 평택시에 피해자 유족들이 청구한 약 2억 2,000만 원 중 1억 4,000만 원을 공동책임으로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 김남희 변호사는 “소송을 통해 장애인거주시설에서 학대를 받아 사망한 장애인에 대해 시설장과 국가, 지자체에 책임을 묻고자 했다. 지금까지 시설 내 학대에서 형사 책임을 물을 적은 있었지만, 시설장과 지자체의 민사상 배상 책임이 인정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시설에서 자신을 돌봐야 하는 활동지원사에게 맞아 숨졌고, 시설과 국가는 이에 대해 우발적 사고라며 책임을 지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건은 우발적 사건이 아니다. 시설장은 같은 건물 안에서 신고시설과 미신고시설을 동시에 설치해 운영하고 장애인활동지원사를 불법으로 고용해 근무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평택시와 대한민국은 몇 년 전부터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평택시는 정기적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고 대한민국 역시 현장조사까지 해 불법적인 상황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그대로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오늘 소송은 국가에 대해 책임이 인정되지 않은 것이 아쉽지만, 직접적 책임이 있는 지자체가 장애인의 삶을 보호하고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해야 할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하고 더 이상 시설 내 인권침해를 방치하지 말라는 책임을 지자체에 부여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개최된 ‘평택 미신고시설 폭행·사망사건 국가배상청구소송 1심판결 선고’ 기자회견에서 선고 취지를 설명하는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나동환 변호사.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개최된 ‘평택 미신고시설 폭행·사망사건 국가배상청구소송 1심판결 선고’ 기자회견에서 선고 취지를 설명하는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나동환 변호사. ⓒ에이블뉴스
장추련 나동환 변호사는 “소송제기 당시 첫 번째로는 피해자를 폭행해 사망하게 한 활동지원사의 사용자로서 책임과 두 번째로 거주 장애인들에 대한 폭행, 학대를 지시 또는 묵인함은 물론, 스스로도 학대를 자행해 왔고 이러한 행위가 결국 이번 사건까지 이어지게 됐다는 점에서 본인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는 두 가지 측면에서 시설장에 대한 사용자 책임을 인정해 유족들에게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했다”며, “이는 재판부가 장애인을 보호해야할 장애인 거주시설의 책무를 저버리고 불법적인 운영을 하면서 관리감독도 하지 않은 피고 시설장의 책임을 엄중하게 인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사건에 대해 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은 사용자 책임과 본인이 학대 행위에 가담한 사실 모두 인정된다고 보아 시설장을 기소를 했으며, 현재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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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 기자 (bmin@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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