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장애인연합은 15일 ‘제20회 한국여성장애인대회’에서 여성장애인 안전권 확보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유튜브 캡쳐

여성장애인 안전 기본법 제정과 폭력피해자 보호 시설 지원 등 다중적 차별을 겪고 있는 여성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한 방안들이 쏟아졌다.

여성장애인은 폭력, 성폭력 등으로 인한 차별, 위험을 경험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동 등 일상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것.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은 15일 ‘제20회 한국여성장애인대회’에서 여성장애인 안전권 확보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15일 개최된 ‘제20회 한국여성장애인대회’에서 여성장애인 안전권 확보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발제하는 글로벌 사이버대학교 오화영 교수. ⓒ유튜브 캡쳐

‘여성장애인 안전에 대한 기본법 제정’ 필요

글로벌 사이버대학교 오화영 교수는 “여성장애인 차별은 복합성과 교차성에 있다”며, “여성장애인은 여성과 장애인으로서 다중차별을 받고 있다. 이 고리를 끊어 내기 위해서는 연결고리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2020년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장애인실태조사에 의하면 여성장애인의 70%가 중등 학력 이하의 학력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남성장애인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또한 2020 장애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장애인의 정서적 학대 건수는 172건으로 남성장애인에 비해 33건 많았고, 성적 학대는 114건으로 남성장애인의 약 6배인 것으로 드러났다.

오 교수는 “여성장애인의 경험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성별분리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헌법에 안전권 조항을 명시하고 여성장애인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여성장애인 안전에 대한 기본법 제정을 통해 법 체계에서 여성장애인 안전에 대한 인식과 일관된 방향성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15일 개최된 ‘제20회 한국여성장애인대회’에서 여성장애인 안전권 확보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토론하는 충북여성장애인연대 이현주 대표. ⓒ유튜브 캡쳐

‘여성장애인 폭력피해자의 안전권 보장’…쉼터 등 보호시설 확대·지원

충북여성장애인연대 이현주 대표는 여성장애인 폭력피해자의 안전권 보장을 위해 쉼터 등 보호 시설의 설립을 강조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가정폭력은 부부폭력을 기준으로 볼 때 비장애여성의 약 30%가 경험하는 반면 여성장애인의 경우 57%가 경험한다. 또한 폭력을 가하는 유형도 비장애여성은 배우자가 주된 가해자인데 반해, 장애여성은 30%가량이 주 보호자 혹은 동거 혈족에 의한 폭력이다.

하지만 장애여성이 폭력피해를 입고 찾아간 보호시설은 장애여성을 위한 극소수의 시설 외에 일반시설(비장애)은 장애인을 위한 거의 아무런 물리적 설비나 인적 자원, 심리적 지원을 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폭력피해에 가장 취약하다고 조사에 드러난 지적장애, 정신장애 여성들은 보호시설 종사자들도 벅차하는 실정이다.

이현주 대표는 “여성장애인 폭력피해자는 차별화된 지원이 필요하다. 제일 먼저 편의시설이 갖추어진 시설 환경이 시급하다. 누구나 갈 수 있는 피해자 보호 시설이 돼야 함에도 우리는 접근이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장애인의 자립은 피해로부터의 보호보다 중요하다. 법에서는 적절한 보호와 지원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지자체의 의지가 중요하다. 장애인들을 보호시설에서 일정 기간 보호하는 것만 목적이 돼서는 안 되고, 재피해를 막고 지역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15일 개최된 ‘제20회 한국여성장애인대회’에서 여성장애인 안전권 확보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토론하는 경남여성장애인연대 서혜정 대표. ⓒ유튜브 캡쳐

여성장애인과 일상의 안전

경남여성장애인연대 서혜정 대표 “장애 특성으로 인한 불편함은 곧 불안함으로 연결된다. 몇 년 전 포항에서 지진이 일어났을 때, 얼마 전 길을 가다가 사람들에게 치여 넘어져 다리가 골절됐을 때. 내 장애로 인한 불편함은 나에게 불안함으로, 또 안전에 대한 위험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처럼 우리 단체 회원들의 실태 조사 결과, 주거지와 이동에서의 안전에 불안함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 사소할지도 모르는 장애 특성으로 인한 불편함들이 곧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많은 여성장애인들이 이동을 불안해한다. 대중교통 이용의 불편함과 상해, 주변 사람들로부터의 장애 차별, 성 차별적인 발언들과 신체 접촉 등은 결국 안전에 위협을 느끼게 하고 이동을 포기하게 만든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는 재난과 재해와 같은 엄청난 것보다는 실생활에서의 인권 차별이었으며, 이것들은 하나씩 따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모두 다 연결돼 있었다. 여성장애인의 특화된 안전권은 여성장애인의 특성을 반영한 일상에서의 권리 확보를 말한다. 여성장애인 지원법 제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15일 개최된 ‘제20회 한국여성장애인대회’에서 여성장애인 안전권 확보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토론하는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안영회 공동대표. ⓒ유튜브 캡쳐

‘청각장애인 안전권 확보’ 당사자 안전 교육 및 정보 접근 개선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안영회 공동대표는 청각장애인의 안전권에 대해 “청각장애인은 듣지 못한다는 특성으로 인해 안전사고의 위험에 많이 놓인다. 또한 정보 접근에 대해 제한이 있기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한민국은 비장애인 위주로 설비된 방호 시스템, 방송 통신정보 제공 미흡 등 청각장애인에게 맞는 의사소통 관련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

이에 안 대표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안전교육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면서 “화재 안전 교육, 교통안전교육, 범죄로부터 안전교육, 성폭력, 성적 학대, 학대 예방 교육 등이 필요하다. 특히 재난 상황에 대해 청각장애인에 맞는 안전교육이 활성화돼야 하며, 안전체험관 운영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국가 차원에서 안전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재난담당 공무원, 소방대원, 경찰, 군인 등에 대한 청각장애인 관점에서 재난 관련 인력훈련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이를 아우르는 청각장애인 안전교육을 위한 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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