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서울 장차연)는 1일 서울시청 뒷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약속했던 내년 탈시설-자립생활 권리보장 예산을 반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에이블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6개월전 장애인들과 직접 만나 약속했던 탈시설 지원 예산이 반토막 위기에 놓였다.

탈시설 장애인 200명 대상 활동지원 월 120시간을 추가 보장하기로 했지만, 예산과에서 84시간으로 대폭 삭감했으며, 공공일자리, 자립생활센터 신규 4개소 지원 등은 한 푼도 반영되지 않은 것.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서울 장차연)는 1일 서울시청 뒷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약속했던 내년 탈시설-자립생활 권리보장 예산을 반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오는 2일 예산국장과 함께 예산을 조율할 것을 요구하며, 이뤄지지 않을 시 노숙투쟁도 이어갈 것임을 압박했다.

앞서 서울 장차연은 지난 4월 12일 제2차 장애인거주시설 탈시설화 추진계획 속 5년간 탈시설 장애인 300명 지원을 800명으로 확대하는 등 전면 수정을 요구하며 20일간 노숙농성을 펼쳤으며, 박원순 시장으로부터 “거주시설에서 나온 장애인이 자립하면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예산 반영 약속을 받아냈다.

시와 합의한 내년 예산안 반영 내용은 ▲탈시설 장애인 200명 활동지원 월 120시간 보장 ▲자립생활주택(가형, 다형, 서울시 체험형) 운영비 부족분 5% 증액 ▲자립생활정착금 1300만원 200명 지원 ▲서울형 공공일자리 200개 마련 ▲IL센터 인력 1인 충원 및 신규센터 4개소 지원 등 총 12가지 항목이다.

하지만 서울 장차연 대표자들이 이날 시 관계자들과 면담을 통해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장애인 관련과에서는 약속한 사항을 모두 반영해 예산을 책정했지만, 예산과에서 모두 ‘칼질’ 당했다.

가장 핵심인 탈시설 장애인 200명에 대한 활동지원 월 120시간 추가 보장의 경우, 월 84시간으로 삭감됐으며, 자립생활주택 운영비 5% 증액은 3%로, 자립생활정착금도 200명에서 70명으로 줄었다. 공공일자리 200개 마련, IL센터 인력 1인 충원, 신규센터 4개소 지원 등은 전액 삭감됐다.

면담 결과를 긴급 공유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에이블뉴스

면담을 진행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내년도 나올 탈시설 장애인 200명에 대한 활동지원 추가 120시간 보장 예산을 관련 과에서 52억원 정도 올렸는데, 예산과에서 18억원으로 잘랐다”면서 “IL센터 인력 추가, 신규 센터 지원 등은 전액 삭감된 상태다. 장애인 관련 과에서 우리와 약속한 내용을 충실히 반영했는데 예산과에서 깔끔하게 잘 잘라주셨다”고 상황을 공유했다.

서울 장차연 문애린 공동대표는 “중증장애인 일자리에 대해서 요구했지만, 하나도 반영되지 않는 것은 ‘중증장애인이 무슨 일자리냐’ 라는 뜻이 아니겠느냐. 전체적으로 삭감된 것은 20일간 농성한 우리의 의견을 씨알조차 먹히지 않았다는 판단”이라면서 “예산팀장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라며 금요일날(4일) 만나자고 했지만, 그 말을 온전히 믿지 못하겠다. 내일(2일) 다시 올테니 예산국장과 함께 만나서 예산을 조율하자”고 서울시를 압박했다.

약속했던 내년 탈시설-자립생활 권리보장 예산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담긴 A4용지를 붙인 활동가들.ⓒ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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