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되어줄 뿐만 아니라 친구이자 조력자로 어디에서든 함께 하는 동반자인 안내견. ⓒ에이블뉴스D

시각장애인이 안내견과 함께 음악회 연주를 위해 방문한 인천 국제성모병원에서 안내견 출입을 거부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따르면 오케스트라 단원인 김 모 씨는 지난 16일 오후 2시 40분경 일행의 차를 타고 병원 주차장에 도착했다. 인천소방안전학교가 오후 3시 병원 3층 강당에서 개최하는 찾아가는 음악회에서의 연주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주차장에 도착해 안내견과 함께 3층 강당으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던 중 보안요원과 인포메이션 직원이 들어갈 수 없다며 막아섰다.

병원 관계자는 사람이 많은 공간이고 안내견을 보고 놀라 민원이 들어올 수 있으며, 안내견도 털 달린 동물이기 때문에 안 된다 등을 출입 거부의 사유로 말했다. 더불어 폭염의 날씨임에도 안내견을 병원 외부에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 씨는 결국 연주회 시간이 임박해 안내견과 함께하지 못하고 떨어져 강당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센터 관계자는 김 씨가 타 병원에서도 연주를 많이 했는데 안내견 출입을 거부당하지 않고, 무대에도 함께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안내견은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되어줄 뿐만 아니라 친구이자 조력자로 어디에서든 함께 하는 동반자다.

정당한 사유 없이 출입을 거부할 시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한 ‘장애인차별금지법’에는 시설물의 출입이나, 기타 제한, 배제, 분리, 거부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센터는 지난 21일 국제성모병원에 팩스로 당사자에게 공식사과하고, 안내견 출입거부가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발송했다.

센터는 “지난해 5월 29일부터 모든 사업장에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 의무화돼 실시고 있지만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매우 부족하고, 후진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국제성모병원의 시각장애인 안내견 출입 거부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시각장애인들은 병원, 식당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안내견 차별로 큰 상처를 받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면서 “더 이상의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제성모병원은 병원이라는 기관의 특성 상 감염에 취약한 환자와 내원객들의 안전을 철저히 보호 하기 위한 조치였고, 장애인 관련 법률과 배치되는 사유의 출입제한이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국제성모병원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보건복지부에서 ‘의료기관 입원환자 병문안 기준 권고안’을 발표하고, 외부물품 반입금지 항목을 지정해 감염 예방을 위해 동·식물 반입을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각 의료기관에서 감염 위험을 줄이고자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면서 “2016년 10월 의료법 시행규칙 제1조 2(입원 환자의 방문 기준) 신설에 따라 ‘병문안 관리 규정’을 마련해 환자 안전과 감염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행사 진행 장소인 3층은 감염에 민감한 조직·세포검체가 분석되는 ‘임상병리과’와 ‘환자 수술실’이 위치하고 있어 더욱 철저한 감염관리가 필요했다”면서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인천소방학교 측에서 안내견을 돌보았으며, 보호자께서 민원인을 인도해 3층 행사장으로 이동, 차질 없이 행사가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안내견을 동반한 장애인 방문 시 규정 내에서 시각장애인 분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직원들을 통해 통행보조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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