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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장관 비법정단체 홀대 발언 일파만파

정당한 문제 제기 “과도한 의견표출”로 언급 ‘분통’

규탄 목소리 넘어 공개사과 요구 무기한 노숙농성 돌입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07-02 15:06:21
2일 서울 충정로 사회보장위원회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장애인권단체들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2일 서울 충정로 사회보장위원회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장애인권단체들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브리핑에서 ‘비법정 단체들의 과도한 의견 표출’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장애인계에서 “부적절한 망언”이라는 규탄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넘어 급기야 박 장관 공개사과 촉구를 위한 행동에 돌입한 것.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2일 오전 10시 서울 충정로 사회복지위원회 앞에서 노숙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박 장관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무기한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박 장관은 지난달 25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수요자 중심의 장애인 지원체계를 구축 하겠다”는 기자브리핑을 진행, 이달부터 시행되는 장애등급제 폐지와 관련 정책을 발표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김광환 상임대표,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홍순봉 상임대표, 한국장애인연맹(DPI) 황광식 회장, 한국장애인부모회 정기영 회장, 한국자폐인사랑협회 김용직 회장 등 5개 단체장들과 간담회를 진행한 이후였다.

박 장관은 기자들의 질의응답 시간에서 “기자간담회 전에 장애인단체 간담회에서 어떤 의견이 있었냐”는 질문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오늘은 장애인단체들 중에서 전국적인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5개 단체가 왔었습니다. 그분들이 오늘 여러 가지 건의사항도 하고 의견들을 주셨는데, 그 첫 번째가 우리나라에 장애단체가 많이 있지만 좀 더 대표성이 확보될 수 있는 장애인단체 중심으로 의견을 수렴해 달라는 그런 요청이 있었습니다.

오늘 오셨던 분들도 저희들이 여러 차례 만났지만, 소위 말하는 비법정단체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시위를 한다거나 과도한 의견표출들이 있었는데, 그러한 의견표출에 너무 정부가 경도되지 말고 균형 있게 기존의 법정단체를 중심으로 대표성 있는 단체들의 의견을 좀 더 충실히 반영해 달라는 그런 요청이 첫 번째로 공통적으로 있었고요.”


이 같은 박 장관의 답변이 알려지자 장애인단체들은 줄이어 성명서를 내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는 지난달 26일 성명서를 통해 “5개 단체의 민원성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법정 단체들의 과도한 의견표출'로 언급했다”면서 망언이라 칭하며 실망과 유감을 표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지난달 27일 “말 잘 듣는 법정단체들을 앞세워 말 잘 듣지 않는 비법정단체들의 정당한 요구와 의미 있는 활동을 짓밟아버렸다”고 비판했다.

시각장애인권리보장연대도 같은 날 “장애인들의 개별 욕구에 대해 충분히 듣고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해야 하는 장관이 오히려 장애계의 갈등을 조장하는 모습에 대해 몹시 유감을 표한다”면서 “장관이 장애단체 간 편 가르기 등 분열을 조장하는 모습에서 벗어나 시각장애 시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촉구했다.

전장연 또한 지난달 28일 “복지부 관료들이 지금까지 장애인단체들을 이이제이(以夷制夷)라는 악질적 방식으로 다루면서 장애인들의 정당한 권리 주장을 통제해 왔던 것에 대하여, 그리고 그 악질적 방식을 박 장관이 다시 한 번 공식석상에서 정당화한 것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분노했다.

(왼쪽부터)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애린 공동대표, 노들장애인야학 김명학 활동가,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현 활동가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왼쪽부터)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애린 공동대표, 노들장애인야학 김명학 활동가,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현 활동가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애린 공동대표는 “장애인으로 태어나 차별을 받으며 살아왔다. 복지부 장관은 비법정단체라는 이유로 차별하고 있다. 우리는 차별을 받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우리는 장애등급제 폐지와 관련해 복지부와 TF를 구성해 협의했다. 이제 와서 비법정단체 운운하는 게 괘씸하고 두고 볼 수 없다. 반드시 사과를 받아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조현 활동가는 “메시지가 아닌 메신저를 공격하라는 말이 있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의 자격에 시비를 걸고 이득을 취하는 방법. 복지부는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를 지적하는 전장연을 메신저로 보고 자격 없는 단체의 목소리라고 공격하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조현 활동가는 또한 “전장연은 그간 비법정 장애인단체 자격으로 복지부와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면서 “복지부는 자신이 정한 선을 넘어오면 비법정 단체 요구로 묵살하려는 생각이 든다. 비법정 단체 운운한 것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노들장애인야학 김명학 활동가는 “어제는 장애등급제가 31년 만에 폐지되는 첫 날이었다. ‘진짜’ 등급제 폐지를 요구하며 행진했지만 복지부는 묵묵부답이다. 장관은 지금이라도 농성장에 방문해 망언에 대한 사과를 하고 장애인이 ‘진짜’ 바라는 등급제 폐지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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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범 기자 (csb211@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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