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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출입구 대형 휠체어 조형물의 의미

“시민들이 장애인 이동권 생각하는 계기되길”

420공투단·오종선 작가 설치…3박 4일간 전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04-17 17:36:25
17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앞 지하철 시청역 출입구에 설치된 대형 휠체어 조형물 사이로 시민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17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앞 지하철 시청역 출입구에 설치된 대형 휠체어 조형물 사이로 시민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에이블뉴스
17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앞 지하철 시청역 출입구에 대형 휠체어 조형물이 출현했습니다. 시청역 출입구에 끼어 옴짝달싹 못 하는 형태였습니다. 공기로 몸집을 키운 빨간색 휠체어는 시민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헐 뭐야”, “휠체어잖아” 시민들이 반응은 비슷했습니다. 그리고는 본인의 스마트폰을 꺼내 대형 휠체어 조형물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휠체어 조형물은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420공투단)과 오종선 작가의 협업으로 진행하는 ‘장애인차별철폐 展’의 작품입니다. 오종선 작가는 2007년 떡값展, 2012년 장준하展, 2018년 장자연展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통해 사회이슈를 시민들과 공유해왔습니다.

대형 휠체어 퍼포먼스는 시민들에게 장애인 이동권의 현실을 알리고 장애인 이동권에 대해 권리적 측면에서 생각을 해보자는 목적에서 마련됐습니다. 휠체어 조형물은 시청역 출입구에서 3박 4일간 전시될 예정입니다.

사실 한국에서 휠체어 사용 장애인으로 살아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보도 곳곳에 존재하는 높은 턱과 상가 출입구에 설치된 계단은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접근’ 자체를 막고 있습니다. 이동권의 제약이 어디에든 도사리고 있는 것입니다.

휠체어 사용 장애인은 대중교통 이용에서도 권리를 제한받고 있습니다. 저상버스가 설치돼 운행되고 있지만, 도입비율이 터무니없이 적다보니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자료(2017)에 따르면 전국의 저상버스 도입율은 22.4%에 불과합니다.

더군다나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출퇴근 시간에 버스를 이용한다는 건 ‘하늘에서 별 따기’ 입니다. 지난해 12월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경석 대표가 퇴근길 저상버스를 타려고 하던 중 버스기사로부터 “왜 휠체어를 끌고 나와 버스를 타냐”를 핀잔을 들은 사례가 보도되기도 했죠.

대형 휠체어 조형물 옆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에이블포토로 보기 대형 휠체어 조형물 옆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특별교통수단인 장애인콜택시는 예약대기 시간이 길어 당사자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장콜의 수를 중증장애인 200명 당 1대로 규정하다보니, 도입대수는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장콜 도입대수의 근거가 되는 기준을 100명당 1대로 바꾸자는 말이 지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특히 일부 지하철역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다 보니 ‘목숨’ 걸고 휠체어리프트를 타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7년 1·5호선 신길역에서 한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리프트를 하려던 중 추락해 98일간 사경을 헤매다 숨지기도 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어르신(74세·여·서울 종로구)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이동하기 편리한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지인 중에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혹자는 장애인이 이동하기 편리해졌다면서 곳곳에서 휠체어 사용 장애인을 볼 수 있는 게 그 이유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장애인들이 거리에 나와 또다시 이동권을 외치는 것은 여전히 제대로 보장되지 않아서입니다.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계는 대정부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와 탈시설 자립지원 두 의제를 부각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이동권 문제는 관심을 덜 받고 있습니다.

오종선 작가는 “왜 휠체어가 저 곳에 있지? 이런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시민들이 장애인의 이동권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기획의도를 말했습니다.

잠시라도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열악한 이동권 현실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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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범 기자 (csb211@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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