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30일 국무조정실 사회복지정책관실 조성원 사무관에게 이낙연 국무총리 면담요청서를 전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이낙연 국무총리님! 장애인의 현실과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에 관해 친절히 설명할테니 만납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30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낙연 국무총리 면담을 촉구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4일 장애인복지법 시행령과 동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내년 7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내용은 등록장애인을 장애정도에 따라 1~6급 급수로 나누던 방식을 ‘장애정도가 심한 장애인(중증)’과 ‘장애정도가 심하지 않은 장애인(경증)’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또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당사자의 일상생활 수행능력, 인지특성, 주거환경 등을 종합해 측정하는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를 통해 서비스 대상자와 서비스 량을 결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활동지원서비스, 장애인 보조기기, 장애인거주시설 이용, 응급안전서비스에 대해 종합조사를 우선 적용하고 이동지원, 소득·고용지원에 관한 종합조사는 각각 2020년과 2022년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는 ‘가짜’ 폐지라는 게 전장연 측의 설명이다.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를 위해서는 적절한 예산이 수반돼야 하지만, 지난해 통과된 2019년 정부 장애인 관련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

장애인권단체들은 2019년 정부예산 통과를 앞두고 국회 부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실시, 여야 원내대표, 정책위원회 의장,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간사를 만나 등급제 ‘진짜’ 폐지를 위한 예산증액을 요청했으나 무산됐다.

특히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인 2022년까지 진행되지만 예산확대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태다. 즉 국무총리 면담을 통해 단계적 폐지 과정에서 발생할 예산부족의 문제를 설명하고 예산확대 계획의 필요성을 알리겠다는 것이다.

앞서 전장연은 올해 1월 초부터 지속적으로 이낙연 국무총리 면담요청 공문을 발송했고 최근 보건복지부를 만나라는 공문을 받은 바 있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판 서기현 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판 서기현 소장은 “정부는 등급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한다고 했지만 (내용을 보면)장애인들이 원하는 ‘진짜’ 폐지는 아니다. 활보 24시간이 필요한 대상자들이 있지만 개별적 상황은 고려되지 않고 있다”면서 “장애인들이 진짜 원하는 등급제 폐지를 알리기 위해 국무총리를 꼭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전장연 조현수 정책조직실장은 “장애등급제 폐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말과 같은 (투쟁)이 매년 발생해서는 안된다. 등급제 폐지와 관련해 예산부족 문제는 계속 나올 것이다. 국무총리를 만나 예산총량 확대 계획의 필요성을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국무조정실 사회복지정책관실 조성원 사무관에게 면담요청서를 전달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면담을 촉구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회원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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