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받던 혜택이 나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는데 하루아침에 갑자기 줄어든다면? 내년 7월이면
장애등급제 폐지가 시행된다고 하는데 정확한 정보 없이 소문만 무성하다.
장애등급제 폐지에 대한 찬성과 반대, 유난히도 여러 입장이 공존하는 것은 장애등급이 장애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한국장총)이 최근 ‘
장애등급제 폐지, 이대로 괜찮은걸까’ 자료를 통해
장애등급제 폐지를 둘러싼 장애인당사자들의 질문과 답변으로 우려를 살펴보고, 남은 시간까지 준비해야 할 점을 점검했다.
■장애등급제 폐지? 지식인 질문 재구성장애등급제는 1988년 도입 이래로 각종 장애인
서비스 기준으로 활용됐고 공공영역에서 장애등급을 기준으로 제공하는 복지
서비스만 해도 약 79개에 달한다.
장애등급제 폐지에 대해 장애인들은 어떠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지 2017년 이후부터 네이버 지식인에 등록된 질문을 살펴보고 재구성했다.
Q, 장애등급제가 폐지되면 기존에 있던 장애인들 전부 다 재심사를 받아야 하나요? 지금 시각장애5급인데 기준이 더 강화되서 장애등급을 못 받을 수도 있나요? A.
장애등급제가 폐지되더라도 모든 장애인이 재심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 등록장애인은 현행 자격이 유지되며 소지하고 있는 복지카드도 그대로 사용 가능하다. 지체장애, 시각장애 등 15개의 장애유형 분류도 없어지지 않는다.
다만 2019년 7월 이후부터 신규로 장애등록을 하고자 할 경우 읍면동에 장애 등록 및 장애인
서비스에 대한 통합 신청을 접수하고 그에 따른
서비스 제공을 연계 받는 것.
장애등록 심사에서 장애정도를 평가하고‘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현행 1~3급)과‘장애의 정도가 심하지 아니한 장애인’(4~6급)으로 구분해 장애인등록증에 장애정도를 기록하게 된다.
Q. 현재 1-3급은 지하철 무료, 기차 50% 할인받는 것을 비롯해서 여러 혜택을 받는데 폐지가 시행되면 지금 받고 있는 혜택은 완전 무산돼요A. 장애등급이 없어진다고 장애정도와 관계없이 모든 혜택을 동일하게 받는 것은 아니다. 현행 수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별 기준을 만드는 중이며, 현재의 감면·할인
서비스는 현행 수준으로 유지될 예정이다.
Q. 제가 현재 장애인연금을 못 받고 있거든요. 등급제 폐지되면 장애판정 안 받고도 장애인연금 나오나요?? 받을 수 있는 건가요?? A.
장애인연금법에서 제정 목적을 장애로 인해 생활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장애인연금을 지급한다고 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장애인에게 혜택이 돌아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9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2018년 35.5만명에게 지급하던 것에서 2019년 36.4만명에게 지급할 계획으로 9천명 증가분을 반영한 것에 불과하다.
등급제가 폐지되면 1급과 2급, 3급 중복장애인만
장애인연금을 신청하던 것에서 장애등급과 관계없이 소득수준이 낮은 장애인으로 수급자격이 변경되는 것이다.
장애인단체는 3급 장애인도
장애인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보건복지부는 대상자가 급격히 증가해 어렵다는 입장이다. 2022년 도입되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긴 하지만 현 상황으로는 큰 기대를 갖기 어렵다.
Q. 제가 장애인등록을 하고 싶은데 의사선생님이 심하지 않다며 안 된다고 하세요. 이번에 장애등급제가 폐지된다면 제가 복지카드를 받을 가능성이 있을까요?A.
장애등급제가 폐지되더라도 여전히 의학적 심사에 기반해 장애 등록하는 형태는 유지된다. 15개의 장애유형도 동일하다. 다만 1~6등급의 등급기준이 없어지는 것이며, 장애등록과 동시에
서비스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신청하는 불편 없이 욕구에 맞는
서비스가 연계되는 체계로 개편하는 것이다.
이처럼 현재는
장애등급제 폐지에 대해 여러 가지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등급제 폐지 이후 새로운 혜택이 늘어나지 않고 변화를 체감할 수 없다면 큰 기대가 분노와 실망으로 걷잡을 수 없이 바뀌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