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정보누리터 전경. ⓒ에이블뉴스DB

“국립중앙도서관은 비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열람공간을 야간에 운영하고 있지만, 장애인을 위해 마련된 공간인 장애인 정보누리터는 야간에 운영을 하지 않습니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한 조건에서 도서관을 이용하고 싶습니다.”

시각장애인 조현대(52세·시각1급)씨의 토로다.

장애인 정보누리터(이하 정보누리터)는 국립중앙도서관을 방문하는 장애인이 도서관 자료를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으며 대면낭독실, 영상실, 정보검색대, 세미나실, 열람석, 보조공학기기 보관실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대면낭독, 수화·자막 및 화면해설 영상물 등 장애인 이용자에게 개별서비스를 제공해 도서관 소장자료에 대한 이용자의 접근성이 높다.

하지만 야간(오후 6시 이후)에는 운영을 하지 않아 정작 이용을 희망하는 장애인은 배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조씨는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11년간 정보누리터의 야간개장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운영 주체인 국립중앙도서관은 효율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야간개장을 하면 장애인 당사자들의 이동에 도움을 줄 직원과 정보누리터를 지키면서 각종 도움을 줄 직원이 필요한데, 소수의 이용자 때문에 이러한 인력을 배치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 것이다.

반면 조씨는 정보누리터의 대면낭독 서비스를 받아야만 책을 집필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야간개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면낭독은 자원봉사자가 시각장애인에게 말로서 정보를 전달하는 서비스다. 시각장애인 당사자가 대면낭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원봉사자에게 자료검색을 요구하면 자원봉사자는 이를 찾아 읽어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조씨는 “정보누리터는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이 이용하기 가장 편리한 곳이다. 하지만 개장시간이 오전 9시부터 6시까지로 정작 나 같이 주중에 일을 하는 장애인은 이용을 할 수 없다”면서 “국립중앙도서관은 정보누리터를 설치한 취지에 맞게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야간개장을 허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정보누리터의 야간개장을 요구하는 장애인 당사자가 한 분 있다. 야간개장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수요가 있어야 하는데, 1년 반 가량 수요를 살펴보니 야간개장을 요구하는 사람은 그분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도서관에서도 야간개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어 야간개장을 한 적이 있지만 실제로 이용하는 장애인 당사자가 없어 야간개장을 종료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야간개장을 하기 위해서는 상시인력이 필요한데 적은 이용자를 위해 인력을 배치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라면서 "현재로서는 정보누리터의 야간개장은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국립중앙도서관의 입장에 대해 “정보누리터가 처음 생겼을 때 이용자가 거의 없었다. 처음에 이용자가 너무 없어서 정보누리터의 직원이 짤리는 줄 알았다. 차츰 시간이 지나고 지금처럼 이용자들이 늘어난 것”이라면서 “장애인과 관련된 사업에 효율성의 잣대를 들이대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국립중앙도서관은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갖고 정보누리터를 야간개장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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