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종로구 주한교황청 대사관 직원이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 대책위원회 박명애 공동대표로부터 서한을 전달받고 있다. ⓒ에이블뉴스

"대구희망원 사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나서 해결해주세요!"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 대책위원회(이하 희망원대책위) 등 3개 단체는 6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주한교황청 대사관 관계자에게 대구시립희망원 사태 해결의 내용이 담긴 서한을 전달했다.

한국천주교가 대구시립희망원 사태의 해결을 위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자 시민사회단체가 성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대구희망원 사태 해결을 직접 요구를 한 것이다.

대구시립희망원은 연간 120여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1150명의 장애인과 노숙인이 생활하는 거주시설이다. 지난 37년간 천주교대구대교구가 설립한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이 대구시로부터 수탁 받아 운영하고 있다.

시민사회의 고발과 언론보도에 의해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309명의 생활인사망·사망 은폐 및 조작·감금·폭행·갈취·강제노동·수십억의 횡령 및 비자금조성 혐의가 드러났고 국회 국정감사,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를 거쳐 현재는 검찰이 수사 중에 있다.

희망원 사태와 관련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지난해 11월 7일 운영권 반납입장을 표명하고 11월 8일 대구시는 반납의사를 수용했다. 하지만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은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버젓이 운영권을 유지하며 인사권을 행사하고 운영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또한 시민사회단체는 대구희망원 사태와 관련해 한국천주교가 사태 해결의 책임주체로 나설 것을 촉구 했지만 한국천주교는 한 지역 교구의 일이라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방관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 대책위원회 은재식 공동대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탈시설당사자 모임 벗바리 김동림 활동가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희망원대책위 은재식 공동대표는 "대구희망원 사태에 연루된 사람들이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천주교대구대교구는 희망원 사태 관련자들의 범죄를 개인의 일탈행위로 몰아가고 있지만 뒤에서는 대형로펌을 지원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서한을 전달하는 것은 교황이 직접 나서 대구대교구에 책임을 물으라는 이유에서다. 만약 교황이 대구희망원 사태를 해결하지 못하면 로마에 갈 것"이라면서 "다시는 이 땅에서 희망원 사태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여러분과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대구희망원에 있는 거주인들은 성경의 민수기로 치면 이집트의 통치아래 있는 유태인과 같다. 유태인들은 이집트를 탈출해 38년간 가나안 땅을 가는 고생을 했다"면서 "대구희망원 거주인들도 (유태인처럼 탈출해)지역사회에 나와서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의 투쟁에 같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탈시설당사자 모임 벗바리 김동림 활동가는 "그동안 우리는 진심어린 사과와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저들은 전체의 잘못이 명백함에도 감히 몇몇 신부와 수녀를 희생양으로 내세워 사태를 덮으려고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대구교회는 약자들을 갈취하고 약탈하기 위해 나라의 보조금을 횡령하는 나쁜 장사꾼들의 소굴이 돼가고 있다.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약자들을 위해 사는 선한 이들을 위해 몸에서 썩은 살을 도려내는 교황님의 옳은 결단을 호소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교황님의 (올바른) 말씀을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장애인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형해 "대구시립희망원 사태를 해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6일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전경.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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