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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 추위 속 '탈시설 순례투쟁' 전개

인권침해 시설 폐쇄 촉구…시민에게 현실 알려

정부 향해 탈시설·자립생활 정책 전면전환 요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02-01 17:57:55
1일 진행된 탈시설 순례투쟁.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단체들 회원들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탈시설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1일 진행된 탈시설 순례투쟁.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단체들 회원들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탈시설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에이블뉴스
그동안 정부는 보호·안전의 명목으로 차별과 배제의 장애인 시설정책을 펼쳐왔다. 하지만 복지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장애인거주시설 속 사정은 참담하기만 하다.

2013년 인강원 사건, 2014년 인천해바라기장애인거주시설 사건, 2015년 마리스타의 집 사건, 2016년 남원 평화의 집·대구시립희망원 사건 등 온갖 사건·사고들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등 7개 단체는 1일 추위 속에서 장애인거주시설을 적폐청산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탈시설 순례투쟁'을 전개했다.

"천주교는 대구시립희망원 사건 즉각 해결하라!"

오후 2시 서울시 중구 명동성당 앞. 탈시설 순례투쟁의 첫 장소에 장애인들이 모였다.

천주교의 대표격인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비리사건의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대구시립희망원(이하 대구희망원)은 1958년 설립돼 1980년부터 재단법인 대구천주교회유지재단이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사회복지시설이다. 장애인거주시설, 노숙자 시설 등 4개 시설로 구성됐으며 거주인 수만 1150명으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대구희망원은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연속 6회에 걸쳐 우수사회복지시설로 선정됐고 2006년에는 최우수사회복지시설로 선정돼 대통령상까지 받았다.

하지만 내부고발자에 의한 제보 등에 의해 문제점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 정의당·국민의당의 현장조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대구시청의 감사를 받았다. ‘최우수시설’ 대구희망원은 현재 저임금 강제노동, 성폭행, 강제강금, 주부식비 횡령, 불법비자금 조성 등 각종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12월 19일에는 대구희망원 전 총괄원장신부 배모 신부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금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과 업무상 과실치사, 강제강금, 정신보건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현재 검찰은 국가보조금이 장기간 횡령으로 비자금 조성에 쓰인 것으로 확인했고 천주교대구대교구의 공식기구인 사목공제회를 통해 일부 비자금이 흘러들어 갔다고 발표하며 수사를 벌이고 있다.

천주교가 인권침해, 비리·횡령의 온상인 대구시립희망원 사건에 대해 한 지역 교구의 일이라고 치부하고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사태해결의 책임주체로 나서달라는 게 주최 측의 주장이다.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미소 활동가가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미소 활동가가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홈리스행동 박사라 활동가는 "대구희망원은 국고보조금으로 누군가의 뱃속을 두둑히 하는데 썼고 형성한 비자금을 막기 위해 1억 2000만원을 사용했다"면서 "천주교는 대구희망원 사건을 제대로 인지하고 썩은 나무를 도려내는 결단을 해야한다. 대구희망원을 폐쇄하고 거주인의 욕구에 따라 주거지원을 하는 등 진짜 복지를 실천해야한다. 천주교의 결단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미소 활동가는 "대구희망원은 거주시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게 담긴 종합선물세트다. 자체규율을 만들어 최대 40일 간 감금을 했고 시급 1000원도 안되는 돈을 주고 거주인을 강제노동 시켰다. 심지어 최근 숨진 시설 거주인 129명 중 상당수가 사인을 알 수 없는 의문사다"면서 "천주교는 대구희망원을 폐쇄하고 거주인들의 탈시설을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장애인들은 염수경 추기경 면담을 위해 요청서를 전달하려 했다. 하지만 명동성당 측은 "대구희망원 사건은 대구대교구의 문제다. 우리와는 상관이 없다"면서 요청서 수령을 거부했다.

성폭행 오명 거주시설, 이름 세탁 후 새출발? ‘어불성설’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장애인들은 서울시청으로 탈시설 순례투쟁의 장소를 옮겼다.

중증장애인 요양시설로 이용대상 변경을 추진 중인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마리스타의 집의 계획을 저지하기 위한 것.

전장연에 따르면 마리스타의 집은 중증장애인 거주시설로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생활재활교사의 관리소홀로 인해 거주인간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시는 2014년 1차 행정처분 명령을 내렸고 이후 마리스타의집은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했지만 거주인 간 성폭행이 지속됐다. 결국 2016년 인권위는 조사결과를 통해 시설을 폐쇄하거나 거주인 전원을 타 시설로 전원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인권위 발표가 있은 직후 마포구 역시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른 2차 행정명령(시설장 교체)를 내렸다. 마리스타의 집은 1차례의 추가 행정처분을 받으면 시설폐쇄가 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마리스타의 집은 기존 시설의 거주인을 다른 시설로 전원조치 시키고 새로운 시설(시설명 참 좋은집)으로 재편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는 서울시가 내린 2차례의 행정처분 명령을 백지화 시키겠다는 의도다.

탈시설 당사자모임 덧바리 선철규 활동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탈시설 당사자모임 덧바리 선철규 활동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탈시설 당사자모임 덧바리 선철규 활동가는 "문제가 많아서 폐쇄한 마리스타의 집이 간판만 바꿔 다시 문을 연다고 하는데 이것은 장애인을 공포로 몰아넣는 일"이라면서 "시설이 살기 좋다고 하지만 시설이 아무리 좋아도 당사자에게는 감옥이고 무덤이다. 이런 마음을 안다면 (서울시는) 문제있는 시설이 다시 문을 열지 못하도록 해야한다"고 피력했다.

이후 장애인들은 서울 광화문광장 남쪽 횡단보도 앞으로 자리를 옮겨 3차 기자회견을 함께하며, 정부를 향해 탈시설 자립생활정책의 즉각시행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의 요구는 장애인 수용정책 폐기, 탈시설·자립생활 정책 전면 전환이다.

한편 장애인들은 장소를 옮길 때 마다 행진을 하면서 시민들에게 대구희망원 등 장애인거주시설의 인권침해 실태와 비리횡령이 빈번히 발생하는 구조 등 참담한 현실에 대해 알렸다.

명동성당 앞에서 대구시립희망원 사건 해결을 촉구하는 모습.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명동성당 앞에서 대구시립희망원 사건 해결을 촉구하는 모습. ⓒ에이블뉴스
'인권침해시설 마리스타의집. 이름만 바꾸면 그만이냐'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든 장애인.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인권침해시설 마리스타의집. 이름만 바꾸면 그만이냐'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든 장애인. ⓒ에이블뉴스
대구시립희망원 사건 해결을 위해 염수정추기경 면담 요청을 하고 있는 장애인.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대구시립희망원 사건 해결을 위해 염수정추기경 면담 요청을 하고 있는 장애인.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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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범 기자 (csb211@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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