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연합회 안진환 상임대표가 75일간 천막농성을 끝맺으며 동료들과 악수를 나누며 서로 격려했다.ⓒ에이블뉴스

“내년도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수가 240원 인상, 아쉽지만 75일간 투쟁의 소중한 성과입니다.”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장애인 복지예산 쟁취를 촉구하며 75일째 천막농성을 펼쳤던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연합회(이하 한자연)가 5일 시원섭섭한 끝을 맺었다.

지난 2일까지 12일간 단식 농성을 벌였던 한자연 안진환 상임대표의 얼굴은 수염으로 거뭇거뭇해졌고, 그와 함께했던 양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상호 소장은 체중이 10kg이 넘게 빠졌다. 이날 조촐히 마련된 해단식에 참가한 한자연 회원 단체들은 이들의 노고에 대한 격려와 함께 앞으로의 투쟁 의지를 다졌다.

한자연은 지난 8월말, 정부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의 수가를 올해와 같은 9000원에 동결되자 즉각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9월22일 천막농성, 결의대회, 시국선언 등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11월21일 안진환 대표와 이상호 소장의 단식도 이뤄졌다.

이룸센터 앞 천막농성장을 찾은 국회의원들은 총 48명.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보건복지위원장을 비롯해 한정애, 송영길, 오제세, 새누리당 나경원, 이종명, 심재철, 정의당 심상정 당대표, 무소속 김종훈 의원 등까지 한자연의 농성을 지지하며 장애인 예산 투쟁에 힘을 실었다.

그 결과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한 활동지원서비스의 시간당 수가는 9240원, 대상자는 2000명 늘은 6만5000명으로 확정됐다. 정부안 보다 297억원 늘은 5461억원이다. 물론 이들이 요구했던 1만1000원, 복지위에서 의결된 9800원에는 못 미치지만, 동결에서 소폭 상승했다는 점이 투쟁의 성과라는 평가다.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황백남 회장은 “정부안에서 시설지원은 181억원 늘은 반면 장애인 관련 예산은 동결이나 삭감이었다. 한자연 105개 회원 센터의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로 소폭 상승했다”며 “숫자 싸움에서 만족하지 못하지만 한자연이 대정부투쟁을 하지 않았다면 단 한 푼도 증액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조윤근 사무국장은 “수가 240원 인상은 아쉽지만 수용하는 방안으로 간다. 이번 투쟁을 통해 또 다른 탈시설, 자립운동 될 것”이라며 “이제는 수가싸움이 아닌 제도개선을 타깃으로 기재부, 복지부, 노동부를 다 통합시키는 국무총리 산하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를 가동시켜 수가나 이용자 질 향상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12일간 단식 투쟁을 진행한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 안진환 상임대표는 “72일간 한자연의 열렬한 투쟁을 확인했기 때문에 작은 승리나 작은 패배에 낙담하지 않겠다. 앞으로는 단가, 수가 싸움을 하지 않고 장애인들의 모든 권리를 위해 싸우겠다”며 “내년에는 대선이 있다. 장애계의 결집과 조직력, 우리가 요구하는 메시지가 정책과제로 채택될 수 있도록 집중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황백남 소장이 5일 해단식에서 성과보고를 하고 있다.ⓒ에이블뉴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연합회가 5일 장애인 복지예산 쟁취를 촉구하며 75일째 천막농성을 마무리지었다.ⓒ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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