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사 임용시험 불합격처분 취소청구 소송 1심에서 승소한 장혜정씨.ⓒ에이블뉴스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특수교사 임용시험에서 불합격처분을 받은 뇌병변장애인 1급의 장혜정(여, 35세)씨가 소송 1년 6개월 만에 1심에서 승소했다.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는 광주광역시지방법원 제1행정부가 7일 불합격처분 취소청구 소송과 관련 “광주광역시 교육감이 교육공무원 채용시험에서 장애인 응시자에게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기 때문에 장 씨에 대한 불합격처분을 취소한다"고 판시했다고 밝혔다.

한뇌협에 따르면 장 씨는 지난 2014년 응시한 광주광역시 특수교사 임용시험에서 불합격 했다.

장 씨는 장애인 구분모집 응시지원자 7명 중 유일하게 1차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2차 시험 중 수업실연시험에서 60점 만점에 50.02점이라는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심층면접시험에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부적격판정을 받아 0점 처리된 후 최종 탈락했다.

장 씨는 필기시험에서와 달리 심층면접시험에서는 장애특성을 고려한 어떤 편의도 제공받지 못한 채 시험을 치렀다.

당시 시험은 제한된 10분의 시간동안 미리 제시된 질문에 구술로 답하는 면접시험이었고, 언어장애가 동반된 뇌병변장애의 특성상 장 씨는 더 긴 시험시간과 의사소통 보조기기의 사용이 필요했음에도 시험관은 장 씨에게 그러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았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차법)은 장애인은 모든 유형의 채용시험에서 장애유형과 정도에 따라 정당한 편의제공을 받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후 광주광역시 교육감은 장 씨의 불합격으로 발생한 장애인구분모집 공석에 특수교사 임용시험 일반전형에서 불합격한 비장애인을 추가 합격시켜 신규교사로 발령했다.

이에 장 씨는 한뇌협의 지원을 받아 ‘희망을 만드는 법’ 김재왕 변호사, 협회 법률자문위원인 법무법인 제이피 김용혁 변호사 공동으로 변호인단을 꾸렸고, 2014년 12월 31일 광주지방법원에 불합격처분 취소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장 씨는 "10여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임용시험을 치러온 것은 정말 잘한 일이었고, 당연한 결과를 판결해준 판사님께 감사하다"면서 "이번 승소로 앞으로 국가시험에서 어떤 장애인이든 간에 차별받지 않고 사회의 일원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희망을 만드는 법 김재왕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국내 채용시험에 관해 장차법이 적용돼 승소한 첫 번째 사례"라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공무원 채용시험에서 장애인에 대한 정당한 편의가 제공되길 바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대해 광주광역시교육청 조직법무팀은 "이 소송에 대한 판결문을 아직 받아보지 못했다. 판결문의 내용을 보고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항소기간은 판결문을 받은 날로부터 14일이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이 항소를 할 경우 소송은 광주광역시고등법원으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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