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열린 '전국 시각장애인 안마사 생존권 보장을 위한 궐기대회'. ⓒ에이블뉴스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는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피맺힌 절규가 서울 여의도에 울려 퍼졌다.

대한안마사협회는 23일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시각장애인 안마사 1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전국 시각장애인 안마사 생존권 보장을 위한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안마협에 따르면 안마업은 시각장애인들에게만 허용된 유보직종이지만 정부와 사법부의 미지근한 대응으로 스포츠마사지와 태국마사지, 중국마사지, 발 마사지 등 불법무자격마사지업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또한 2008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피부미용사제도를 통해 배출되는 피부미용사들이 공중위생관리법에 명시된 업무범위를 벗어나 암암리에 수기를 이용한 전신관리, 등 관리, 복부관리 등 안마사의 고유 업무 범위를 침해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안마사제도는 2003년부터 불법무자격마사지사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한 헌법소원에서 지속적으로 합헌을 받았고, 특히 2013년 6월 시각장애인만이 안마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의료법 제82조에 대해 헌법재판관 전원 일치 합헌 판결이 나온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국무총리실의 협조를 얻어 불법무자격마사지업소에 대한 특별단속을 시행하기로 했지만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 행정자치부는 불법무자격마사지업소의 옥외광고물 철거 요청에도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각장애인에 대한 사회제도가 전무한 상황에서 안마는 시각장애인의 유일한 생계수단인 만큼 정부가 시각장애인을 사지로 내몰고 있는 불법무자격마사지업소에 대한 준엄한 법 집행을 하고 안마바우처 예산확대, 경로당 파견 안마사 인건비 인상, 안마사제도발전 방향에 대한 연구용역 등을 즉각 실시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안마협 김용화 회장(사진 좌)과 더불어민주당 최동익 전의원이 궐기대회에서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에이블뉴스

안마협 김용화 회장은 "정부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안마사자격증을 하나 던져주고도 이에 대한 보호를 하지 않아 수많은 불법무자격마사지업소를 양산했다"면서 "(이러한 태도는) 시각장애인을 거리로 내몰고 목숨을 끊으라고 하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 회장은 또한 "전국의 피부미용사들이 안마시술소 3만여개를 만들었다. 태반이 불법안마다. 심각성을 안 행정자치부 장관은 전국의 무자격안마시술소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약속했지만 수수방관하고 있다"면서 "분노와 비통한 마음을 모아 정부가 움직일 수 있도록 투쟁해 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최동익 전의원은 "변호사나 의사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 변호나 의료 행위를 하면 정부가 알아서 나서서 잡는다. 하지만 정부는 왜 불법무자격마사지업소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도 (단속을 하지 않고) 우리의 자격증을 보호해 주지 않냐"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우리의 권리를 보장하지 못하면 우리가 똘똘 뭉쳐서 잘못된 부분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고 쟁취해야한다"면서 "시각장애인의 권리가 보장될 때까지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마협 집행부 4명은 지난 22일부터 이룸센터 앞 공터에 천막을 치고 복지부가 약속한 불법무자격마사지업소 특별단속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정안인의 불법안마 맹인(시각장애인) 밥줄 끊어진다'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시각장애인 안마사. ⓒ에이블뉴스

지난 22일부터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 천막을 치고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안마협 지도부.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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