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도서관 앞에서 열린 '서울시청 농성투쟁 결과보고대회'에 참여한 장애인부모들. ⓒ에이블뉴스

발달장애부모들이 서울시의 발달장애인정책 7대 요구안 테스크포스팀(TFT)에서 논의 제안을 전격 수용, 장기화되고 있는 노숙농성과 릴레이 삭발투쟁의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시청 후문에서 노숙농성을 시작한 지 42일, 삭발투쟁 14일 만에 갈등이 봉합된 것이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와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는 14일 서울도서관 앞에서 장애인 부모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청 농성투쟁 결과보고대회'를 갖고 "발달장애인 정책에 대한 서울시의 전향적인 태도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서울시는 '농성을 진행하는 단체와 협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발달장애인 정책 요구안에 대한 공식적인 협상에 난항을 겪었고, 발달장애부모들의 투쟁 강도는 더욱 높아졌다.

노숙농성 21일째인 지난 5월 24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회장, 서울장애인부모연대 김남연 회장의 삭발을 시작으로 릴레이 삭발 투쟁을 병행했다.

하지만 지난 3일 늦은 저녁 박원순 시장이 농성장을 방문해 노숙농성이 장기화된 것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정책요구안과 관련 TFT를 구성해 논의하자는 제안을 하면서 서울시와 협의가 급물살을 탔다.

서울장애인부모연대는 발달장애인정책 요구안에 대한 서울시의 전향적인 입장을 확인했고 이후 세부적인 논의는 새롭게 구성되는 TFT를 통해 공식적으로 진행하기로 입장을 정리해 합의에 이르렀다.

TFT는 오는 7월 발달장애인 부모, 서울시 관계자, 발달장애인 감수성을 가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또한 6대 정책요구안과 함께 추가로 요구한 서울시 발달장애인 전담 부서 신설을 논의하게 된다.

당초 6대 정책요구안은 지역사회 중심 주거모델 개발·시범사업 운영, 발달장애인 소득보장 위한 자산형성 지원 사업 실시, 현장중심 발달장애인 직업교육 지원체계 도입, 발달장애인 자조단체 육성 발굴·피플퍼스트서울지원센터 설치·운영,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확충·관련 조례 개정, 발달장애인 가족지원체계 구축이다.

(왼쪽부터)서울장애인부모연대 김남연 대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회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서울장애인부모연대 김남연 대표는 "시청 노숙농성이 더 길게 갈 줄 알았는데 마침내 끝났다. 서울시의 발달장애인들에 대한 복지의 문이 열린 것"이라면서 "이제 시작이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회장은 "부모,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발달장애인 정책요구안 TFT를 서울시와 구성하기로 했다. 여기에서 심도 있게 논의를 해서 발달장애인의 소득보장을 비롯한 정책요구안을 어떻게 잘 만들 것인지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면서 "노숙농성을 한 부모님들 정말로 고생이 많았다"고 격려했다.

자리에 함께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발달장애인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부모님들이 처한 힘든 상황과 어려움들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면서 "이 일은 시장 혼자 결코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사회가 공감하고 위로하면서 대안을 함께 만들어가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들이 제안한 것을 포함해서 협력의 방식으로 TFT를 만들고, (모두가 합심해) 희망을 갖고 행복한 서울을 만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발달장애인 부모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42일 간 노숙농성을 이끈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집행부가 소감을 말하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