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국제관 2층에 문을 연 '고대빵' 전경. ⓒ박종태

“장애인과 함께하는 여유로운 ‘고대빵’입니다. 정성과 최선을 다해 만들고 있습니다. 조금만 기다림과 배려로 응원해 주시고 많은 이용을 바랍니다.”

고려대학교(총장 염재호)가 2일 전국 대학 최초로 발달장애인을 직접 고용한 베이커리 3호점 ‘고대빵’의 문을 열었다.

‘고대빵’은 서울 성북구 안암동 교내 구성원들이 많이 지나는 국제관 2층에 마련됐으며, 고대 재학생 1명을 포함해 총 5명의 장애인이 채용됐다.

4명은 제품판매, 커피 제조, 매장 관리 등 업무 전반을 담당하며 이중 2명은 바리스타 자격증을 소지했다. 1명은 제빵사로 학내에 있는 1호점 생산라인에서 직접 빵을 만든다.

점포에 근무하는 재학생 이동준(지체장애3급, 경영학과3학년) 학생은 “같은 학교를 다니는 다른 학생들에게 장애인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장애인 직원 고용은 염재호 총장의 공약인 ‘장애인 고용 확대 사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염 총장은 “고려대 학생들이 대학 내에는 더불어 사는 다양한 가치들이 존재하고 있고 그것들을 공유하기를 바란다. 실제 고려대에도 장애학생들이 재학 중인데 그 학생들도 사회에 나가서 리더가 되고 우리 사회를 바꿔갈 수 있는 진취적인 인재들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고대빵’ 수익금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발달장애인 인건비로 쓰이며, 추가 이윤이 생길 경우 장애 학생 장학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여성장애인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들고 있다. ⓒ박종태

남성장애인 바리스타가 열심히 재료를 만들고 있다. ⓒ박종태

'고대빵' 매장 옆에 붙어 있는 안내 문구 “장애인과 함께하는 여유로운 ‘고대빵’입니다. 정성과 최선을 다해 만들고 있습니다. 조금만 기다림과 배려로 응원해 주시고 많은 이용을 바랍니다.” ⓒ박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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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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