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관 정문 옆에 시각장애인들이 건물 내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촉지도식안내판이 설치됐지만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 위한 음성안내기, 인적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는 직원호출버튼이 미설치됐다. ⓒ박종태

근로빈곤층의 자활을 지원하는 종사자와 참여자, 노인·장애인·노숙자 등 취약계층의 자립을 지원하는 인력을 위한 전문교육기관인 ‘한국자활연수원’이 지난 4월 3일 개원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자활연수원은 충북 충주시 안심1길 옛 충주소년원 부지에 건립됐으며,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이 위탁운영하고 있다. 1일 270명 숙박, 350여명의 교육가능하다.

시설을 살펴보면 강당, 강의실, 회의실, 전산실 등을 갖춘 교육관(지상1층~지상4층), 객실, 휴게실, 비즈니스센터, 체력단련실 등이 마련된 생활관(지상1층~5층), 운동장으로 나눌 수 있다. 교육관과 생활관을 잇는 연결통로가 있으며, 1층 연결통로의 경우 식당, 탁구장 당구장이 설치돼 있다.

생활관 객실 이용요금은 2인실(133실) 1인 1만5000원, 1인실(5실) 2만5000원, 4인실(2실) 4만원이다. 또한 301호와 328호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실(1인실)로 2만원이다.

교육관의 강당, 강의실, 회의실 등도 10만원에서 20만원의 이용료를 부담하면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비교적 저렴하고, 쾌적한 시설을 갖춘 자활연수원의 장애인 편의시설이 불편하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 18일 직접 방문해 점검했다.

먼저 교육관과 생활관의 모서리부분이 날카로운데도 불구하고, 보호대가 없어 시각장애인 등이 부딪쳐 다칠 위험이 있다. 또한 교육관 2층과 생활관 3층 입구에 턱이 있어 주차장에서 이동하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과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불편을 초래한다.

교육관을 살펴보면 정문 옆에 시각장애인들이 건물 내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촉지도식안내판이 설치됐지만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 위한 음성안내기, 인적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는 직원호출버튼이 미설치됐다. 또한 출입문은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출입하기 편한 자동문이 아닌 여닫이다.

1층 로비 안내테이블은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을 위해 한쪽 높이를 낮추어 응대하기 편하도록 배려했다. 또한 설치된 엘리베이터 2대의 버튼 앞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내부 계단에는 양 옆에 손잡이가 양호하게 설치된 반면 시각장애인에게 각 층을 알려주는 점자표지판이 한쪽 손잡이에만 설치됐다. 계단 처음부분과 끝부분에는 황색 논슬립이 없어 저시력 장애인이 넘어져 다칠 우려가 있는 등 안전을 위해 설치해야 할 것으로 보였다.

교육관 1~4층 강의실 등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손으로 만져 각 실을 편리하게 찾을 수 있는 실과명 점자안내판이 벽면에 미설치됐고, 바닥에 점자블록도 없었다.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중간에 설치된 장애인화장실은 1층 여성, 2층 남성으로 장애인들이 이용하려면 성별을 찾아 오르내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을 뿐만 아니라 비장애인과의 차별인 것 같아 아쉽다.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벨이 미설치됐고, 세면대에 손잡이도 없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휴지걸이는 용변기에 앉았을 때 손이 닿는 곳에 설치됐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이 미설치 됐다. 반면 바닥에 점자블록은 양호하게 설치됐다. 2곳의 세면대에는 손잡이가 없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교육관 4층 전산실 내부에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을 위한 경사로가 설치돼 있다.

생활관을 살펴보면 장애인실인 3층의 301호와 328호는 로비가 있어 접근이 가장 편리한 곳으로 출입구에 턱이 없다. 반면 침대는 1개가 설치돼 있고, 보조침대도 있지만 이를 펼치면 휠체어로 이동할 공간이 좁아 불편하다.

화장실에는 턱이 없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출입이 편리하지만 용변기 등받이와 비상호출벨이 없다. 세면대 손잡이도 없어 목발을 사용 하는 장애인은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이외 객실의 경우 출입구, 화장실에 턱이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2명 이상이 함께 할 수 없다.

3층 체력단련실에는 휠체어를 사용을 하는 장애인이 사용을 할 수 있는 운동기구가 없다.

이에 대해 한국자활연수원 담당자는 “처음부터 설계와 시공이 잘 못 돼서 (교육관 1층과 2층에) 남녀장애인화장실을 각각 설치되지 못한 것으로, 성별을 구분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장애인들이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복지부에 예산을 요청, 장애인 편의시설을 개선하는데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자활연수원 전경. ⓒ박종태

생활관을 살펴보면 장애인실인 3층의 301호와 328호는 로비가 있어 접근이 가장 편리한 곳으로 출입구에 턱이 없다. 반면 침대는 1개가 설치돼 있고, 보조침대도 있지만 이를 펼치면 휠체어로 이동할 공간이 좁아 불편하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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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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