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중증장애인들.ⓒ한국근육장애인협회

저는 중증장애인입니다. 숟가락질도 혼자서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이렇게 장애인이 된 이유는 희귀병 때문입니다. 제가 가진 병은 근육병이라는 난치병으로 전신의 근육이 서서히 힘을 잃어가는 진행성 병입니다. 폐근육까지 힘을 잃게 되면 살기위해 호흡보조기를 사용해야 합니다.

호흡보조기는 정부에서 임대료를 지원해 주었기에 경제활동을 못하는 제게 정말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정부에서 돈을 내고 호흡보조기를 사용하라고 합니다. 눈앞이 캄캄해집니다.

호흡보조기는 2000만원이 넘습니다. 가래를 빼기위해 기침 유발기도 사용해야합니다. 이것도 700만원이 넘습니다. 구입할 수 없어 임대를 합니다.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제게, 장애인활동보조 자부담, 장애인보조기구들, 의료용품들 등 지출과 함께 호흡보조기 임대비용은 굉장한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이제 저는 숨을 쉬기 위해서도 돈을 내야합니다. 제가 가진 병은 유전병이라서 우리 언니도 같은 병을 앓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부담 또한 두 배입니다. 살고 싶습니다. 이제 죽기까지 돈을 내고 매달, 매일 시간 시간마다 목숨을 사야합니다.

한국근육장애인협회 등 12개 단체로 구성된 인공호흡기 사용 장애인 생존권 보장 공동대책연대가 다음 아고라를 통해 총 1만명의 서명을 받고 있다. 31일 현재 1001명이 서명한 상태로, 오는 10월3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들이 “이제 우리는 정부에게 목숨을 사야합니다”라고 호소하는 이유는 바로 오는 11월 시행 예정일 건강보험 정책 때문이다.

정부는 ‘2014-2018 건강보험 중기보장성 강화 계획’에 따라 오는 11월부터 가정 내에서 호흡보조기 치료가 필요한 대상자에게 호흡보조기 임대비용을 건강보험 요양비로 전환하는 계획을 시행할 방침.

이에 기존 국고보조로 호흡보조기 대여료를 전액지원을 받던 희귀난치성질환자 1812명 중 건강보험 가입자 1376명(75.9%)은 요양비 본인부담 10%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 이들은 부담하는 금액은 월 7~8만원 수준으로, 의료비 부담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호흡보조기를 사용하는 환자 중 대부분은 중증장애인으로,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함에 따라 자부담을 부담하고 있다. 여기에 호흡보조기 임대료 자부담까지 발생하게 된다면 어느 한 쪽을 포기해야 하는 사태까지 발생한다는 우려.

연대는 “우리는 살고 싶습니다. 우리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우리도 사람입니다. 왜 우리는 돈을 내고 숨을 쉬어야 합니까”라며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방에 누워서 한 달에 한번 외출하기도 힘든 우리는 힘이 없습니다. 여러분! 호흡보조기 자부담 시행 폐지에 동참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마음과 서명이 필요합니다. 정부의 사람 죽이는 정책을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서명자들도 “제발 이런 거까지 건들지는 말자”, “소수가 존중받는 사회를 위하여”, “돈 없는 사람은 죽으라는 겁니까”, “호흡기를 사용하는 아들이 있습니다. 지금 현재도 힘들어 죽을 것 같습니다“ 등 공감을 표하고 있다.

한편, 아고라 서명 참여는 홈페이지(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petition/read?bbsId=P001&articleId=171118&objCate1=1&pageIndex=1)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