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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관한 전통적인 의료적 모델 넘어설 것”

한국장애학회 조한진 초대학회장, 향후 지향점 밝혀

“진보적 연구 패러다임 채택…통합과 융화에 진력”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05-22 19:18:41
장애학은 의료적 모델을 배척하고 사회적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학회는 장애에 관한 전통적인 의료적 모델을 넘어서 진보적인 연구·개입 패러다임을 채택해 나갈 것이다.”

대구대학교 조한진 교수는 22일 한국장애학회 창립총회에서 초대 학회장으로 선출된 뒤 곧바로 열린 ‘장애학, 누구와 더불어 무엇을 알 것인가’란 주제의 ‘제1회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향후 지향점을 밝혔다.

장애학은 장애를 개인의 결함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장애를 규정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요인 등을 탐구하며 장애인의 적극적인 참여를 중시하는 다학제적 학문을 말한다.

장애인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회에서 차별받고 억압받아 왔기 때문에 장애에 관한 학문 역시 홀대받아 왔다. 장애와 장애인에 관한 주제는 모든 학문에서 활발하게 다뤄진 적이 없었으며, 다뤄졌다 하더라도 특정인에 의한 특정 분야였다.

문학, 영화, 텔레비전 등 장애를 다루는 사람도, 다뤄지는 사람도 특정 소수였다. 분야 역시 의학, 재활학, 사회복지학, 특수교육학 등에 한정돼 있었다.

이것이 장애학이 필요한 이유가 됐다. 장애인도 어엿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장애인의 눈으로 장애를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이론·모델과 패러다임이 필요했던 것.

장애와 관련해 장애학은 더 이상 질병이나 손상을 가진 개인을 문제의 대상으로 보지 않으며 나아가 이를 교정하려고 시도하지도 않는다. 장애인의 어려움을 그 사람의 질병이나 손상 초점을 두지 않고, 차별이 존재하는 사회 내에서의 독특한 경험에 주목하면 이를 탐구한다.

조 교수는 “역사 속에서 장애가 어떻게 다뤄졌는가를 연구하고 문학, 예술, 사회학 등 여러 다른 학문 분야의 접근법과 통합해 나갈 것”이라면서 “학회의 연구자가 장애를 둘러싼 문제를 연구할 때 장애인이 단순히 연구 대상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연구자와 장애인의 적극적인 협력 아래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애학에서는 장애인 당사자가 주도적 위치를 점하는 것을 우선시 한다”면서 “장애인과 학계·전문직이 통합·융화 되도록 힘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학술대회에 참석한 발표자들은 장애학이 뿌리내린 영국, 미국 등 선진국의 사례를 소개하며, 앞으로 학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조언했다.

먼저 호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강민희 교수는 “영국장애학은 장애인을 중심으로 한 운동이 대중화를 이뤄내면서 장애인 스스로 차별을 읽어내고 분석하는 작업을 통해 발전했다”면서 “당시 장애인 당사자를 제외한 비장애 전문가들의 독점 영역이었던 사회영역들을 비판하고 권위에 도전하는 모양새가 강했으며, 장애인 운동가 외 이에 공감하는 학자들, 그리고 학문공동체가 함께 추진하는 일종의 사회운동 성격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의 사례를 볼 때 장애학은 당사자의 경험과 떨어져서는 절대로 발전할 수 없다. 특정 경험만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면, 한국에서도 장애인의 경험을 중심으로 가도록 해야 한다”면서 “후기에 학문적 의의와 중요성에 공감하는 비장애학자들이 대거 참여하며, 관점을 넓힌 것처럼 한국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전지혜 선임연구원은 “미국 장애학의 특징은 개인과 사회를 강조한다는 점”이라면서 “영국장애학이 사회구조나 질서를 개선하는데 관심을 갖는다면 미국의 경우 대중의 장애인식개선이나 장애인의 장애정체감, 내적 자기강화 등에 관심을 더 많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실용주의, 개인주의, 자유주의의 영향으로 장애의 문제를 개별화 시키거나 사회 속에서 개인과 사회의 관계와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이를 받아 들인다면 사회적으로는 장애인식개선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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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연 기자 (jiyeon@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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