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시강동송파교육지원청 앞에서 송파중학교폭행사건공동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책임자들의 징계와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서울 송파중학교에서 발생한 동급생에 의한 발달장애학생 폭행 사건을 철저하게 진상 조사하고, 책임 있는 교사에 대해 적법한 징계조치를 취하라!”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6개 단체로 구성된 ‘송파중학교 폭행사건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7일 서울시강동송파교육지원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촉구했다.

발달장애학생 A군이 2층 화장실에서 약 2시간 동급생인 B군에게 맞을 동안 수업과 점심시간에 참석하지 않았음에도 해당 교사가 이들을 찾지 않았고, 학교 측은 사건을 인지한 뒤 방관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것.

대책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28일 발생했다. B군은 3교시 수업 중 A군의 별명을 부르며 놀렸고, A군 또한 침을 뱉는 시늉을 했다. 이때 B군이 ‘화장실로 가서 한판 붙자’라며 싸움을 걸었다. 수업 중이던 교사는 이 모습을 봤지만,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

3교시 수업 종료 후 A군은 싸움을 피하려고 1층 화장실을 이용했다. 그런데 결국 2층에서 B군과 마주쳤고, 2층 화장실로 갈 수밖에 없었다. 악몽 같은 2시간이 시작된 것이다. B군은 A군을 폭행했고, A군이 얼굴을 밀며 저항하자 폭행의 정도는 더욱 심해졌다.

반면 4교시 수업 교사와 급식 담당자는 사라진 이들을 찾지 않았고, 화장실에서 폭행 사건이 있는지도 몰랐다.

B군은 A군에게 사람들이 정황을 물어보면 ‘축구하다 다쳤다’라고 말하라고 했고, 5교시 수업에 들어와 구타 흔적을 발견한 교사는 B군의 ‘축구하다 다쳤다’라는 말에 A군을 진료실에 보내지 않고 그대로 수업을 진행했다. A군은 5교시가 끝난 후 보건실로 갔고, 이후 병원에 이송됐다.

현재 이 사건은 두 학생의 부모가 경찰에 맞고소한 상태다. A군은 전치 3주의 진단, B군은 전치 1주의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서울시강동송파교육지원청 정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현철 활동가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이날 대책위는 “담임교사가 사고 당일 밤늦게 A학생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오히려 사건의 정황을 묻고, 학교 측은 부모의 사건 당일 보건실 진료에서 찍은 사진 요청을 거절했다”면서 “학교 측은 피해학생 부모에게 ‘아이들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니 부모들끼리 서로 합의하라’는 식으로 이야기해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책위는 강동송파교육지원청과 송파중학교에게 B학생 전학조치, 폭행사건 진상조사 통해 책임 있는 교사에 대한 적법한 징계, 학교장 공개사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한 뒤 “관철될 때까지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장애인인권부모회 성명진 회장도 연대 발언을 통해 “선생님은 반드시 신고를 해야 하는 의무자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 대해 방치했다”며 “이 사건과 관련해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은 학교 측은 반성을 하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 뒤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중등교육지원과 신현명 과장에게 4가지 요구가 담긴 서한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신 과장은 “이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장애인 이해 교육 등을 관련 교육계획에 반영하고, 유사사건 발생 시 적극적으로 초기에 대처해서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과장은 또한 “송파중학교에 관해 지난 16일 특별장학을 했고, A학생 폭행 사건과 관련해서 문제가 있다면 조치할 것”이라면서 “대책위가 요구한 사안에 대해서는 이달 말까지 답변을 주겠다”고 말했다.

한편 송파중학교 관계자는 “A군에 대한 폭행사건과 관련 학부모께 지속적으로 사과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대책위의 요구와 관련해서는) 업무가 많고, 개인적인 일정이 있어 지금 대답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찬오 소장이 서울특별시강동송파교육지원청 중등교육지원과 신현명 과장에게 요구서를 전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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