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일본 고베 행복촌을 둘러보는 활동가대회 참가자들.ⓒ에이블뉴스

지난11일부터 13일까지 일본을 찾았던 ‘장애인단체 활동가대회’. 대회에 참가한 30명의 활동가들은 3일간 일본 속 따뜻한 장애인복지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들은 오사카에 위치한 빅-아이(국제장애인교류센터), 고베 행복촌(종합복지타운), 클라라 베이커리 탐방은 물론, 문화재 속에서도 작은 배려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편의시설부터 장애인식까지. 그들을 감동시켰던 순간은 무엇이었을까?

먼저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서부터 일본의 따뜻한 복지를 느낄 수 있었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을 위해 나온 공항 직원들은 그들을 하나하나 살피며, 능숙한 실력(?)으로 휠체어를 밀어주었다.

그들의 도움을 받아 공항을 빠져나온 대전장애인인권포럼 박승현 사무국장은 “한국에서는 한번씩 걸리기도 하는데 이분들은 너무 운전을 잘하신다. 부드럽게 잘 밀어주는 것 같다”고 감사를 표했다.

일본식 샤브샤브를 먹기 위해 간 식당에서도 배려는 가득했다. 2층으로 만들어진 식당은 입구에 장애인을 위한 호출벨이 있었으며, 계단을 타지 못하는 장애인들을 위한 엘리베이터가 만들어져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당연스럽게 경사로가 만들어져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이 큰 불편 없이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특히 2층에 만들어진 장애인화장실도 전동휠체어가 이용 가능하게 넓고 청결했다. 장애인화장실이 만들어져 있지 않거나 경사로가 없어 식당 이용을 못하는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대조되는 풍경인 것.

“일부러 장애인이 갈 수 있는 곳으로 알아봤냐”는 기자의 질문에 현지 가이드는 “그냥 엘리베이터만 있는 것만 확인 했을 뿐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은 일본내에 보편화됐다”고 답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중증장애인 순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철호 소장은 “순천에서 장애인들을 이용할 수 있는 식당을 조사한 적이 있는데 단 한 곳도 제대로 된 곳이 없었다”며 “이런 부분들은 참 본받을 만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교토의 관광지인 청수사에서는 어떨까? 오르막길에는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경사로가 마련돼 있었으며, 화장실도 깔끔했다는 것이 활동가들의 소감이다.

또 수동휠체어로 옮겨탄 장애인이 내리막에서 미끄러지자 한 일본인 관광객이 휠체어를 함께 잡아주는 모습에 감동을 느끼기도 했다고.

한 활동가는 “오래된 이런 문화재같은 곳에서는 화장실을 배려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화장실도 넓고 깨끗했다”며 “변기 옆에는 작은 세면대가 만들어져서 감동적이었다”고 귀띔했다.

일본 고베에 위치한 클라라 베이커리. 지적장애인 직원이 계산을 하고 있다.ⓒ에이블뉴스

활동가대회 마지막을 훈훈하게 장식했던 곳은 바로 고베에 위치한 클라라 베이커리였다. 인상이 푸근한 이사쿠라 타이조 사장의 이름 ‘쿠라’와 함께한다는 ‘라’를 붙여 지은 이름. 이곳에는 빵공장과 그룹홈이 한 건물에 있는 사회적 기업으로, 중증장애인 6명이 일하고 있다.

‘지역 속에서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는 이 베이커리의 주 고객은 특별한 사람이 아닌, 근처에 있는 어린이집 또는 인근 주민이다.

만든 빵은 복지관에 대량으로 물량이 팔려나가는 것이 아닌 이곳에서 다 판다는 것이 이시쿠라 사장의 신조. 그의 신조에 활동가들의 박수도 연신 쏟아졌다.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비장애인들과 맞닿으면서 사회에서 소통할 수 있는 의미가 담긴 빵. 20년의 운영동안 단 2명만의 이직이 있었다는, 작지만 따뜻한 베이커리 속에서 이시쿠라 사장은 “언제든 취업을 원하는 장애인들은 같이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일정 동안 편의시설을 주로 점검했던 부산장애인편의시설설치시민촉진단 정재성 팀장은 “20년전에 만들어진 고베 행복촌을 보면서 느끼는 것만해도 이번 대회의 큰 성과다. 활동가들이 스스로 배울점을 느낄 때, 해야하겠다는 점을 느낄 때 우리나라 복지도 바뀌게 된다”며 “이제 내년 내후년 대회를 통해 활동가들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교토 청수사 화장실을 둘러보는 부산장애인편의시설치시민촉진단 정재성 팀장.ⓒ에이블뉴스

일본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서 직원들의 도움을 받고 있는 도봉사랑길장애인자립생활센터 우해중 소장.ⓒ에이블뉴스

교토 청수사 안에 장애인을 위한 경사로가 잘 마련돼있어서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도 불편 없이 관람할 수 있었다.ⓒ에이블뉴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