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명동성당 내 서울대교구청 신관과 문화홀의 장애인화장실을 이용에 불편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과 11일 두 차례 점검한 결과 남녀공용으로 설치되거나 장애인화장실 내부에 세면대를 설치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서울대교구청 신관은 지하4층~지상10층, 문화홀은 지하1층~지상2층의 규모이며 ‘명동성당 종합개발 계획 1단계 공사’의 일환으로 한창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한 축복식은 오는 9월 16일로 잡혀 있다.
점검 결과에 따르면 먼저 서울대교구청 신관의 경우 장애인화장실은 지상 1층과 2층에 남녀공용으로 남성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 설치됐고, 내부에 세면대를 설치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남녀로 구분해 장애인화장실을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없는 것도 아니다. 여성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 공간이 있는데, 방문 때 대걸레 세정대 등이 설치돼 있어 청소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된다.
주교님들이 계시는 곳으로 장애인들의 이용이 빈번하지 않고, 내부 공간이 좁아 세면대를 설치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 공사 관계자의 설명이지만, 방문했을 때 장애인들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홀의 경우 장애인화장실은 지하1층, 지상 1·2층에 각각 남녀로 구분돼 마련되고 있는 반면 내부에 세면대를 설치하지 않을 계획인 것은 신관과 마찬가지다.
특히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아직 용변기 등이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지만, 이 같은 시설이 갖춰졌을 때를 생각하면 공간이 좁아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의 이동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밖에도 명동 성당의 마당 배수로 덮게는 휠체어 앞바퀴가 빠질 정도로 공간이 넓고, 명동 로얄호텔 맞은편 문화홀 외부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서 거쳐야 하는 경사로는 차량과 함께 통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을 위한 별도의 경사로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가톨릭 장애인복지협의회 관계자는 “이미 (이와 같은)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했는데, 개선하려는 움직임은 없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한편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는 지난해 12월 3일 ‘세계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전국의 성당을 비롯한 천주교 기관에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할 것을 권고했다. 장애인 등이 불편 없이 모든 행사에 참여하려면 모든 성당과 부속시설, 수도회 건물과 피정·교육 센터, 학교에 편의가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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