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진입부분에 점형블록과 선형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아 기둥에 부딪칠 위험이 있다. ⓒ박종태

보도와 횡단보도의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기준이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 이하 BF)’ 인증제는 지난 2007년 10월부터 장애인 등 이동약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편리하게 시설을 이용할 있도록 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인증기준에 따른 심사를 거쳐 설계단계에서 예비인증이 주어지며, 준공이나 사용승인 이후 본인증이 부여된다.

문제는 보도와 횡단보도의 BF 인증기준에 시각장애인의 안전하고, 편한 보행을 돕기 위해 꼭 필요한 점형블록과 선형블록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는 것이다.

인증기준에 따르면 보도의 경우 선형블록은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이를 설치할 경우 등급 외로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기존 방식인 보도의 중심에 선형블록을 사용해 유도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보행안전구역의 중심에 선형블록을 사용해 유도해도 등급 외로 평가된다.

고원식 횡단보도의 경우 시각장애인의 횡단보도 위치 감지를 위해 횡단보도에 면한 보행안전구역의 재질과 색상은 주변 보행안전구역과 달리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을 뿐 선형·점형블록 설치에 대해서는 찾아 볼 수 없다.

평면형 횡단보도의 경우 횡단보도에 접한 보행안전구역에 재질 및 색상을 달리해 시각장애인 등이 횡단보도 위치를 감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횡단보도 진입부분에 점형블록을 설치하면 ‘우수’, 대기 공간(해당 보행안전구역 포함)의 재질 및 색상을 달리해 노면에 눈부심 없는 고휘도 반사재로(발색도료)를 사용하면 ‘최우수’로 평가한다. 시각장애인에게 정작 필요한 점형블록을 설치하면 더 낮은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실제 대전시가 ‘유니버설디자인 문화도시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지난해 5월 준공된 중리길 57m 구간에는 점자블록과 점형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이 안전에 위협을 느낀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리길 57m 구간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 인증기준에 적합하게 설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최우수 예비인증을 받았고, 아직 본인증을 받지 못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학교수, 전문가 등이 만든 BF 인증기준에 따른 것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BF인증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문제점을 인식, “인증위원회나 인증지표를 바꿀 때 점형·선형블록이 설치될 수 있게 개선되도록 인증기관에 말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BF인증기관은 3곳으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은 건축물과 공원, LH는 건축물·공원·보도·여객시설 등,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장애인고용의무 사업장(건축물)의 BF인증을 맡고 있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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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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