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경기 방송을 보며 큰소리로 응원하던 지적장애인에게 욕설을 하며 죽이겠다고 협박한 50대 남성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최근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은 야구경기 응원을 하던 지적장애인 이모씨(남, 23세)에게 주먹을 쥐어 보이며 “한 번만 더 소리를 지르면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는 등 두 차례의 위협을 가한 인근 상점주인 한모씨(남, 52세)에 대해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였다는 이유로 증인들에게 유해를 가하는 등 개전의 정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사회적으로 보호해주어야 할 약자로서 지적장애를 가진 피해자를 공격의 대상으로 삼아 폭언으로 위협하는 등 그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비록 상해에 이르지 아니했다 하더라도 이 사건 범행 이후 피해자가 정신적인 혼란을 겪으면서 공격성을 보이고 자해하는 등 그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피해자 이씨는 지적장애 1급 중증장애인으로 3세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데, 사건 이후 정신적 충격으로 주변 사람들을 공격하거나 자신의 머리를 벽에 부딪치며 자해하는 등의 심한 발작 증세를 보였다.

특히, 이씨는 수개월 뒤 우연히 피고인 한씨와 다시 마주치면서 증상이 더욱 심해졌다.

이씨의 진술에 따르면 당시 피고인 한씨를 본 이씨가 두려움에 자신의 얼굴을 가리려고 양팔을 들어 올리는 순간 한씨가 “니 부모가 죽이라고 시켰어?‘ "죽어, 죽어! 병신 새끼야”라고 위협하며 협박했다.

검찰 조사 때 폭언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던 피고인 한모 씨는 “누가 봐도 지적장애가 심한 아이이고 상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면서 웃음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법무법인 영진의 윤지현 미국변호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우리 사회가 그동안 장애인과 같은 소수자에 대한 배려보다는 차별을 당연시했던 관행에 대해 일침을 가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미국의 여러 주법에서는 노인, 장애인에 대한 폭행이나 폭언에 대해 가중처벌하는 형법 조항을 가지고 있다. 헌법이 정한 인권보호의 측면에서도 장애인에 대한 폭언은 더 엄격하게 처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인 피고인 한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이 오는 15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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