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투단)이 22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의 최루액 난사와 관련해 사과를 촉구했다.

420공투단은 장애인의 날인 지난 20일 오후 12시부터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희망의 고속버스 타기’에 나섰다.

이번 고속버스 타기는 대한민국의 시민임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인 고속버스, 시외버스 등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장애인들의 현실을 알려내고자 진행됐다.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에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모든 교통수단을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앞서 420공투단은 대전, 마산 부산, 포항, 안성 등 경부선 각지로 출발하는 버스 20대에 총 200좌석을 예매했었다.

그러나 현장에는 이미 경찰 12개 중대 900여명이 배치됐고, 버스터미널 내에서 단체로 이동하는 과정이 불법 집회라며 해산을 명령했다.

장애인들이 표를 예매한 고속버스 중 가장 먼저 출발하는 대전행 버스에 탑승하려 이동하는 과정에서 경찰은 병력을 동원해 막았고, 이어 최루액을 무차별적으로 난사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장애인들이 극심한 고통과 호흡곤란에 시달려야 했으며, 항의하는 일부 참가자들은 연행되기까지 했다.

특히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과 네티즌들은 ‘인권을 짓밟은 행동’이라며 최루액 난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정당하게 돈을 주고 고속버스를 타기 위해 모였으나 경찰은 불법이라 협박하고, 범죄자 취급을 했다”고 성토했다.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원교 소장은 “80년대 전두환 정권 당시 최루탄을 맞았던 기억이 있다”며 “독재 정권의 상징인 최류탄(액)을 사용할지는 상상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동범 사무총장은 장애인들에 최루액을 난사한 것은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며 장애계 차원에서 대응할 뜻을 피력했다.

김동범 사무총장은 “장애계에서 25년 일하면서 도로도 막아보고 끌려도 가봤지만 한 번도 최루액을 발사한 적은 없었다”며 경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휠체어장애인은 이동에 제약이 따라 재빠르게 화장실로 가 씻을 수 없고, 더욱이 심폐기능이 약한 사람도 있다”며 “경찰의 최루액 난사는 용인될 수 없는 행동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애계 차원에서 이번 최루액 난사에 대응하기로 일부 단체들과 논의하고 왔다”며 경찰청장 사과와 서초경찰서장 문책을 촉구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420공투단은 최루액 난사 당시 상황을 재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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