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청 본관 입구에 설치된 음성유도기는 고장난 상태다. ⓒ박종태

세종시청이 장애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르면 올해 말 청사를 이전할 계획이만, 그 동안 제대로 장애인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현재의 청사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3층 건물인 세종시청 본관의 1층에는 장애인화장실이 공용으로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출입문이 터치식자동문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다지만 내부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미흡했다.

내부의 공간은 넓은 반면 용변기 등받이와 비상호출버튼, 세면대 2곳 중 1곳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는 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인 것.

남녀비장애인화장실 또한 벽면에 시각장애인들에게 성별을 알려 주는 점자표지판이 설치됐지만, 바로 밑의 바닥에 설치돼야 할 점자블록이 떨어져 설치돼 있어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다.

본관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시각장애인들의 경우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데, 점자블록만 설치됐을 뿐 손잡이, 손잡이 양 끝에 점자표지판, 계단 끝에 논슬립이 미설치됐다.

본관 입구에 시각장애인을 위해 설치된 음성유도기는 고장이 난 상태로 방치돼 있다. 1층 사회복지과로 올라가는 경사로의 경우 한쪽에만 손잡이가 설치됐고, 손잡이 점자표지판도 없다.

시각장애인들이 손끝으로 만져 본관의 구조를 알 수 있는 점자안내판도 건물 출입구에서 찾아 볼 수 없다.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예 설치를 아지 않은 것이다.

사회복지관 내에는 장애인복지팀도 있어 장애인들의 방문이 빈번할 것으로 보이는데 출입문이 여닫이문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홀로 들어갈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지역 장애인들은 세종시청사 이전 동안만 불편을 겪으면 된다고 생각을 할 지 모르지만, 지금껏 정당한 편의제공을 받지 못한 것으로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한병룡씨(지체장애1급)는 “남녀공용화장실 등의 불편한 문제에 대해 개선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는데, 전혀 이뤄진 것이 없다”면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로 인권위에 진정할 사안”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세종시 관계자는 “올해 말 청사를 이전할 계획이어서 장애인편의시설을 개선할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세종시청 본관은 1층~3층로 엘리베이터가 없기 때문에 시각장애인들의 경우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계단에 점자블록만 설치됐을 뿐 손잡이, 손잡이 양 끝에 점자표지판, 계단 끝에 논슬립이 미설치됐다. ⓒ박종태

세종시청 본관 1층에는 장애인화장실이 공용으로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출입문이 터치식자동문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다지만 용변기 등받이와 비상호출버튼, 세면대 2곳 중 1곳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는 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종태

세종시청 본관 1층 남녀비장애인화장실 벽면에 시각장애인들에게 성별을 알려 주는 점자표지판이 설치됐지만, 바로 밑의 바닥에 설치돼야 할 점자블록이 떨어져 설치돼 있어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다. ⓒ박종태

세종시청 본관 1층에 위치한 사회복지과의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장애인이 출입하기 힘든 여닫이문이다. ⓒ박종태

세종시청 본관 1층 사회복지과로 올라가는 경사로의 경우 한쪽에만 손잡이가 설치됐고, 손잡이에 점자표지판이 미설치됐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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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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