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표소에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을 고려, 턱을 낮춘 매표소가 설치돼 있다. ⓒ박종태

광주시민과 야구팬들의 48년 숙원이었던 새 야구장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가 개장, 본격적인 관객맞이를 앞두고 있다.

새 야구장은 지난 8일 공사착공 28개월 만에 2만2000석 규모로 완공됐고, 장애인 등 이동약자를 위한 편의 시설도 갖춰졌다. 더욱이 2012년 말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Free)’ 최우수 예비인증을 획득, 현재 본인증 심사가 진행 중에 있다.

그렇다면 과연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새 야구장을 이용할 수 있을까? 최근 직접 방문해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했다. 이 결과 일부 미흡한 부분도 있었지만, 장애인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서 엿보였다.

■장애인좌석 총 229석, 경기관람 불편 없어=장애인좌석은 총 229석으로 곳곳에 분산해 마련됐다. 3층에는 휠체어장애인좌석 100석, 휠체어장애인도 이용 가능한 바비큐좌석 2석, 시각장애인 및 청각장애인좌석이 각각 60석이 있다. 또한 2층 외야에는 휠체어장애인좌석 11석, 1층 덕 아웃에는 휠체어장애인좌석 5석이 갖춰졌다.

살펴보면 덕 아웃 5석을 제외하고 모두 휠체어장애인좌석 옆에 보호자 좌석이 마련돼 있다. 또한 시각 및 청각장애인의 관람 편의를 위해 이어폰, 소형 노트북 등 필요한 관련 기기를 제공할 예정이다.

바비큐좌석의 경우에는 휠체어가 이동할 충분한 공간이 마련돼 있는 등 양호했다. 단, 의자가 휠체어가 접근이 불가능하고,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앉기에 불편한 점을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였다.

■장애인화장실 36곳…내부 일부 문제=장애인화장실은 남성 16개, 여성 16개, 남녀공용 4개 등 총 36곳이 마련됐다. 위치도 장애인좌석과 인접해 있어 이용 편의가 높다.

특히 3층의 장애인화장실 1곳은 와상장애인들을 위해 침대형휠체어가 들어가도록 넓어 눈에 확 들어왔다.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모두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이용 가능한 터치식자동문이다.

내부는 휠체어가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넓었고, 휴지걸이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도 이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됐다. 비상호출버튼은 외야 휠체어장애인좌석과 인접한 남녀장애인화장실 1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양호했다.

반면 용변기 등받이는 거리조절이 되지 않고, 척추를 균형 있게 잡아 주지 못하는 제품이고, 손을 닦고 말리는 핸드드라이어기는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나타내는 위로 손을 넣는 제품이다.

세면대 손잡이도 32곳이 없었고, 4곳의 경우 고정식인데 곧 철거 될 것으로 보였다. 때문에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넘어져 다칠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야구장 감리 관계자는 bf 본인증 심사과정에서 손잡이를 철거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시각장애인 편의 대체로 ‘양호’=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안내판, 밑바닥에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됐다. 계단에는 점자블록, 손잡이, 손잡이 점자표지판이 있다.

특히 시각장애인이 내부를 손끝으로 만져 내부를 알 수 있는 점자안내판이 총 3개 설치돼 있고, 여기에는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기와 직원호출버튼도 있었다.

시각장애인이 리모컨을 누르면 위치를 음성으로 안내해 주는 음성유도기도 곳곳에 총 25개 설치됐다.

한 가지 ‘옥에 티’는 새 야구장에 설치된 점자표지판이나 점자안내판의 점자가 완벽하게 둥근 모형이 아니어서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읽을 때 아픔을 느낄 수도 있다는 점이다.

■기타 장애인 편의시설=새 야구장에는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 60면 마련돼 있는데, 장애인마크, 안내판 내 문구가 양호했다.

엘리베이터는 4대가 설치됐고, 여기에는 장애인마크를 부착해 장애인들의 이용을 도울 것으로 보였다.

매표소에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을 고려, 턱을 낮춘 매표소가 설치돼 있었다.

이와 관련 감리 관계자는 “야구장을 건립할 때 지역의 각 장애유형별 단체의 자문을 받았다”면서 “외야석 휠체어장애인좌석에 간이 의자로 보호자석을 만드는 등 장애인들이 불편한 사항에 대해 계속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야구장 내부 모습. ⓒ박종태

2층 외야석에는 휠체어장애인좌석은 11석과 옆에 보호자석이 마련돼 있다. ⓒ박종태

1층 덕아웃에 마련된 휠체어장애인좌석. 하지만 보호자석이 없다. ⓒ박종태

3층에 휠체어장애인도 이용 가능한 바비큐좌석. 하지만 의자가 옥에 티다. 휠체어장애인의 접근이 불가능하고,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앉기에 불편함이 따르기 때문이다. ⓒ박종태

3층에 마련된 휠체어장애인석 모습. ⓒ박종태

2층 외야석 휠체어장애인좌석 옆에 마련된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휠체어가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넓었고, 휴지걸이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도 이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됐다. 반면 비상호출버튼의 위치가 조금 높을 뿐만 아니라 용변기 등받이는 거리조절이 되지 않고 척추를 균형 있게 잡아 주지 못하는 제품이며, 손을 닦고 말리는 핸드드라이어기는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나타내는 위로 손을 넣는 제품이다. ⓒ박종태

계단에 점자블록, 손잡이, 손잡이 점자표지판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박종태

새 야구장에 설치된 점자안내판은 반구형이며,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기와 직원호출버튼이 설치됐다. 하지만 점자가 완벽하게 둥근 모형이 아니어서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읽을 때 아픔을 느낄 수도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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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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