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에 설치된 촉지도식안내판은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읽기 불편한 반구형인데다가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기, 직원호출버튼이 없다. ⓒ박종태

경기도 김포시 ‘김포아트홀’이 오는 19일 개관한다.

김포아트홀은 총사업비 215억원이 투입돼 지하2층, 지상5층 규모로 건립됐다. 장애인석 6석을 포함해 총 503석의 객석, 메인무대와 컴퓨터시스템으로 제어되는 최신 무대기계 장비, 음향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가족대상 클래식, 오페라, 뮤지컬, 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의 고품격 공연예술이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장애인들도 불편 없이 고품격 공연예술을 관람할 수 있을까? 개관을 앞두고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한규선 소장(뇌병변1급), 간사 2명과 함께 김포아트홀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했다.

김포아트홀은 외부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 갈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계단에는 점자블록과 손잡이 점자표지판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반면 입구에 설치된 촉지도식안내판은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읽기 불편한 반구형인데다가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기, 직원호출버튼이 없었다.

1층의 장애인화장실은 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마련돼 있는데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먼저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비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이 여닫이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들어갈 수 있지만 나올 수는 없었다. 들어갈 때는 몸으로 여닫이문을 밀 수 있는데, 나올 때는 불가능했기 때문.

남녀장애인화장실을 살펴보면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든 미닫이문이며, 문고리 잠금장치도 사용할 수 없었다.

내부는 좁아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의 경우 이동에 불편을 겪었다. 용변기 등받이와 비상호출버튼은 설치돼 있지 않았다. 휴지걸이는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됐다.

비장애인과 함께 사용해야 하는 세면대에는 손잡이가 없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 중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었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에게 남녀 성별을 구분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점자표지판, 그 밑바닥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남성비장애인화장실의 소변기 한곳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특히 3층에는 장애인화장실이 남녀공용으로 설치돼 있어 장애인들의 불만을 살 것으로 보였고, 편의도 부족했다.

출입문이 미닫이문이며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버튼가 없다.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의 경우 물기를 말리기 위해 핸드드라이어기가 필요하지만, 휴지를 빼서 닦아야 하는 핸드타올디스펜서가 설치됐다. 세면대 손잡이도 상하가동식이 아닌 고정식으로 휠체어의 이동을 방해했다. 반면 휴지걸이는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있었다.

건물 계단에는 시각장애인의 안전 보행을 위해 설치해야할 점자블록과 손잡이에 점자표지판을 찾아 볼 수 없었다.

공연을 마친 뒤 몸을 씻을 수 있는 2층의 샤워장은 경사로가 설치돼 있었지만 내부가 좁아 휠체어가 출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샤워기가 높이 설치돼 있어 휠체어 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들었다.

3층 공연장에는 뒤쪽 좌우에 각각 3곳씩 마련돼 있어 관람에 불편이 없었다. 반면 무대로 가기 위해서는 계단을 내려가야 하는데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안전사고 우려로 이용을 꺼려하는 ‘고정형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됐다.

한규선 소장은 점검을 마친 뒤 “실제 이용해 보니 불편한 점이 많았다”면서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동등하게 김포아트홀을 이용하려면 장애인 편의시설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포아트홀 관계자는 “지역 장애인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했는데, 같이 점검을 해보니 불편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예산을 반영해서 3층 공용장애인화장실을 가족도우미화장실로 고치는 등 불편한 사항을 고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휠체어의 무대 접근 불편과 관련 “2층에서 3층 무대로 가는 곳에 소품들을 나를 수 있는 화물용 엘리베이터가 있어 직원 안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문조사] 2013년 장애인계 10대 키워드(20명 선정, 천연비누세트 증정)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된 김포아트홀 전경. ⓒ박종태

건물 계단에는 시각장애인의 안전 보행을 위해 설치해야할 점자블록과 손잡이에 점자표지판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박종태

1층의 장애인화장실은 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더욱이 비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든 미닫이다. 한규선 소장이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박종태

1층 남녀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든 미닫이문이다. 내부는 좁아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의 경우 이동에 불편을 겪었다. 용변기 등받이와 비상호출버튼은 설치돼 있지 않았다. 휴지걸이는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됐다. ⓒ박종태

3층에는 남녀공용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 있다. 이를 알려 주는 마크. ⓒ박종태

3층 공용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이 미닫이문이며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버튼가 없다.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의 경우 물기를 말리기 위해 핸드드라이어기가 필요하지만, 휴지를 빼서 닦아야 하는 핸드타올디스펜서가 설치됐다. ⓒ박종태

무대로 가기 위해서는 계단을 내려가야 하는데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안전사고 우려로 이용을 꺼려하는 ‘고정형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됐다. ⓒ박종태

김포아트홀 관계자가 3층 무대로 가기 위해 직원의 안내를 받아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3층 공연장에 마련된 좌측의 장애인좌석 3곳. 우측에도 똑같이 마련돼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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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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